징크스 라는 말이 있다.
내겐 여름의 징크스가 있다. 안 좋은.....
언제 부터였나? 난 여름에 일이 많다.
흔히 말하는 사건의 연속이다.
지난여름, -꼭 영화 제목 같지만- 에 나는 내가 살아온 날을 모두 합쳐서 가장 큰일이라고 할만한 일을 갑자기 겪었다.
좀전에 통화를 했던 남편이 뇌출혈로 쓰러진 것이었다. 원래병명은
\'뇌혈관 기형\' 이었다.
난 아이셋과 거의 죽음을 경험 했다. 길고도 긴 여름이었다.
그러나, 감사하게도 그는 이제 다 나았고,
이렇게 옛날 얘기 하듯 그날의 일을 담담하게 얘기 할 수 있게되었다.
남편이퇴원하고 돌아온 즈음 아들이 종기가 나서 근 한달을 병원에 다니며 참 많이 고생을 했다.
대수롭지 않게 생각 하다가 애를 먹은 경우 이다.
그때 땡볕에 아들과 병원에 가며 했던 말, 경주김씨 때문에
이 더운 여름에 난 너무 고생이라고....우린 씁쓸하게 웃곤 했다.
그리고 올여름, 여러 가지 사건들을 애기하려고 한다.
여름 휴가를 계획 하던 날,
주말에만 집으로 오는 큰애의 전화를 받았다.
\"엄마, 나 너무 허리가 아파서 못 움직여요. 한의원에 왔는데,
델러 와 주세요\" 차에 시동을 걸면서 왜 여름의 징크스가 생각이
나는 걸까?
아이는 생각 보다 심각 했다. 거의 앉지도 서지도 못할 만큼 심했다
너무 과로 하고 산다 싶더니만.....
아이를 태우기 위해 연구실 앞에 차를 세웠는데, 차를 빼달라는
전화를 받고 서둘다가 벽에 백밀러를 박았다.
20년의 운전 실력이 휭~하고 불신과 함께 날라 갔다. 못 고친다고
새것으로 바꾸는데,어김없이 7만원이 들었다.
문제는 매일 고대앞으로 가야 한다는 것이었다. 아이가 몇번 침을
맞으면 되리라 하고 그한방 병원에 침을 맞으러 갔다가 치료약을
그곳에서 권하는 대로 덜렁 지은 것이었다-20만원-
그약을 먹으며 동네 병원으로 가기에는 좀 그렇고, 결국 난 하루에
치료받는 시간 말고도 3시간이상을 기사를 할 수 밖에 없었다.
차는 크고 요즘은 주유비도 무시 할수 없는데,....
그 다음날은 땡볕과 갑자기 집중적으로 쏟아지는 폭우가
번갈아 가며 시간을 바꾸어 찾아 오는 날이었다.
아이가 치료가 끝나고-한의원의 치료는 침맞고 물리 치료하는 시간이 한시간이 소요된다- 둘째 까지 신사역에서 태우고 오다가,
그러니까 정확히 예술의 전당 물내리는 육교 못미쳐서 갑자기
차가 멎었다. 겨우 비상라이트를 켜고 차를 길가로 세우고 에니콜을
불렀다. 차가 과열되어서 움직이면 안된다고 렉카 차를 보내왔다
렉카차위에 차를 싣고 서비스쌘타까지 왔다. 우린 차안에 앉아
있었는데, 비가 심하게 내려서 문을 열 수도 없었고, 땀을 비오듯
흘렸다. 사실 좀 무섭기도 했는데, 딸은 재미있다고 웃어댔다.
젊고 늙음은 그런데서도 차이가 난다.
나이가 든 사람은 안정된게 좋고, 젊은 사람은 새로운 경험이 재미
있나보다. 또 20만원의 돈이 들었다.
그 다음날,
똑같은 로선과 거리이지만 차가 잘 뚫리면 시간은 좀 차이가 난다.
주유를 하고 나오다가 오토바이와 살짝 부딪혔다.
예전에 한번 오토바이와 부딪힌 경험이 있기 때문에 놀라서 뛰어
내려 미안 하다고 했다. 사실 그남자가 인도로 왔으니 잘못한 것
이라는데, 내가 열번이나 머리를 조아리며 잘못 햇다고 햇더니
그남자는 인심이나 쓰듯이 일어나서는 \"됐어요\" 하고 가버렸다.
아이는 뒤에서 엄마가 잘못 하지도 않고 그렇다고 박은 것도 아닌데
왜 잘못 햇다고 하느냐고 야단이었다.
차사고는 절대로 잘못했다는 말을 하지 않는게 불문율이래는군,
그러면 과실을 인정 하는게 되어서 불리 하대나 뭐래나...
그다음날은 비가 많이 내렸다.
고대 사범대 건물까지 가서 두박스나 되는 일을 갖다가 2틀밤을
밤낮으로 일을 했다.
단순 노동이었지만 그렇다고 얕볼일도 아니었다.
주관식 논술문제를 채점을 하는 일이었다.
큰애가 거동이 불편하니 온 가족이 동원 되어 일을 할 수 밖에...
건강은 우리 가족뿐 아니라 누구에게나 필수이다.
회사를 쉬었던게 다행이지,
더위와, 사건과, 운전과 부족한 수면과.....힘든 날들이었다.
에너지 충전을 위해,
아이는 완쾌되지 않은 몸으로 동경으로 떠났다.
나의 지독한 여름의 징크스도 그애의 여행 가방속에 묻어 보냈다.
아마도,
건강한 웃음으로 돌아올 큰아이의 젊음과,
곧 불어올 시원한 바람은, 나의 여름의 피로를 풀어 주겠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