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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끼리도 말 못하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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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 신문에 기고 된 글.


BY 蓮堂 2007-02-10

 

                      <연탄> - 빛 바랜 날들의 이야기

 

 내가 태어나서 결혼하기 전까지 살았던 곳은 광산촌이다.
 석탄산업이 호황을 누리던 70년대 말까지만 해도 인구 2만이 넘는 거리는 생기가 돌았고 주머니는 두둑했었다.  그러나 석탄산업이 사양길로 접어 들면서 폐광설이 심심찮게 나돌자  인구가 하나둘씩 줄기 시작했다. 급기야는  석공(石公)이 폐광을 결정짓자 썰물같이 빠져나간 인구가 전체인구의 반을 넘었다.
 내가 결혼을 한 뒤에 발걸음 한 친정동네는 죽은 듯이 엎드려 있는 폐가와 곳곳에 산처럼 쌓인 시커먼 폐탄 더미로 인해 가슴은 찢어질 듯 아리고 아팠다.
그 좋던 시절이 한마당 꿈이었을까.
가정연료가 연탄에서 가스와 기름으로 바뀌면서 사회에 지각변동이 생겼고 내 친정동네도 서서히 침몰했다.
연탄 외에는 다른 대체연료가 있는 줄을 꿈에도 몰랐던 무지를 나무라기보다는 한층 더 나아진 살림살이에 대한 인식을 미처 바꾸지 못했던 관념이 더 문제였던 것 같았다.
 고공 행진하는 유가는 석공산하에 남아있는 광산이 별로 많지 않은 데 대한 불안감을 한층 더 고조시켰다.
 그러나 연탄 사용하는 인구가 급격히 줄면 줄수록 석탄산업도 막을 내려야 할 시점이 목전에 닿았다는 위기감은 기우에 그쳤다.
 치솟는 기름값을 감당하기엔 서민들의 주머니는 얇고도 얇았다.
 그러다보니 어느 날부터인가 기름보일러에서 연탄보일러로 교체하는 가정이 늘어났고 소규모 가게에서도 함석 연통이 길게 가게 밖으로 목을 빼는 모습이 이젠 낯설지도 않고 보기만 해도 훈기가 돌았다.
불과 2~3년 전만 해도 행여 궁색하게 보일까봐 비싼 줄 알면서도 편리함과 남의 눈을 의식한 나머지 가스나 기름 난로를 가게 복판에 세워놓고 계기판에 신경을 곤두세워야 했다.
 기름은 줄어들고 가슴은 졸아들어 춥기만 했던 겨울을 이제는 기름값의 10%도 채 안되는 연탄으로 바꾸면서 접혔던 가슴도 서서히 펴지기 시작했다.
번거롭고 귀찮아도 실(失)보다는 득(得)이 많은 연탄난로는 많은것을 생각케 하는 오늘을 사는 우리들의 현주소이다.
 이런 속도라면 머지않아 석탄산업도 다시 호황을 누리지 않을까 하는 내 기대는 희망사항에 그칠지 몰라도 예전처럼 생기 넘치는 친정거리를 한 번 더 보고 싶어진다.  
   
- 2007년 2월 10 일 매일신문 독자카페 \'살아가는 이야기\'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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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을 이루지 못하던 어느날 밤 신문사를 뒤졌다.
지인으로 부터 신문 기고를 해 보라는 권유가 있었기 때문이다.
타이틀에 구미가 당겨서 언제부터인가 글로 옮기고자 했던 내용을  써 내려갔고
다음말 아침에 신문사 문화부로부터 사진과 연락처를 알려 달라는 연락을 받았다.
원고 마감일이 2~3일이나 남아 있는 상태에서 성급한 채택이 된 것 같아 좀 의아했다.
워낙 컴맹이라서 딸아이의 도움을 받아서 사진을 보냈는데 어떤 사진이 실렸는지 아직 신문을 보지 못해서 궁금하다.
10만원권 모다아울렛 상품권이 원고료로 지불되는데 월척을 한 셈이다.
그동안에는 원고료 대신에 화장품이나 책, 그릇세트를 받은것이 고작이었는데......하하하하
글을 쓰는데 걸린 시간에 비하면 아주 비싼 고료다.
이 상품권을 가지고 무얼살까 생각중이다.
아무래도 몇장을 더 모아야 사고 싶은것을 살 수 있는데 이 실력으로 ....글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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