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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끼리도 말 못하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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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의 웃음뒤엔 눈물자욱이 있어요


BY 대원 2006-12-27

몇년만에 만난 우리들

여자 여섯 남자 넷

맛 있는 음식을 먹고 술도 마시고

노래도 부르고

춤도 추었다

 

그 자리에 꼭 있어야 할 사람들의 빈자리

한 사람은 늙그막에 이런저런 사연으로 집에서 쫒겨나

딴  여자랑 살림을 차리고

한 명은 이 세상에 없다

부존재의 안부를 묻지 않으려 오히려 티를 내는 어저씨들

계면쩍어 오지 않으려다  하도 전화가 와서  왔다고 꼭  나를 핑계삼는 그녀들

~괜찮습니다 인생이 다그런거 아입니까?~

한 마디로  엉거주춤 넘어간다

 

같이 참석해 더떠들고 젤 크게 웃고 반가워 하는 저 팀은

하는 사업이 어려워  위장 이혼말이 오가고...

 

두 사람은 화려한 백수는 못되도

집에서 반찬 가볍게 밥이나 먹을정도의 퇴직자

한 사람은  재산공개를 해야하는 고위직 관리다

사는 곳이 다르고 재산의 가치가 다르고...

 

그래도  20여년을 묶은 우리들의 아파트 입주모임은

이제 다 뿔뿔이 흩어져 여자들만  한달에 한번씩 모여

서로의 안부를 듣고 있지만 서로에게 젤 만만한 모임이고 편한 모임이다

먼 친척보다  더  각각의 사정을 알고 있는 우리가

송년회란 이름으로 남편들도 같이 모인거다

서울에 살면서 고향의 사투리로 떠들면 이리 시골스러울수가 없고 

조금씩 곗돈을 모아 애경사도 챙기는 우리들은

남남같지가 않다

 

그런데 둘러보니 모두 늙었다

흰 머리도 아쉬운 대머리 아저씨도 있고

하얀머리를 감추려고  웃음이 날만큼 정말 까만 머리를 한 어저씨도 있고 ㅎㅎ

옻이 올라서 흰머리로 사는 우리 남편도  이마 면적이 얼굴면적만큼 된다 ㅎㅎ

 

~정말 인생은 다 그런걸까?

우린 노래방에서 노래도 부르고 막춤도 췄는데

그런데 웃음뒤엔 자꾸 콧끝이 시큰해지면서  지금은 자리하지 못한

옛사람들이 그립네

한 아저씨는 노래할때마다 목젖을 잡아당기면서

에에  발성연습을   했었지

 

모든것이 체워져도 빈것같은 우리 나이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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