며칠전 새벽이었다.
우리 남편왈
\"그 놈이 누구야 당장대지 못해.\"
피식 웃음이 나왔다.
\"음~ 좋군
아직도 그럴 정열이 있군.\"
그렇게 생각하고는 달콤한 잠에 빠져있었다.
그런데 갑자기 불호령이 떨어졌다.
\"대체 그놈이 누군냔 말여.하며 고함을 질렀다.
옆에서 잠을 자고 있는 우리 막내딸 잠이 깨어 한마디 했다.
\"왜 자다가 싸우는겨 싸울려면 나가싸워.\"
웃음이 나왔다.
조선일보 동아일보 기자
대전일보 충청일보 기자 다 불러 그러면 말해줄께 하고
또 잠을 청했다.
지난밤 잠을 설치기도 했지만 장난기가 발동해서
또 잠을 청한것이다.
은근슬쩍 남편을 바라보니 안절 부절이다.
\"도대체 어떤놈야 ! 어떤 놈이이길래 말을 못해.\"
\"본시 니가 하는짓이 수행해.
맨날 애들만 끼고 도는것도 그렇고
도대체가 당신이 아내야 여자야
당신은 여자도 아니고 아내도 아니란말여.\"
\"쏘리 그건 나도 알아 \"
그리고는 또 잠을 자는척 했다.
\"당신 도대체 맨날 애들만 끼고돌고
어떤놈이길래 말을 못하냔 말야
그날 차에서 내려 넙죽 인사한것도 그렇고
어잿밤 낚지 볶음은 또 뭐야
아무래도 캥기는거 있지...............\"
노발 대발하는 남편을 보면서 얼마나 재미가 있던지
그리고 나를 여자로봐주는 남편이 고마웠다.
그래서 남편을 더 빙글 빙글 놀려먹었다.
그랬더니 더 흥분한 남편은 분노를 참지 못했다.
히히히히...살다보니 이런날도 있군.
얼마전의 일이었다.
새로운 모임에 가입을 했는데 연령차이가 너무심해
내깐에 언니노릇을 하느라고 회원들에게 점심대접을하고 돌아오는데
먼 발치에 남편이 보였다.
클랙션을 빵빵울리자 함께있던 사람들이 일제히 바라보매
남편보다 연배가 훨씬 높은 분이 계셨다.
평상시 잘 알고지내는 터이기에 차에서 싸뿐히 내려 인사를 드리고
애가 학교에서 돌아올 시간이되어서 급히 집으로 돌아왔다.
그리고는 우연히 산 낙지를 사다가 얼큰하게 볶아주었더니
얼마나 맛있게 먹던지 아주 뿌듯했다.
그리고 밥상 머리에 앉아서 남편에게 아까 차에 타고 있던 사람 봤느냐고
물었다.
\"아니~\"하고는 딱 한마디 했다.
\"그래 \"하고 돌아서려는데
\"누군데\"하고 물었다.
그런데 새로 가입한 모임을 설명하자니 한참을 해야겠고 그래서 간단히
\"그냥.\"하고 묻는말고 상관없은 대답을 해버렸다.
그런데 그게 이상하다는 생각이 들었던 모양이다.
차츰 차츰 이생각 저 생각 꿰어보니 수상한점이 있어
추궁을 했더니 정확한 대답을 못하더라는 것이었다.
그런데 거슬려 생각하니
차안에서 머뭇 머뭇하다가 넘죽 나와 인사한것도 수상하고
꽁지가 빠지게 없어진것도 이상하고
그 낙지 볶음은 또 뭐여.
그리고 잠자리 피하는것도 그렇고.........
아뭏튼 수상한것이 한두가지가 아니란다
하긴 .........
남편을 놀려 먹었다.
계속해서 추궁을하는 남편이 얼마나 웃기던지
시치미 뚝 떼고 슬슬 약을 올렸다.
맨날 집에서 방글라데쉬를 하는것에 대한 보상을 받고 싶었다.
키득 키득 재밌다.
내가 어떻게 바람이 나,
누가 나를 여자로 봐주기나 한담.
나쁘지는 않네.
아주 오래전 일이었다.
쓸모있는 여성 이야기를 하면서
나에게 도대체 쓸데가 없다 했다.
힘이 좋아야 식당에 설겆이라도 시키고
인물이 좋아야 팔아먹기라도 하지
성격이라도 좋으면 또 몰라.
도대체 쓸데가 없다 했다.
밖에내다 버려도 아무도 주어가는 놈이 없다 했다.
밖에다 내다 버리려면 돈부처서 버려야 주어간다 했다.
농담 치고는 기분이 더러웠다.
그런데 옆에있는 우리 남편왈
돈부처서 버리면 돈만 떼어간다 했다.
그러더니 나중에는 돈 떼갔다가 이것 저것 덤태기 쓸까봐서 돈도 안떼간다 했다.
앙가픔을 해야지.
그때 나를 그렇게 놀려먹었으렸다.
흥 ~ 오래 오래 속썪어라.
하고는 밤새 놀려먹었다.
결국 새벽역에 너무 심각해져 모든것을 실토한것이다.
후후 기분이 나쁘지는 않네,
다음에 또 기회가 올까 .
그랬으면 좋겠군.
그러면 더 많이 놀려 먹을 테다.
하룻 밤을 설치긴 했지만 앤돌핀이 팍팍돌아 10 년은 더 오래 살것 같다.
별것도 아닌것을 가지고 밤 잠을 못 잤을 남편을 생각하니 웃음이 나왔다.
아침 늦게까지 쫙~ 퍼져 단잠을 자는 남편을 흔들어 깨웠다.
일어나 빨리 일어나
빨리 안일어나면
충청일보 대전일보 기자 다 불러
당신 쫄쫄한거 온 세상에 다 떠벌린다.
마누라 바람나는게 그렇게 무서우냐.
밤새 잠도 못자고 꿍꿍거리고
챙피한줄 알아라 잉~
남편은 이불 밖으로 얼굴을 내밀며
절대 남들한테 소문내지 말라고 사정했다.
하이고 온동네 다 소문내겠다 협박을 했다.
아뭏튼 내 남편이 얼마나 긴 세월을 나와 함께 짜갈 짜갈 싸우며 살아 갈 것인지.
그리고 자다가 싸우는 일이 몇번이나 더 생기려는지.
정말 오랫동안 건전한 싸움을 하면서 행복하게 살았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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