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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끼리도 말 못하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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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족 강아지 자로


BY 27kaksi 2007-01-08

모든 주부가 그렇겠지만,

조그만 새장에 비유 할 만하게 나의 생활 범위는 작기만 하다.

모든 일들이 다섯명의 가족 안에서 이루어 지고 하루의 일과도

또한 그렇다.

주일에 교회에 가는 일을 제외 하고는 거의 난 새장에서 생활하는

새와 닮아 있다.

그 작은 우리에서 재잘대고 먹고 마시고, 울고 웃는다.

작은 원 안에 남편과 둘이 있고, 그 다음 원안에  애완견 자로가

있다.

그것은 아이들 보다 자로가 귀중 해서가 아니고, 다 자란 아이들이

자기들 시간으로 바쁜 탓에 우리 부부와 자연스럽게 거리가

생기면서, 요즘 우린 강아지 자로 에게 퍽 애정을 가지고 지낸다.

목욕시키고, 털 빗겨주고, 밤엔 으례 같은 침대에서 자고...

안방 침대는 오래 전부터 셋이서 사용하게 되어져 버렸다.

내 뒤를 졸졸 따라 다니고, 우리가 뭘 먹을라치면 턱을 치받치고

앉아 애걸하는 표정을 지워서 부스러기를 얻어 먹는다.

빤히 바라 보는 눈을 보고 있으면 얼마나 이쁜지.....

난 하루에도 몇번씩,

너무 귀엽고 사랑스러워서 녀석을 안아 주곤 한다.

물론 세아이들도 녀석에게 모두 애정을 가지고 있다.

큰아인 원래가 동물을 좋아 하는데다 자로를 집에 사온 장본인

이어서 각별한 애정을 가지고 있고, 둘째는 또 친구 같이 지낸다.

놀리면서 밥 먹이고, 장난감 사주고 이뻐하고...

아들도 서로 특별한 애정표시를 하면서  제일 가까운듯 지낸다.

그러고 보면 좀 둔한 것 같아도 아주 약은 놈이다.

가족 모두에게 처세를 잘해서 모두의 애정을 받고 있으니....ㅋㅋ

그런데 오늘 작은 사건이 있었다.

종일 교회에서 지내다, 가까운 분들과 저녁 먹고, 수다가  포함된

차까지  마시고 집에 왔다.

정신없이 짖어대며 반가워 하는 자로를  보자, 난 종일 혼자 있었던

조그만 녀석에게 측은지심이 발동을 했고, 그래서,

간식도 주고, 껌도 주었다. -원래 먹는걸 좋아 하는 게 귀여워서

난 간식에 후한 편이다-

그때 까지는 강아지도 나도 분위기가 좋았다. 헌데, 둘째가 집에

들어 오면서 다시 짖어대던 녀석이 갑자기 이상스럽게 온몸을 

비틀며  나뒹구는게 아닌가!

아마도 먹다만 껌이 목에 걸린 것 같았다.

너무 당황해서 그녀석을  안아 들자 몸이 뻣뻣하게 굳은듯 했다.

상태가 좀 심했다.

\"어떻게! 어떻게!\"

녀석을 거꾸로 들고 뚜드리고, 흔들고.....

\"자로야!  뱉어 뱉어!\"

아빠와 둘째는 발을 동동 구르고 나는 그녀석을 부둥켜 안고 미치는

 줄 알았다. 잠시 후에 정말 다행스럽게 숨을 색색 쉬었다.

차츰 정상으로 돌아 오면서, 소파에다  토하더니 금방 멀쩡 해졌다.

시간이 길진 않았지만 그동안을 어떻게 표현을 할 수 있을까?

발을 동동 거리며 눈물을 글썽이던 딸이 말했다.

\"엄마, 나 자로가 죽는줄 알았어! 정말 다행이야 괜찮아서....\"

이제 녀석은, 우리 가족의 한 구성원으로,

절대로 없어서는 않되는 존재가 되어 있다는게 실감이 났다.

예전에 폐렴으로 죽었던 이쁜이 -처음 강아지- 를 떠올리며 가족이더 놀랐던 것 같다.

온 집을 발발 거리고 돌아 다니는 녀석을 보며 온 가족이 놀란 가슴을 한참이나 쓸어 내렸다.

지금은,

너무 놀라서 가족이 모두 얼이 빠졌는데, 녀석은 옆에서 또아리를

틀고 귀여운 모습으로 잠이 들었다.

우리 가족에게 자로는 관심의 대상이고 사랑의 목표물이다.

하루에도 몇번씩 영역표시를 해서 벌서고, 혼나고, 또 날 귀찮게

하고, 털은 볼품 없고 부시시 하지만, 까만 눈이 별처럼 반짝이고 

코가 귀엽고 얼굴이 정말 예쁜 우리집의 귀염둥이 자로가,

건강하게 오래 오래 우리곁에서 살아 주길 다시 한번

바래본다.

우리 가족은 여섯명 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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