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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끼리도 말 못하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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푼수가 되어가는 여자


BY 도영 2007-06-27


저희 밭에 놀러온 앞집 강아지들입니다.

이쁘죠?서둘러 디카를 거네서 한컷 했습니다

 

제가 키우고 있는 참외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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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이가 들어가면 푼수 끼가 있으면서 친화력이 생기는가 봅니다.

사십대 초반만 해도 사람을 가려 사귀였지요.

꼭 내 입맛에 맞는 몇명과 교류를 하다보니 지천명을 바라보는 나이에

저의 발췌가 그리 넓지 않다는것을 ...

뒤늦은 깨달음인지..나이탓인지 요즘 제가 먼저 가슴을 활짝 열어보입니다.

 

가령 말이죠.

백화점을 가서 아이쇼핑을 하다가도 생판 모르는 사람한테

\"어머..그옷 너무 잘어울려요.제가 보증 할께요 사세요..\"하지를 않나..

시장 갔다 오다가 앞에 가는 새댁이 장본 보따리를  힘겹게 들고 가면

\"제가 들어 드릴까요?\"한답니다.

예전 같으면 상상도 못한 일이지요.

잘난것도 없으면서 눈 싹 내리깔고 ..그래봤자 내가 돋보이는것도 아닌데 ..

왜 쓸데 없이 ...편하지 않은 여자로  그동안 자리매김을 했는지..후회가 되었습니다

 

지난주 일입니다

저의 푼수끼와 친화력이 지난주 기계 읍내에서 빛을 발했습니다.

주말이고 집에 가면 젖줄 아도 없고 농막에 전기도 들어오고 하여

농막에서 남편과 자기로 했습니다.

우리 부부는 tv가 나오나..인터넷이 있나 ..긴긴밤을 우째 지낼꼬 하다가.

저희 농막에서 한눈에 보이는  고고한 소나무를 배경삼아

한잔 하기로 했습니다

남편과 저는 시골길을 걸어서 읍내에 마트로 술을 사러 갔습니다.

 

어스름한 저녁 ..

북두 칠성이 보이고 달빛이 뽀얗게 길을 비추는 길을

남편과 걸어 가다보니 소녀 시절 단발 머리 나폴 거리며

친구들과 시골길을 걸어가던 시절이 그리워 졌습니다.

남편은 술을 사러 마트로 들어가고 저는 마트 앞 선술집 앞에서

잠시 상념에 잠겼습니다

25년전만 해도 내가 기계라는 작은 읍내에 서 있을거라고 상상이나 했겠나.

한치 앞도 모르는게 인생인데 25년전에 25년후에 일을 당연히 모르제.

상념에 젖어 있는데 선술집 문이 신경질적으로 다르륵!! 열리면서

아지매도 아닌 할매도 아닌 한 여인이 엎어 질듯 밖으로 나오면서 독백을 하였습니다

 

\"지기미..해넘어간지가 언제인데 ..영감타구~~!집에까지 25킬로인데 언제가려구 저라노!\"

 

선술집에서 막 나오는 술기가 약간 있는 그 여인과 팔장을 끼고 상념에 젖어 있던

저와 눈이 딱 마주쳤습니다.

저는 본의 아니게 독백을 들은거에 그 여인이 행여 무안해 할까봐 그런것도 있지만

영감님 때문에 허베디껴서 술한잔 마시뿌고 문앞에서 발을 헛짚어

균형을 잃은 그 여인의 모습에 쿡 하고 웃음이  나왔습니다

그 여인은 알쏭달쏭한 나의 살인?미소에 용기를 낸듯 내게 다가왔지요

 

\"새댁아..내말좀 들어보이소..\"

\"아.. 예예~`\"

\"새댁아..저 영감타구<남편>가 노름에 빠져 집에 갈생각을 안한데이.

저거 타고 25키로를 가야하는데  돈 20만원 잃었다고 일어날 생각을 안한다 카이..아이구 속터져..\"

그 여인이 저거 라고 가리킨데를 쳐다보니

요즘 농촌에서 많이들 타는 네바퀴 달린 뚜껑없는 자동차?가

선술집 앞에서 바깥 주인을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그러시겠네요 날도 저물구만 저거 타고 가시려면 애잡숩겠네요.영감님 끌고 나오세요..\"

 

생전 처음 보는 여자가 동조를 하니 아지매는 깊은 산속에서 아군을 만난듯이

\"아이구~`새댁아..여좀 앉아봐라\"하면서 자리를 잡고 쪼구리고 앉았습니다

저 역시도 뭐에 홀린듯이 그 여인의 맞은편에서 쪼구리고 앉아서

아지매를  자세히 보니보니 순박하지 그지없는 전형적인 시골 아낙네였습니다

 

\"새댁아 내 야그좀 들어봐라..내나이 올해 60인데 내가 어릴적 고아라 안자랐나.

부모없이 크면서 너무너무 서럽게 살다가 결혼이란것을 했다카이\"

\"네..\"

\"근데.. 아..글씨.. 부모복 없는 년은 남편복도 없는지 일에 시달리고 저 영감타구한테

평생을 시달리며 살았다우 성질이 얼마나 불같은지 툭하면 낫을 들고

나를 벼베듯 설치는기라..내사마 ..자식보고 참고 살았다카이...\"

\"애구.고아로 사셨으면 아지매 고생 많이 하셨겠어요..\"

고아로 크셨냐는 나의 말에 흑..하며 눈물을 꿀꺽 삼키며 가슴을 툭툭 치는데

눈물을 꿀떡꿀떡 넘기는 소리가 들리는듯 하였습니다

 

\"새댁아 내맘 알아주니 고맙다..새댁이 어데사노?\"

\"네..저기...\"말끝을 흐리는 내게

\"새댁아  ..내가 단감 농사 짓걸랑 단감 한상자 줄끼..내 주소 외우시게  \"

주소를 불러주는 그 아지매의 눈에서 굵은 눈물 방울이 흘러 내릴듯 하였습니다

\"아지매요..단감은 됐구요 .이제는 참고 살지 마이소..\"

\"흑...안참으면 우야꼬?\"

\"영감님 팍..패 뿌리소..\"

 

팍 패라는 내말에 아지매는 \"우째 그리 우리 큰며늘과 똑같은 말을하노.우리 매늘들도

어무이..우리 없을때 아버님 패뿌리소  안카나 우리 매늘들 날 얼매나 생각한다꼬..흑..\"

평생 일속에 묻혀서 괴팍한것도 모자라  바람피고 노름으로 속 섞인  영감님 그늘에서

살아온 아지매의 인생여정을 들어주는데 남편이 마트에서 장을 보고 나왔습니다

남편은 어둠속에 쭈구리고 않아 처음보는 여인의 하소연을 들어주는 내게 다가왔습니다

남편은 제가 평소 알고있는 있는 이를 읍내에서 우연히 만난줄 알고

아지매를 향하여 꾸벅 인사를 하고는

멀찌기 서서 두 여자의 해후를 지켜보며 궁금해 죽는 눈치였지요

저는 아지매의 넉두리와 자식 자랑에 제가 귀를 기울렸습니다

 

\"저거<뚜껑없는  네발달린 차>도 우리 큰아가  안사줬나 다리 아픈 나 타고 댕기라꼬..

내가 자식복은 있는기라..\"

\"아지매가 자식 때문에 참고 사셨드만 자제분들이 잘하는기라요..\"

\"새댁아 글체?\"

\"그람요~~\"

노름 삼매경에 빠진 영감님 재촉해서 집에 가시라며 선술집으로 아지매를 들여보내고

저만치 기다리는 남편을 향애 잰걸음으로 다가가니 남편이 궁금한 표정으로 물었습니다

 

\"누고?아는 분이가?\"

\"아니..조금전 처음 봤어.\"

\"잉?조금전?

\"응..\"

\"아니.처음본 그분하고 시장통에서 쭈구리고 앉아 이바구를 햇단말야?\"

\"그래.\"

아무치도 않게 짧게 대답하고 신호를 기다리는 내게

남편은 정말로 비위 좋다며 기가 차 했습니다.

남편은 기가차서 허참~`을 연발 하며 당신이 그 아지매한테 뭐라 뭐라

코치 하는거 같던데 뭐라가르켰노? 물었습니다

 

\"코치는 뭘..\"

\"딱 보니 쭈구리고 않아서 코치하더구만~말해봐라..뭐라 안할테니..\"

\"으응...영감님 속 디집어 놓으면 옛날매로 참지말고 패라 했지..\"

\"이 여자가 야..참말로~\"

시골길을 걸어오며 생각해보니 내 행동에 웃음이 쿡..나왔습니다.

30대 후반만 해도 사람도 가리고 음식도 가리고 안편한 여자였는데

나이가 들어가니 친화력이 생겨서 푼수 같은 여자로 변한 제모습에 웃음이 나올수 밖에요.훗~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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