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 아침마다 눈을떠 세상을 보고 마당에 푸름을 느끼고 작은날파리까지도 하찮게 느끼던 옥이가 잠자리 날개짓에도 고귀함을 느껴본다
언제까지 이 아름답고 시시각각 변하고 새롬이 있는 세상을 볼수있을지 보면서도 옥이가 신비하고 가슴으로 본다
빗줄기도 만져보고 산 속의 썩은 나뭇가지도 발로 툭! 차본다
작은거라도 만져보고 싶고 유심히 보는 버릇이 어느새 생겼다
밤 하늘의 길 잃은 별빛도 아름답기만 하고 넘어가는 새벽달도 가슴을 저미게 한다
낮과 밤이 이렇게 확실하고 아름답고 변소간 지붕위 바가지 하얀꽃도 세상을 밝게 함을 옥이가 이제서야 알았다
나비도 ,벌도 고추잎에 작은 진딧물도 이쁘고 귀하지 않은게 없다
캄캄한 밤에 모기도 싫지 않고 마당 담벼락밑에 발이 많은 징그런 벌래도 옥이가 유심히 본다
이 모든데 언제 그리워 질지 모른다
당장이라도 그리워 지면 옥이는 어찌 할까
정말 되돌리고 싶도록 절절하게 울어도 보고 소리도 질러보고 죽어버릴까 생각도 많이했지만 그럴때 마다 삶의 미련이 독하게 돌아서게 하고 다시 운동하고 음식 조절하고 매번 참고 그러다 못 참으면 신랑을 붙잡고 목이 쉬도록 울어도 본 옥이다
이제 옥이가 결정을 내리고 다시 혼자만의 겜을 시작했다
죽어라 운동하고 또 하면서도 순간순간 눈물이 나와서 운동하면서 장갑으로 눈물을 훔친적이 많아 졌다
며칠전엔 친정에 가서 잠시 쉬었다 왔다
\'엄마 어디 갓엇어? 으그 신경질나\"
\'왜 그러쟤 더운데 선풍기 틀어 줄테니 지랄말고 앉아 있어\"
\"어디갓엇는데/ 더워 죽는줄 알앗잔아 밖에 서서 잇다보니 땀은나지 전화도 안받지 에어컨은 켜놓고 말야\"
\"세금 내고 왓더니 덥다야 근데 웬일이냐 더운데 넘어 오고\"
\'머 웬일이야 그냥 왔지 밥이나 줘\"
\"어구 ~지랄도 땡비처럼 쏴대긴 배고프니? 밥 안했다 야 오늘 귀찬아서 그냥 나도 빵한조각 먹다말고 은행 갔다 왔는데 \"
그래도 밥 해서 줘 언제 엄마가 나 정식으로 나만 위해서 밥 해준적 있어 ?오늘 해줘 먹고갈래\"
옥이가 갠히 투정에 짜증까지 내고 앉아 어린애 처럼 퉁퉁 거린다
\"왜 그러제? 아범은 출근했니?
\"그럼 했지 밥줘\"
또 밥 달란 소리로 냉큼 소리 지른다
\"어구 그래 해줄게 ㅎㅎㅎ 참나 ,,,\"
엄마가 쌀자루에 가서 컵으로 쌀을 솥에 푹~퍼서 담는다
못 쓰는 한팔로 솥을 잡고 오른손으로 쌀을 씻는다
솥이 흔들거리고 왼팔에 힘이 더 들어 가지만 솥은 여전히 흔들거려서 쌀을 빨리 씻질 못한다
(엄마 미안해 ㅠㅠ,,,밥 달라고 해서 그렇게 한 세월 못 쓰는 팔로 70이다 되도록 해 먹고 쓸고 닦고 했지 엄마 ,,,엄마 내가 엄마 불쌍해서 못 죽겠다 )
옥이가 선풍기 바람에 등을 도리고 손수건으로 눈을 닦아 내린다
\"아구 얘 에미야 더운데 나가서 먹자 요 앞에새로 생겼는데 맛있더라 양도 많고 가서 먹지 내가 사 줄게 응?가자\"
\"돈이 어딧어? 그냥 밥 달라니까\"
\"돈 있어 내가 만원 아끼고 아낀 돈 있다 그거 가지고 사 먹으러 가자 응 ?\"
\"싫어 난 엄마가 해준 밥 먹고 갈래\"
\"반찬도 없는데 멀해서 먹느다고 지랄이제?\"
\"김치하나해서 먹어도 해줘\"
\"ㅎㅎㅎ으그 오늘따라 밥 달라고 난리야 다른땐 먹으라고 해도 안 먹고 가더니 \"
밭솥에서 김이나고 딸랑거린다
\"엄마 다 된거야?\"
\"그래 냉장고에 비름 나물있고 아버지가 밥맛 없다고 김 사다가 간장에 싸서 드시던데 그거 먹을래 ?아니면 장 퍼다가 뽀글장 지질까 ?\"
\"아니 그냥 먹어 더운데 조금먹을걸 머\"
상위에 김이 솔솔 나는 엄마가 해준 밥과 김과 비름나물 뿐이다
\"엄만 안 먹어?\"
\"나 좀전에 먹고 은행 갔다 왓더니 더워서 그런가 별 생각 없다 밥 달라고 지랄하더니 얼렁 너나 먹어라 어디 아픈건 아니지?\"
\"그럼 아니지 ㅎㅎ엄마 오랫만에 먹어본다 엄마가나만 위해서 밥 해준거\"
\'ㅎㅎㅎㅎ 언젠 내가 안해 줫드냐? 비록 네가 해 먹긴했어도 말이다 ㅎㅎ\"
(엄마 고마워요 나 이밥 해준거 잊지 않을게요 맛잇어 엄마 잘 먹을게 엄마 고마워 엄마도 나 잊지마 이 밥 먹던 모습 엄마 엄마,,ㅠㅠ)
옥이가 목이 메어 물을 한컵 마신다
\"이제 가야지 \"
\"왜 더운데 왔다 금방 가니 밥먹을려고 왔어? 놀다 가지 \"
\"아냐 엄마 밥 얻어먹을려고 왔어 ㅎㅎ갈게 엄마\"
옥이가 가방과 차 키를 들고 나선다
엄마가 성치 못한 몸으로 싸구려 신발을 질질 끌고 나오신다
\'나오지마 더워 과일 사 온거 씻어서 냉장고에 넣고 먹어요 알았지 ?\"
\"그래 고맙다 잘 먹을게 그런데 더운데 왔다 금방 가고 으그 지랄도,,,\"
\"ㅎㅎㅎㅎㅎㅎ\"
\"ㅎㅎㅎ\"
엄마와 옥이가 웃는다
\"잘 가라 조심하고 \"
\"네 ~`엄마 갈게요 \"
옥이가 거울로 비춰지는 작아진 엄마 모습을 뒤로 하고 시동을 건다
햇살아래로 여름의 열기가 흩어져 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