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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끼리도 말 못하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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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고도 넘치나니


BY 바늘 2006-11-27

거리마다 바람결에 떨구어진 노오란 은행잎들이 마치 황금 카펫을 깔은듯하다.

 

가랑비인지 이슬비인지 굵지 않은 빗방울이 아침 출근길 부터 내리더니 어둠이 까맣게

찾아든 저녁 퇴근길에도 마찬가지다.

 

오늘 낮시간 점심에 진동으로 놓아둔 폰이 울려 받아보니 사랑하는 동생이다.

 

하지만 피 한 방울 섞지 않은 동생, 그렇지만 10년 이상 친 동생 못지 않게 나의 곁에서

한결같이 살갑게 군 고마운 이웃 사촌 동생이다.

 

통화 내용인즉

 

언니~~ 김장했어요?

 

저는 지난 주말에 김장했는데 언니 김장 안하셨으면 좀 드릴려구~~

 

어머~~

 

너나 나나 직장 생활 분주하기는 마찬가지인데 언제 김장을 한거니?

 

부지런도 하지~~

 

언니 ~ 퇴근하시고 우리 집 근처에서 만날까요?

 

그래 알았다~

 

너무 고맙구나~~

 

 

눈에 보여지는 김치 한통보다 그 열배 백배의 보이지 않는 정이 고맙고 고마워서

가슴이 뭉클해져 왔다.

 

 

한 포기의 김장도 담그지 않았건만 우리집 냉장고에는 만선의

고깃배처럼 맛깔난 김치가 넘쳐난다.

 

그래서  결코 나는 부자가 아니지만 가난한 자의 슬픔은 저만치로 밀쳐낼 수 있다. 

 

여기 저기서 소담스레  담근 김치를 가져다 주고

아울러 맛이나 있으려는지 오히려 걱정까지 하며 건네어 주니  어디서 이런 복이 있으랴~

 

TV 동물 프로그램에 어미 잃은 새끼 올베미 앞에 주변에 올베미들이 먹이감으로

쥐를 육십마리나 잡아서 가져다 놓았다 한다.

 

부슬 부슬 비내리는 한 주간의 시작 월요일

정 깊은 동생에게 김치 한통을 전해 받고

 

만석군 천석군 부럽지 않은 부자가 된 바늘이랍니다.

 

아~~ 배부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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