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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끼리도 말 못하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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꾀병을 앓다가.. ㅠㅠ


BY ㄴㄴ(된장녀) 2007-08-11

형제가 많은 집안에서 자라다 보니 색갈도 가지가지 사건도 가지가지 날이 날마다 다툼과 사건이 끊어질날 없는 산골 흥부네 가족(자식이 많음), 그중에 삼숙이와 오숙이는 잘 아프고 잘 넘어가는 아이였던 연고로 부모님의 관심과 사랑을 더욱 차지했다.

 

딸중에 막내로 태어난 말숙이가  예쁘고 똑똑하기도 해서 귀염과 사랑을 적잖이 받았지만 어느날 훌쩍거리며 \"오숙이넌 죽었다고 돈주고 살았다고 돈주고 나는 100환짜리 줄라하면 50환짜리 주고.. 엉엉\" 했던 것으로 보아 귀염둥이 말숙이도 자신이 차별받았다 생각했던 것 같다. 말숙이 역시 2년 후 진짜막내 머슴아가 태어난 사건으로 사랑탱이 막내자리를 내 줘야만 했다.

(백환짜리 오십환짜리는 그 시절에 곧 화폐개혁이 되어 10원짜리 5원짜리 동전으로 바뀌었지 싶다)

 

9남매 중 위로 5번, 아래서 5번, 한가운데 배긴 샌드위치 사숙이, 튼튼하고 씩씩하고 한번 울음을 시작했다하면 아무도 말릴 사람이 없는 울음쟁이. 울다울다 지치면 스스로 잠드는 것 외에는 약이 없는 대단한 고집통이라 강산이 다섯번 변하고 여섯번의 변화가 코앞인데도 그 옛날 산골의 울음보 사숙이는 동네사람 일가친척들에게 \'우는아이\'하면 금새 기억해 낼 정도다. 더이상 닐러무삼하리오~

 

삼숙이는 날 때부터 그랬는지 아니 그랬는지는 모르겠고 몸이 약해 툭하면 병원가고 툭하면 입원하고.. 요즘에사 가는데마다 병의원이 늘비하고 의료보험이 적용되니 아무리 돈이없고 어려운 처지의 사람이라도 병원 못가 죽은 귀신은 없지 싶지만 반세기 전 시골동네에선 평생 병원구경 의사구경 못하고 죽은 사람이 구경하고 죽은사람보다 많지 싶은 때다. 자다가도 껍뻑 죽는 삼숙이를 옆집에 사는 이모부가 안고 맨발로 4킬로 뛰어 불국사역전 최의사집 문을 뚜딜기고 간혹 경주시내에 두대밖에 없었다는 택시를 불러 앵앵 달려 남양병원, 한성병원에 입원하던 삼숙이, 참 대~단한 동네아이다. (그시절 바로 옆집에 이모네 가족이 살았고 이모집은 불국사우체국의 전신 \'경주우체국 불국사분실\' 임으로 전화와 전보를 칠수 있었다) 

오숙이는 경끼를 잘해 한알만 입에 넣으면 죽었다가도 깨어 나는 \'기응환\' 그 신통력을 평생 잊지 못한다. 한마디로 극성의 극치가 아니였던가 싶다.

 

불쌍한 사숙이, 튼튼녀 된장녀의 어린시절은 한가지라도 똑떨어지게 하지 않으면 치열한 경쟁사회(가정) 살아남을 수 없다는 뭔가를 그때 터득했던 것 같다.

 

울음에 관하여 울다지친 수많은 사건에 관하여는 롱~스토리 임으로 각설하고//

 

어느날 떼굴떼굴 배를 쥐고 죽는소리 치는 삼숙이가 앵앵 택시에 실려가고 시끌시끌하던 집안이 갑자기 조용한 것이 몇날 며칠을 쥐죽은 것처럼 적막하고 호랭이같은 아부지도 안보여 엄마도 안보여 곰방대 톡톡 뚜들기는 할매하고 부모님의 간섭에서 풀려난 동생들만 이리 뛰고 저리뛰고 자유의 천지가 되어버린 그 때의 그.. 뭔가 시원함. 자유함. 새하늘과 새 땅이 열린 것 같더구만.

후에 알은 사실은 삼숙이가 맹장이 터저 생배를 가르고 바느질을 하고 몇날  며칠 주사바늘 꽂고 죽만 묵고 병원에 누워 있다는 것이다. 

\'오잉? 사람이 얼마나 아프면 택시도 타보고 공주맹키로 실려가고 학교도 안가고 죽만 묵고 사노.. 그 참 신기도 하다..\' 갑자기 삼숙이가 무지 궁금한 사숙이.. 우쨋기나 버스를 타든 합승을 타든 한번 얻어타고 한성병원, 삼숙이 병실에 위문을 갔는데..

아파서 반쯤 죽은줄만 알았던 삼숙이는 특유의 그 매깔시러븐(얄미운) 얼굴을 하고 앉아 주변에 온통 내가 좋아하는 뽑기(캬라멜 비슷한 단 과자)를 통채로 놓고 사탕이야 과자야 한베까리 속에 파뭍혀 마침 간호원이 갖다주는 포르동동한 죽사발을 놓고 냠냠 켁켁 기침을 해가며 묵으며 호강을 하고 (자빠)있는 것이다. 아휴...  저걸 걍, 캭!  매깔시러.................

뽑기가 묵고싶고 포르동동 죽이 묵고싶고 까자가 탐나 걸신들린 사숙이한테 하는 말 \"사숙아 니 저거(뽑기) 10언에 세개 뽑아라\" (그당시 학교앞에서 10원에 두개 뽑는거, ㅇ표가 나오면 한개 더 뽑고 x표가 나오면 끝) 아후.. 근질근질 저걸 그냥 한대 캭! 질러주고 싶은데,. 병원에 있는거 뚤기 팼다가는 나 또 아부지한테 열배씩이나 매를 맞아야하니.. 참는다 참아. 근질근질,

저 맛있는 포르동동 죽사발(녹두죽)을 지혼자 다 ㅊ묵고 호강에 받쳐 오강에 떵을 싸고 자빳구나.. 으이구~

아~ 불쌍한 사숙이.. 쪼르륵 꼬르륵~`` 하는 배를 움켜잡고 뒤돌아 집에 가는 합승(버스의 전신. 지금의 봉고쯤 되는 미니버스) 안에서 한없이 뜨거운 것을 속으로 삼켜야 했다.

 

그 날 후..  연구에 연구를 거듭한 불쌍한 사숙이의 계획.

^^ 두리번두리번 @,@ 안방에 아부지 계시고, 엄마도 기시고.. 큰방에 할무이도 기시고.. 되얐다.

작전개시. 옷도 쪼매 갈아입고. 깨끗이 입어야 병원에 실려가도 덜 챙피하지..

 

갑짜기 배를 쥐고 \'아이고배야((((((((((((((((((((( 엉엉 ㅜㅜㅠㅠㅠㅠㅠ  아부지요~ 내 죽는다!

배아파 죽는데이((((((((((((((((((  생눈에 눈물을 짜매 난리 벅구통을 벌였던 것이다. 흐흐ㅡㅡ

 

그소리 듣고 달려온 아부지 \"사숙아 어데아푸노 우지마고 말을해라 어이?  자 어데고어데??\"

\'배아푸니더 배배 아이고배야(((((\'  \"여~ 아푸나?\" 하며 오른쪽 배꼽을 쿡^ 찌른다

뭔지도 모르고 \'야~^^\' 꾸덕꾸덕. \"여~는 안아푸나?\" 왼쪽 배꼽을 쿡^ 찌른다 \'아푸니더^^\'

\" 여~넌 어떠노?\" 배 가운데를 쿡^^ 찌른다. \'거~도 아푸니더\'

거기까지 진찰하던 아부지는 큰소리로 \"야야~ 큰열이 거 있나? 차불라라 사숙이 병원가구로~\"

오빠야가 쪼르륵 달려와서 \"야 아부지 어디차 부리꾜?\' \"영구차 불라라~ 사숙이 입원시키야 대겠다\"

(흠.. 계획대로 착착 되어 가는구나. 그럼 그렇치, 삼숙이 니 말이다 그 뽑기 3개 뽑아라꼬? 흥~

내가 말이다.. 니 10언에 다섯개 뽑아주꾸마.. 몬땐가스나, 우씨~\') 속으로 히히거리며 미소짖고 있는데

그넘의 영구차, 영구차 불라라고 아부지의 지엄한 명령이 떨어졌슴에도 불구하고 키득키득 웃는 옵빠야가 얼매나 미운지

버럭^^ 소리쳐 아부지대신 호령을 내린 이가 있으니..

다름아닌 울보쟁이 오늘의 주인공 사숙이 \"머하노! 니 영구차 불라라소리 안듣기나!\'

아이고매~~~~~~~~ 그 뒤에 일어난 사건은 안바도 비디오, 몰라도 다~ 몰러..

온식구가 달려와 까르르르~~~ 호호헤헤 깔깔깔 난리부르스가 나버린 것이다.

병원대신 디지게 맞았다. 아이구~ 억울해라.

 

 

참 오~래된 이바구, 고향마을에 와서 사니 옛날 고리쩍 사건이 문득문득 떠오른다.

 

/// 된장녀 요즘 좀 바빴습니다. 누군가 날 기다릴까해서.. (기다렸으면 참 좋겠따. 희망사항) 짬내어 들어와 근황을. ㅎㅎ |||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