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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끼리도 말 못하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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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 집 며느리 팔자펴졌네.


BY 찔레꽃. 2007-01-08

밤에 쉽게 잠들지 못하는 체질인가보다.

어디서 들은말은 있어 대파 뿌리와 대추 몟알을 넣고 달여서 마시면 신경이 안정이 되고 잠이 든다하여 작은 냄비에 앉혀놓고 끊이는동안 기다리고 있자니 옛일이 생각이 난다.

얼마전 동네 아짐매 한 분이 돌아가셨다.

시집와서 밭에가서 만난 아짐매인데 시집온지가 얼마되지를 않던때라 동네 사람 만나는것도 부끄럽고 쑥스러웠다.밭에서 고구마줄을 따고있는데 그 아짐매가 그려셨다 누구네 집 며느리 인가베 ? 수줍음에 고개도 들지못하고 짭게 예~ 라고 대답하는 나를 두고 가시면서 하시는 말씀이 쯔 쯔 혀를 차시며 그 할매밑에 우찌살꼬. 이말은 아직도 잊혀지지않는 말이다.

결혼 식장에서 이곳에 살고 계시는 친척분이 시 어머님을 잘 아셨던 모양인데 친정 어머니 손을 잡고 =아이구 동서야 우짤라꼬  야무친 딸을 저 할마이 밑에 보내노 = 하더란말을 듣고  그때부터 친정 부모님들 걱정은 말할것 없고 나 역시 인내로 견뎌야 했던 시집살이가 시작 된것이다 친정 아버지 말씀이 =야야 호랭이가 지 새끼 잡아 묵는거 움고 젊어 고생은 사서도 한단다.참고 살아라 부모의 그늘이 인왕산밑을 감싼단다=하셨다.

그렇게 내 시집살이가 시작된것이니 내가 좋을게 뭐 있겠는가.얼굴엔 언제나 수심이요 피곤함이니 내 인상이 좋아 보였을리가 있었겠는가 그때에 내게 위로가 있다면 오늘은 무슨일 했냐며 수고했다고 토닥여주는아제의 위로가 견딜수 있는 힘이었다.

밉게 보이는 너미 미운짓 한다고 첯 딸을 낳고도 몟년동안 아이가 없는것 또 한 시부모님께서는 걱정이면서도 미웠으리라 아들손주를 낳아야 하는데 그렇지못하니 그런 세월을 살다가 늣게나마 아들을 낳은것이 나를 편하게 해주었다 언제나 죄인인냥 죄스러운 마음이었는데......

그러다 2 년전 아버님 돌아가시고나니 내 생활에 변화가 있었다.어머님께 월급 봉투도 물려받았고 어머님께서 경로당엘 나가시게되니 낮에는 나혼자 집에 있게되니 어른들 점심 걱정을 안하게 된 것이다 시 아버님 시중을 들지 않아도 되고하니 내 시간이 여유롭다 보니 친구들과 어울리게도 되고 시내에 나가서 옷이라도 한 가지식 사입게 되더라.

동네 도량옆 나무밑에 자리를 펴고 나와 있던 동네 아지매들이 그러는 날보고 하는 말들이 ..

남편 월급 많제 늣게 아들낳제 할매 경로당에 나가제 저 집 며느리 요새 팔자 펴졌네 하더란다.그래서 내가 예 요새 내가 봄날입니더 이 봄날이 언제까지 갈지 모르지만예.했다

그렇다 내 팔자가 달라지긴한것이다. 아버님 계실때 한 끼라도 점심상 차리지 않은적이 있었나 나들이도 마음놓고 할수 없었던것도 사실이다 한데 지금은 어머님의 대단한 시집살이도 끝이 보이지 우리 부부 크게 문제 될것없고 아이들 잘자라주고 하니 내 마음부터가 부자이니

내 모습도 달라 보이는 모양이다 예전 보다 많이 좋아 보인다고 얼굴이 맑아 보인다고 그 비결이 뭐냐고 가끔 오래전 사람들을 만나면 이전에 그 모습보다 월씬 좋아 보이고 이뿌 보인다고 한다 내 모습이 이뿌지 않다는 것은 내가 잘 안다 다만 근심과 걱정이 없어 보이는 모습에서 .평온해 보이는 모습에서 다들 그렇게 느낄 뿐일것이다,

그래서 사람은 환경이 인생을 바꾸기도 하지만 인상도 바뀌게 하는모양이다,

난 요즘 거울을 보면 그래 내 모습이 많이 맑아보이네 하는 생각을 한다 .

우유빛깔 같은 뽀오얀 피부는 아니지만 검다 소리 듣는 피부는 아니기에 아직도 나이에 비해 젊다 소리들으면 기분 좋은 것도 사실이다,그래서 거울을 한번더 보게되고 젊고 이뿌다는 말은 나이를 막론하고 기분 좋은 말임에도 틀림없다 ^&^

이러한것이 내가 저 할매밑에 시집 우찌살꼬 하는 말을 들으면서도 살아온 고생끝이 아닐련지 이 글을 쓰고 있는 동안 파 달여지는 냄새가 코 끝을 자극한다 ,이제 한컵 마시고 잠을 청해 보아야 겠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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