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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끼리도 말 못하는 이야기

조회 : 917

새벽 마실


BY 바늘 2007-07-26

잠결에 거실 불 빛이 눈에  들어와 깨어보니 3시다.

 

습관처럼 현관에 놓여진 신발을 확인해 보니 아직 아들은 귀가 전이다.

 

눈을 비비고 휴대폰으로 통화 목록을 찾아 아들에게 연락을 취하니

한참 신호가 울린 뒤에 받는다

 

혹시나 친구들과 어울려 이 시간까지 술이나 마시고 있지 않나 싶어 걱정이

앞 서는데 씩씩한 목소리로 어머니 저 일하고 있어요~

 

어딘데?

 

택배 물류 창고예요~

 

어머 또 일하러 간거니?

 

힘들어서 어쩌면 좋으니?

 

아니예요 오늘은 5시까지 일하니까 조금 있다 끝나요 걱정 마세요~

 

 

방학을 하고 아들 아이는  과외를 하면서 가끔 야간에 잠을 아껴 가며 밤을 세워

택배 물류 창고에서 일을 하고 있다.

 

하루 배송될 택배 상자가 얼마나 많은지 지역별로 배분하는데 그양이 엄청나

장갑을 끼고 일해도 손 바닥이 벌겋게 달아 오르고 반질 거린다

 

육체적으로 고되고 힘든 만큼 시간당 받는 수당이 좀 나은편이고 게다가 밤에 하는

 

일이라 시간 활용에 도움이 된다는 것이다

 

지난번은 일을 하고 집에 와 닦고 아침 식사를 한뒤 다시 과외가 있어

지하철과 버스를 환승하였는데 그만 너무나 피곤하여 깨어보니 출발지로 다시 와

있더란다

 

얼마나 고단했으면 그랬을까 싶어 마음이 짠해져 왔다.

 

한 집안에 가장의 부재는 몇년 세월에 나를 비롯 아들과 딸 가족 모두를

강인함에 적응시켜 주었다.

 

6년 직장 생활에 단 한 번의 결근도 없이 버티어 가는 나, 그런 엄마를 곁에서

지켜보는 아이들도 어디 한 번인들 마음 편하게 쉬었을까?

 

어제 직장에서 반가운 소식을 접했다

 

다음달이면 어김없이 두아이 대학 등록금 고지서가 거금으로 날아 올터인데

딸 아이 성적이 좋아 장학금을 받게 되었다는 것이다

 

대학에 들어가 그간 여러번 작은 장학금은 받아 보았지만 이번이 마지막 4학년

등록인데 큰 장학금을 받게 되었다는 것이다

 

너무도  기쁘고 감사해서 목소리가 상기되었는지 곁에 있던 동료들이 듣고

모두가 자기 일처럼 좋아하며 축하를 해주었다.

 

아들도 딸도 그리고 나도 모두가 가슴 한 구석에 커다란 상처와 슬픔을

감추고 살아 가지만 그래도 모두 자기 몫을 성실하게 지켜주니

고맙고 감사하다

 

몇일 전 언듯 방송에서 들으니 이혼의 스트레스는 금액적으로 환산하면

1억 8천만원의 빚을진 스트레스와 맞 먹는다고 한다.

 

내가 힘든 만큼 아이들도 힘들고 괴로웠겠지~

 

힘들게 일하고 있는 아들

공부 열심히 하여 장학금 받아 엄마 어깨 무거운 짐 한결 가볍게 덜어준 이쁜 딸

모두 고맙다

 

파이팅!

 

 

ps---> 새벽 마실을 이렇게 에세이방으로 찾아 오게 이끄는 힘, 혹 무엇인지 아세요?

에세이방의 인연으로 만든 작은 아지트가 있는데 그곳에 간만에 찾아온 회원 한분이

이렇게 흔적을 두었더군요

 

님들.

마음이 엉망진창일때 제게 힘이 되어 주신 님들.

자신도 모르는 새 누군가에게 힘이 되기도 한다는 사실을 아시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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