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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끼리도 말 못하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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돈 떼어먹은 애인


BY 정자 2007-08-19

여름이면 차라리 더워서 너무 더워서 죽었다고 하면 덜 억울하다.

근디 젤 불쌍한게 뭐냐면 겨울에 얼어 죽었다는 말 들으면 난 그 심정 알 수 있당께

니미럴 내가 그 눔이 아니면 절대 모를 일이제...

 

시상에 개인택시 한다고 그걸 말 할 때부터 진즉에 알아봐야 했는 디..

내가 돈에 어둡고 사람맘에 약한게 죄라면 죄고 모두가 내가 저질러서 그렇다는 거 이젠 조금 용서가 되긴 되더라... 

 

옛날 나의 직업은 보험설계사엿다.

보험설계사라는 것은 말이 그런데로 수준급이다.

그 당시는 보험 아줌마. 아니면 보험 댕기는 여자. 또 이런 말도 있었다.

보험하러 댕기다가 어떤 남자랑 눈이 맞아 야반도주 한다더라...

 

후후...그럴 수도 있지. 손에 잡히는 물건도 아니고 보이지 않는 상품을 판매한다는 것은 고도의 테크닉을 갖고 배워도 시원찮은 영업의 백미가 바로 보험영업인데.

 

벼라별 사람들을 가리지 말고 다 만나서 설명해서 설득한다는 것은 진짜 어려운 일인데.

그런 걸 딱 눈 감고 한마디로 보험아줌마라고 해도 통한다.

 

지나고 보니 세상 살면서 그 많은 사람들을 만나면서 별 별 애기들을 들어줘야 하고 어떤 때는 같이 일을 당하고 헤쳐나가는 일을 했으니 나중에 돗자리만 깔면 웬만한 점집 왼쪽뺨 맞먹게 되었다.

 

나의 고객중에 유독히 생각나는 사람이 있다.

마흔에 홀로 된 여자인데. 보험료를 수금하러 그녀가 춤추는 무도장에 간 일은 두고 두고 웃음이 남는다. 남자 믿지 말고 오로지 내 주머니에 있는 돈만 믿을 것이며. 남 통장에 있는 돈 나와는 아무상관 없는 것이고, 그림의 떡이라도 자꾸 봐야 언제가는 내게 되더라는 등 실제 생활경험을 나에게 전수 해준 아줌마 고객인데..

 

이 아줌마가 그여히 바람이 난 것이다. 무도회장은 카바레보다는 조금 시설이 안 된 곳이다.

여기서 한 남자를 만났는데. 나보고는 남자를 절대 믿지 말라고 하더니 덜컥 그 남자에게 돈을 빌려 준 것이다. 그 돈을 갚는다는 날자는 서 너번 번복하더니 한겨울 동지를 지나 하필 젤 추운 날 시내 한 백화점 앞에서 기다리라고 해서 한 시간을 기다리는 동안 마침 내가 지나치게 된 것이다. 나야 영문을 모르지만 덜덜 떨면서 그래도 올 것이다 올거여 하더니 끝내 나타나지 않은 애인이었다.

 

얼결에 나도 그 옆에서 같이 덜덜 떨면서 어느 쪽으로 올지 모르니 나는 오른쪽, 그 아줌니는 왼쪽 사방으로 살펴보는데..진짜 추웠다. 이래서 얼어 죽는 가 싶었다.  안되겟다 싶어 근처 다방에 들어가 있자고 해도 막무가내로 버텼다.

 

나는 할 수없이 그녀를 홀로 두고 돌아 왔다..그 때 이후로 몇년을 만나지 못했는데.

우연히 시장입구에서 환하게 웃고 있었다. 그 때 그 일은 까맣게 잊어 버린 것처럼.

 

반갑게 인사를 주고 받는데

\" 나 그 때 돈 떼었어... 못받았는 데..세상 참 별일이더라.. 내 돈 때어먹은 놈은 더 못 살더라,, 너 아직 보험댕기니?\"

 

후후... 그게 다 그렇구 그렇다는 거 빙빙 돌아서 지구처럼 돈다. 지금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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