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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끼리도 말 못하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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넋두리


BY 현지맘 2007-01-09

하루를 어떻게 보냈는지 ....

 

사는게 너무힘들다

 

혼자서 북치고 장구치는 이놈의 장사 때려치우고 싶은 생각은

 

하루에도 수십번,

 

웬종일 밥 한끼 입에 댈수가 없었다 지칠대로 지친몸이다

 

그만 쉬고 싶다

 

 

따르릉

 

 따르릉..

 

소파에 기댄나는 전화벨소리로도 집이란걸 알수있다

 

여보세요

 

 마쳤니?

 

 응,  마칠려한다

 

 그럼 올때 돼지고기 목살로 한근 사와라 반찬도 없고 하니 고기나 구워먹자

 

 

알았다

 

일요일, 가게를 마치는 시간에 어김없이오는 남편의 전화다

 

시계가  아홉시를 훌쩍 넘어 버렸다

 

야속한 서방보다는 쫄쫄 굶고있을 새끼들을 생각하니 마음이 급해진다

 

소쿠리 가득 수건을 담아 집을 향했다

 

현관문을 들어서는 순간 난 또한번 소스라치는 경기를 느꼈다

 

스물하고도 다섯평이나 되는 아파트 어느곳에도 내발하나 들여놓을 때가 없었다

 

더 가관인 것을 그속에서 남편은 컴퓨터 삼매경에 빠져 사람이 들어오는 지 나가는 지도

 

모를 지경이고

 

아들은 지나간 개그프로 를 또 재탕을 하며 웃고 구르고 가관이 아니다

 

아무도 지친 아내를 힘들어하는 엄마를 아는 척도 않는다

 

허무하구나

오늘 하루를 내가 얼마나 열심히 살았는데 ....

내가 왜 그렇게 열심히 사는데....

 

 

엄마 나 어딨게?

 

어디선가 현지의 소리가들린다 그나마 엄마오는 소리가 들리니까 숨바꼭질하자고 어디 숨었나 보다

 

현지 어딨니?

 

난 몰라....

 

현지는 장롱 속을 말끔히 비우고 그 속에 소꿉놀이 장난감을 잔뜩채워놓고 그것

 

도 모잘라 쥬스와 과자로...

 

엉망진창이라는 표현으로도 부족했다 장농 속의 물건들은 당연히 여기저기 ...정말 지금도

 

역시 그생각만하면 목젖까지 울컥 치밀어오는 무언가가 있다 

 

남편은 오일제 근무가 시작되고 부터는 주말의 이틀을 꼬박 집에서 보낸다

 

그렇다고 남들같이 여기저기 다니는 성격도 아니고

 

남편은 단지 아이들곁에 그저 그냥 묵묵히

 

말 그대로 묵묵히 그저 있어주는 것 뿐이다

 

 

장롱 속의 현지를 넋을 놓고 보고있을때 아들아이가 하는 첫마디가

 

엄마 배고파 죽겠다. 였다

 

현지가 이내 오빠의 말에 답했다

 

오빠야 배고프나 밥 주까?

 

엄마도 배고프제 현지가 밥.....

 

아뿔사 장롱의 우유병이 그만 넘어져 버렸다 .......

 

더러 실어증에 걸리는 사람이 있다고 하더니 내가딱 그런 지경이였다

 

일단은 밥을 차려야했다 그들을 하꺼번에 불러모으는 일은 오로지 그길 밖에 없었다

 

고기가 익는 냄새가 나서야 남편과 아들이 슬그머니 밥상앞으로 왔다

 

딸아이는 혼이 나서인지 삐져서 밥도 먹질 않는다

 

생각을 정리하고 이성을 찾기위해 일단 주변 정리에 들어갔다

 

방과 욕실 거실 베란다 빨래 .............그리고 다시주방

 

모두들 밥을 먹고 각자의 방으로 들어가 버렸다

 

주방에선 아직도 채가시지않은 고기를 구운 냄새가 그득하다

 

꼬르륵,

 

어쩌나 생각도 없었는데 나의 위장에서는 뭐라도 좀 집어넣으라고 난리도 아니다

 

 

그랬구나 가게를 나서 지금 까지 세시간이 지났구나

 

그때부터 지금까지 난 또 일을 해야만 했구나

 

남편도 아이들도 아무도 내게

 

같이 밥먹자 하는소리한번 안했구나

 

나는 뭐지 내가 이집에서 뭐지?

 

 

냉장고 문을 열었다

 

몇일 전 동생과 함께 한잔하고 남은 반병짜리 소주가 눈에 띄었다

 

작은 소주 잔이 없는 관계로 와인 잔에 소주를 부었다

 

소주붓는 소리가 얼마나 맑고 청아하던지  숨도 쉬지않고 일단 한잔을 꿀꺽,

 

상치를 깔고 깻잎을 깔고 땡초를 한개 통째로,그리고 그들이 먹고남은

 

반은 타고 반은 재가되려하는 고기 몇점을 모아 쌈을 싸서 한입에.....

 

 

그런데 이상한 것은 그것도 너무너무 맛이 있다는 것이다

 

 

큰 맘 먹고 오늘 만큼은 모두에게 말해야지

 

나는 뭐냐고

 

새벽여섯시에 일어나서 지금이 두시가 넘었으니.

 

아내가 엄마가 그렇게 살고있는데 어떻게 그럴수가 있냐고 ....

 

 

한잔의 술에................................................. 어떻게 그럴수가...

 

 

두잔의 술에.................................................. 참 많이 야속하다

 

 

마지막잔을 들이킬땐..................................... 내가 참아야지.....

 

 

다음날아침

 

출근을 한다며

 

학원엘 간다며 다녀오마하는

 

남편과 아들에게 난 이렇게 말했다

 

 

남편에게 아들에게 엄마가 당연히해야지 하는 바램이 있다면 

 

남편으로써 아들로써

 

아내에게 엄마에게 당연히 해야하는 것들도 한번쯤 생각해봐라   

 

가족이 뭔지도......왜 가족은 남과 다른지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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