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이버작가

이슈토론
교내에서 휴대전화 사용 제한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배너_03
친구끼리도 말 못하는 이야기

조회 : 232

비오는 날의 명상


BY yuhee1470 2007-08-08

1. 지금 창밖엔 비가 내려요.

그대와 난 또 이렇게 둘이고요.

비와 찻잔을 사이에 두고 할말을 잃어 묵묵히 앉았네요.

그대 모습 낙엽속에 있고  내모습은 찻잔속에 잠겼네

그대 모습 낙엽속에 ~ 낙엽속에~ 낙엽속에  잠겼어요.

 중학교 수학여행때 돌아오는길  버스안에서 그아이가 불렀던 노래

내성적이고 소심했던 나 그아이는  명랑 쾌활한 성격

미소년 풋기어린 미소를 지으며 그아이는 폼나게 이노래를 불렀었지

그때 난 알수없는  평온함을 느끼며 그노래를 들었었다.

장기간의 버스여행은  멀미땜에  그렇찮아도 허약한 나를 지칠때로 지치게 했다.

늦여름 장마비가 내리는 오늘 그노래와 그아이의 미소가  생그라니 떠올라

나를 명상에 들게한다.

 

2. 보슬비가 내리는 신작로에서

누구를 기다리는 애를 보았네

우산을 같이 쓰자 하다가 말고

돌아선 신작로엔 비만 내리네

 십리길을 초등학생이던 우리들은 걸어다녔다.

 지금생각하니 난 좀 조숙했었나보다.

비오는 날 혼자 남게 되면 걸으면서 누군가 내게 영화에서처럼

우산을 바쳐주기를 은근히 기대했었지.

그러나 늘 허당이었지

집에와서 비에 쫄쫄맞은  모습을  거울에 비추며

쌍꺼풀 없고  코낮은 내얼굴을 보면 나는 헛웃음을 쳤지.

그런데

드디어 누군가 우산을 바쳐왔다.

열아홉살  학원에서 오후반 수업을 마치고 버스정류장까지  걸어가고 있는데

그때 보슬비가 조금 내리고 있었지

가로등에 비친 그의 얼굴은 쑥스러움이 묻어있었지.

사실 그땐 황홀하기보다는 담담했다.

나의 외로움이 끝났다는 안도감과 어떤 책임의식 너무 거창한것

기타등 등  나는 보수적이고 무척이나 내숭쟁이였던것 같다.

지금에 와서도 그감정이 생생한것 보면 ... 이제 조용히 돌이켜보니

그는 나의 남편은 내게 작은 소망을 이루게 해주었구나 싶다. 고맙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