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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끼리도 말 못하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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냉동실 정리를 하고보니.


BY 찔레꽃. 2007-04-17

할일 없이 냉동실 문을 열어보고 씨익 웃는다.

나만이 느껴보는 행복한 웃음이다.

누구도 대신해서 웃어줄수 없는 미소이기도 하다.

냉동실이 정리가 잘되었다는 뿌듯함.

비닐 봉지에 넣어 차곳차곡 둔다해도 어느순간 뒤죽 박죽이 되어버리는 냉동실

나의 탁월한 선택으로 정리가 잘된것이다 ^&^

하얀 비닐 봉지에 넣어두었던 찹쌀가루는 큰 통에담고 빨간 비닐봉지에

넣어두었던 고추가루는 넓은 통에담고

작은 병에 담아 두었던 검은  참깨와 흰 참깨는 칸칸이 통에담아 문쪽에 세워두고

보니 가지런히 키들에 맞게 정리가 잘된것같다.

냉동실에 있는것들을 꺼내어놓고 손톱밑에 끼어있는 때를 벗기듯

냉동실 바닥에 얼어있는 얼음은 과일칼로 벗겨내고 구석진 곳에는 행주를 밀어넣어

때를 닦아내고 이렇게 해서 얼마전에 티브이 홈쇼핑에서 사게된 냉동실 그릇에다

담아 넣어두고보니 너무 깔끔하니좋다

내가 결혼할 즈음에는 혼수픔으로 냉장고를 사오면 괜찮은 혼수품이었다

처음에는 집이 작아서 놓을데가 없다 하던니 내가 가져온 그렇게 큰 냉장고는 아니었지만

시 어머님과 시누이가 보고 좋아했다

마땅이 놓을곳이 없어 마루에 두긴했지만 여름에 들에 갔다와서 갈증이 날때

냉장고에 넣어둔 시원한 물 한 사발 마시는 그맛이란 무엇에 비할까?

지금은 좀더 세련되게 이뿌게 좀더 크고 편리한 기능으로 좋은 제품이 나오지만

그때는 작아도 좋았다

지금은 냉장고가 반찬을 넣어두는 찬장 역할까지 한다.

우리집 냉장고는 대형냉장고다.냉동실 문과 냉장고 문이 두짝인 크다란 냉장고 난 세련되고 이뿐 칸칸이 냉장고보담 일반 냉장고가 오이려 내개 필요할것같애서 아제의 반대를

무릎쓰고 보통 냉장고를 샀던니 그게 그렇게 편리하다

집안 행사때나 큰일을 치룰때 크다란  나물 양재기가 그대로 쑤욱 들어가고

튀김소쿠리가 그대로 냉장실 안으로 들어간다.

 

어린날 우리집엔 깊은 우물이 있었다.

두레박으로 그 물을 퍼올려 마시면 여름엔 시원함이 겨울엔 오싹하니 차가움이 느껴지며

물이 참 맑은 우물이었다.

가뭄에 동네 우물이 말라도 우리집 우물 물은 마르지않아 동네 아짐매들이

우리집으로 물길려 오기도 하던 그런 깊은 우물이었다.

그런때에 지금처럼 냉장고가 없었기에 크다란 다라이에 물을 떠놓고 김치통이나

반친통들을 담가 두었다가 꺼내 먹었다

더 시원하게 하려면 줄을 달아서 묶어 우물안에다가 담가 두기도 했다.

즉 냉장고 역할을 하였던것이다

그늘진 곳으로 옮겨가며 몟차레씩 물을 갈아 부어가면서 지금 생각해보면 어찌 그러고 살았나 싶지만 그런때가 있었다는 것이 추억 속에 젖어 보는 아련한 어린날이다

몌칠 사이 난 할일없이 냉동실 문을 열고 들여다보면서

히죽 히죽 웃는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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