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안에 투병하는 병자가 있고 단시간이 아닌 장시간동안 온 식구들이
온 힘을 기울리면서 병자를 돌보다보면 신경이 날카라워지고
말 한 마디를 하더라도 부드럽게 나오는 것이 아닌 침을 찌르는 것처럼
말은 좋지않게 한 순간에 나온다.
보통 집에서는 누워있는 병자들 때문에 온 가족들이 스트래스를 받지만
나는 이상하게도 식구들에게 스트래스를 받는다.
2004년 가을 내가 투석하는 병원에 아버지가 병동에 입원해 계실때
그때는 식물인간 상태였다.
투석중에 여동생으로부터 폰으로 메세지가 들어오는데 의료기 상사에 가서
필요한 물품을 사오라는 메세지를 보고는 투석 마치고 병원 옆에 있는
의료기 상사로 가서는 필요한 물품을 구입,
병동에 올라가는 시간은 병원에서 저녁식사가 나오는 오후 5시가
조금 넘어가는 시간인데 병동에는 어머니와 여동생이 있다.
내가 물품을 가지고 올라가면 저녁시간이고 식구이니까 어머니는 나에게
저녁이나 먹고 가라는 말씀을 하시는데 여동생은 나를 마치 별나라 사람을
대하는 것처럼 찬바람 불듯이 말을 한다.
\"이제 니 필요없다 집에 가라...\"
이제 니 필요없다 이 말을 몇번이나 들었는지 모른다.
어머니가 여동생에게 오빠가 힘들게 투석하게 올라왔는데 왜 그런 말을
하냐고 하면서 주의를 몇번 시켰지만 시정이 안되었다
지나가는 말로 저녁이라도 먹고 가라는 말을 할 수 있지만 복잡한 병실에
사람들이 많이 있으니까 집에 가서 먹는다는 말을 하면서 나오지만
손님이 찾아오면 저녁식사 시간이니까 저녁이라도 먹고 가라는 말을 하는데
하물며 같은 식구이면서 오빠인 나에게 왜 그렇게 차갑게 대하는지...
아버지가 몇 개월후에 다른 병원에 입원했을때 난 어머니에게 병원의 구석진
장소에 끌려간적이 있다.
투석하는 날은 병원에 있지만 투석하지 않는날은 오전 11시에 아버지 계시는
병원에 가서 오후 2시 조금 넘어서 나오는데 3시경에는 학원에서 강의 마친
여동생이 온다.
사람이라면 친구도 만날 수 있고 자신의 볼일도 있거늘 집에 가는 오후 2시가
조금 넘어가는 시간이면 여동생으로부터 어김없이 전화가 온다
어디에 있냐고..처음에는 대수롭지 않게 넘겼지만 점점 나의 근황을 묻는
횟수가 늘어나다 보니 혹시 내가 어디 가는지 감시를 하는것은 아닌지
이런 생각이 들었다.
한달 30일동안 매일 늦게 들어오는것이 아니고 어쩌다 1~2번 모임 때문에
늦게 들어올 수 있는데 엄마는 여동생에게 남동생과 내가 보통 몇시경에
집에 들어오는지 물어봤는데 여동생은 그대로 말해버렸다.
사람이 사회생활을 하다보면 모임에 참석을 할 수 있는데도 그런것들을
이해를 못하는 식구들이였다.
내가 무슨 청소년도 아니고 판단하는 성인이면서 나쁜짓도 하지 않는데
한번은 또 병원의 구석진 곳에 끌려가서 왜 늦게 들어가냐는 꾸중을 듣는
나의 생활을 너무 간섭하고 너무 구속하지 말라는 말을 했는데
난 사람이 살면서 때로는 선의의 거짓말도 해야 한다고 본다.
남동생은 유통업계에서 근무하다보니 보통 새벽 1시 넘어서 집에 온다.
그래서 어머니가 나에게 묻기를 남동생은 몇시경에 들어왔냐는
그 말씀에 새벽 1시에 들어왔지만 걱정하는 마음을 알기 때문에
밤 8시에 들어왔다는 말을 했다.
딸들은 아버지를 닮았다고 했던가 내가 왜 자꾸만 나의 사생활을
간섭받는가 싶어서 여동생하고는 6개월동안 말을 하지 않았다.
몇일전 어머니에게 외삼촌 집에 방 하나가 비여있는데 그쪽으로
나가고 싶다는 말을 했다.
투석 7년차로 접어드는 나도 아버지 간병하면서 큰소리 한번치지 않고
차근차근하게 하는데 집안 식구들은 온갖 스트래스를 나에게 푼다.
여동생이 그러면 참아라 참아라고 늘 말씀하시는 엄마,
겉으로 흘러버리라고 하지만 늘 눈으로 보는것이 여동생의 폭주였다.
큰 방 침대에 누워 계시는 아버지가 한쪽 발을 계속 움직이다 보니
이불이 내려가는데 난 tv를 보면서도 몇분 간격으로 덮어드리는데
여동생은 방에 들어오면서 그 몇분의 간격 사이에 이불이 내려와 있으면
왜 덮어주지 않았냐고 큰 소리를 치면 1분전에 덮어줬다고 말하여도
내가 하지 않는척 큰소리를 치는데 왜 중간의 과정은 생각해주지 않고
눈에 보이는 그것만 말하는지..
그것 때문에 많이도 싸우고 힘들었다.
어머니도 여동생과 비슷하니까 짜쯩내지 말고 차근차근 말씀을 하시라고
내가 말하지만 잘 되지 않는다.
내가 집에서 아버지를 위하여 아무것도 하지 않았으면 할말없지만
집안에서 아버지의 귀를 후벼드리고 다른 일 하여도 하는 일인데
자신들이 하는 일은 겉으로 잘 보이고 내가 하는 일은 하지 않는 것처럼
그렇게 되어버리는 것이 난 너무 아쉽고 나에게 모질게 대하는 감정이
쌓이고 쌓이다 보니 가족들에게는 풀어내지 못하고 병원에 가면
늘 웃어야 하는 내 마음 때문에 가슴으로 참고 인내를 하다보니
아버지 돌보는건 어려운 일이 아니지만 식구들 때문에 난 지쳐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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