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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끼리도 말 못하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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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아버지에 그아들


BY 달맞이 2007-08-28

모 방송국에서 하는 프로중 \' 우리 아기가 달라졌어요\' 라는 프로가 있다.

오늘 나온 아이는 아빠를 굉장히 좋아 하는 아이였다.

엄마 와 아빠 사이를 질투하는 아이

모든것은 다 아빠가 해 주어야 하는 아이

아빠만 있으면 엄마의 존재는 무시하는 아이

 

문득 남동생이 생각났다.

늦게 보신 늦둥이 자식이라 그런지 아버지는 남동생을 일곱살 까지 업고 다니셨다.

나는 포대기 끈을 붙잡고 졸졸 따라 다니고....

아무리 기억을 더듬어 봐도 엄마가 동생을 업은 기억이 나질 않는다.

 

동네에서도 다큰 아들 업고 다닌다고 다들 한마디씩 하곤 했었던거 같다.

아버지는 체격이 굉장히 좋으셨다.

지금 조카들 키가 180이 넘으니 아마 아버지도 그정도는 되셨던거 같다.

지금 살아 계신다면.....86?

 돌아가신지 20년이 넘었으니 계산도 되질 않는다..

 

남동생 결혼 하고 일년 맞벌이 하고 일년뒤 이쁜 공주를 낳았다.

가끔 우리 집에 오거나 하면 잠자다 깨어 우는 딸래미 우유 타주는 것도 동생이요

귀저기 갈아주는 것도 동생, 달래서 재우는 것도 동생이었다.

아이 울때 마다 화내고 짜증내던 내 남편에 비해 너무나 생소한 모습이었다.

 

아침에 늦게 까지 자고 일어나는 올캐를 보면 \' 너 계모지\'

하고 놀리곤 했다.

그러면 올캐는

\" 네 형님, 저 계모 맞아요\"

\" 그래, 밤에 보니까 그런거 같더라\"

하고 마주 보며 웃곤했다.

 

그딸이 자라더니 아빠만 찾는단다

출근시간에도 울고 불고 소동을 벌이고, 낮엔 수시로 통화 해야 하고,

올캐는 찬밥이라고 투덜 투덜...

작은딸이 태어나더니 조금은 달라 졌지만

자식 사랑은 남달랐다.

 

동생을 보면 아버지 생각이 난다.

남동생이 감기로 열이 라도 나면 아버지는 머리맡에다 그당시 처음 나온

깐포도 통조림, 넥타 ,복숭아 통조림 등 동생이 좋아하는 것을 잔뜩 사다주셧다.

오빠와 나는 침만 삼키고 맛도 볼수 없었다.

그게 하도 먹고 싶어서 나도 아파 봤으면 했을까?

 

하루 종일 가야 말씀 한마디도 잘안하시고

오죽하면 동네 사람들은 부처님 이라고 별명을 지어 불렀을까?

그래도 그 자식에 대한 사랑은 남달랐던 거같다.

밭 주변에 온갖 과일 나무를 다 심어 맛보게 해 주셨던 아버지,

고등학교 졸업하고 첫직장 퇴근 시간이 9시가 넘어 집으로 돌아올때

아무말 없이 신작로에 마중나와 계시던 아버지.

내가 기억하는 아버지 사랑의 표현이 처음이자 마지막이었던 거같다.

 

어둠속에서 \'인자 오나\'

하시던 그음성에 내 목이 메었었다.

\' 아, 아버지가 나를 기다리셧구나. 종일 일 하시고 피곤 하실텐데\'

25년이 지난 일인데도 내 마음을 설레게 하는 아버지의 마중

그 사랑을 볼수 있어서 나는 행복하다.

이렇게 잠시라도 내아버지의 사랑의 기억에 빠질수 있으므로...

 

오늘 퇴근후 동생이 아버지를 많이 닮은거 같다고 햇더니

\' 그래, 보면서 배우는거 참 중요 한거다\'

하면서 씁슬해 했다.

아마도 시아버지 생각을 잠시 했던가 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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