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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끼리도 말 못하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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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구에게 밥을 살까?


BY 은지~네 2007-01-09

한국에서 살 때는 남편 생일을 (연말 아니면 연초) 음력으로 차렸었다.

그 날이면 시어머님이하  모든 시댁식구들이

우리집으로 모여서 남편 생일을 축하 해 주시고

하루 잘 놀다 가시고는 했었다.

 

결혼 후에 남편의 첫생일은 긴장 속에서 멋 모르고 치뤄졌었고  

그 다음 해부터는

매년 해마다 집에서 생일을 차리는 것이 귀찮기도 하면서

왜 남편의 생일만 그렇게 챙기나

내 생일은?

하는 생각이 들었었다.

처음에는 좁은 소견에 입도 튀어 나왔었다.

 

그러나 지내면서 보니,

내생일도 차리기만 하면 안 오실분들이 아니었다.

그러나 그것은 내가 힘들어서 두손 두발을 들어야  할 일이었다.

그 대신 형님들과 시내에서 만나서

좋은 식당에서 맛있는 것을 사 먹고 영화를 보던가

아니면 다른 재미있는 것을 하는  것으로 대신하였었다.

 

그러면서도 새해면 어차피 모일텐데

가끔은 그냥 두 부부가 오붓하게 외식을 하던가

아니면 여행이라도 하루 갔다 오면 어떨까 하는 생각을 하였었다.

그러나 시댁의 분위기상

그것은 주변 식구들을 꽤나 실망을 시키는 일이었다.

당신의 귀한 아들이 며느리에게 대접을 잘 받아야 한다고

생각하시는 시부모님은 물론이요,

그런 날이면 잘 차려서

낳아 주신 부모님을 대접해야 한다는 이론을 가지신

우리 큰 형님과

또 그런날이나 동생집에 가보지 언제 가냐고 생각하시는 아주버님...

 

안차린다는 것은 생각도 못할 일이라서

어차피 차릴 것 즐겁게 해야

나도 즐겁고 다른 사람도 즐거운 것이라고

마음을 가다듬고 나니 크게 힘들 것도 없었다.

생일 일주일 전부터

집안 어른들께 전화를 하여서 언제 와 주십사 청하고,

메뉴를 짜고, 시장보고, 청소하고, 음식 차리고....

그러면서 핑계김에 남편의 다른 친구들도 청하기도 하여

북적북적한 생일을 해마다 차리고는 했었다.

 

그런데 막상 이곳에 와서는 양력으로 12월 29일에 하고 있다.

그러나 그 생일이라는 것이 너무도 조촐하다 못해

초라한 생일이 되고  왠지 더 쓸쓸한 날이 되고 있어서

이제는 아예 생일이라는 생각도 하기가  싫어지고 있었다.

외식도 하기 어려울 때 해야 맛이지 이거야 원~~

청할 사람이 없어서 하는 외식은 안하는 것만 못하다.

 

그리하여 몇년전부터는,

그 날이면 남편은 회사에 휴가를 내어 식구들하고 외출을 하던지

아니면 근처의 (최소한 두 세시간) 후배나 지인등을 찾아 간다.

가서  생일이라는 말도 하지 않고

밥을 사주고 이야기를 하며 놀다가 온다.

 때도 딱 맞춰서 연말이니까

그 사람들은 그냥 연말이라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