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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끼리도 말 못하는 이야기

조회 : 214

기가막혀서


BY 다리아 2007-05-10

기가막혀서....

 

마당에 꽃향기가 스친다.

자스민 향기.

중국아저씨가 중국에서 가져와

한줄기 주어 마당 한 귀퉁이에 꼿이를 해 놓은 꽃이

줄기가 길어져서

작은 꽃망울에서 그렇게

향을 그윽하게 뿌린다.

 

나는 하느님이라고 하는

성당에 다닌다.

 

몸이 불편하신 친정아버지께서

요양병원에서 퇴원하셔서

집에 계신다.

엄마는 혼자서 마당이 딸린 단독 이층집에서

혼자사셨다.

작년에는 노인성 우울증이 심해지셨다.

나는 5남매의 큰딸이다.

마침 작년에는 작은 딸이 대학시험을 보러

상해에서 수원의 외할머니집으로 왔다.

핑계에 함께 왔다.

남편에게서 해방되고 싶은 생각도 있었고

법대에 다니는 큰딸도 돌보아 주고 싶었고

 

딸은 아는지 모르지만

난 딸을 서울로 보내놓고

우울했었다.

그동안 딸에게 얼마나 감정이 밀착되었었는지..

그 마음은 딸들의 엄마들은 알거다.  아마.

딸에게서 독립이 안되는 감정은..

 

작은 딸이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허전하고 우울하고

딸도 물론 힘들었겠지만.

그 딸을 옆에서 돌보아 주고 싶고 해서

친정에 왔다.

엄마도 생활이 규칙적이 되어가고

아버지도 수원 요양병원으로 모셔오고

그리고 집으로 퇴원을 하셨다.

 

남편 혼자 상해에 남겨두고

난 친정에 그냥 남았다.

작은 딸도 대학에 진학을 해서

기숙사로 가게 되어 상해로 갈까 했더니

성당에서 봉사를 하라고 했다.

신부님이...

 

큰딸도 엄마 안식년으로 쉬고 가 했다.

그래서 난 핑계김에 그래 하고

잔디밭의 풀도 매고

김동규의 아당 음악 프로도 듣고

행복한 팔달산 산책도 하고.

 

그리고 제일 좋은 것은

매일 성당에 가서 미사를 보는 것이다.

신부님은 아직 젊고 강론도 시원하게 하고

패기가 있어 보여 좋다.

난 내게 없는 것을 가진 사람을 좋아하는거 같다

특히 마음 수양을 하는 사람들을 

좋아한다.

 

한데

그 사람들도 인간이라는 사실이다.

그걸 알면서도

깜박 잊어 버리는

내가

기 가 막히다.

 

정말 기가막혀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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