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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끼리도 말 못하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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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노


BY 아리 2006-11-24

<타인들 없이 행복할 것인가 아니면 타인과 더불어 행복할 것인가,
혼자 만족할 것인가, 아니면 타인과 공감할 것인가.“
피에르 신부님은 [단순한 기쁨]에서 이렇게 물어주시고.
그 선택이 우리의 삶의 실체를 결정짓고 우리를 만든다”고 일러도 주십니다 >

 

 

\"나 오늘 부터 모노야 ~수업이 끝나고 곧장 도망쳐도 날 이해 해줘 ~\"

\"나는 너의 모노선언을 인정하지도 이해하지도 않겠어 ..

학교 다닐 때 걸핏하면

외쳐대던  모노 선언

친구와 잘 지내다가도 ...

물론 아무 일도 없었는데

나는 습관처럼 갑자기 모노를 선언하곤 했었다

늘 같은 시간에 만나고 같은 전공의 공부를 하는 친구에게

모노를 선언하던 버릇은 절교 선언하고는 좀 다르게

갸륵하고 기특한 혼자의 벽을 만드는 듯한 당당한 고통을 즐기는

이상한 새디즘 비스므레한 것이었다

가끔씩은 끔찍하게 소중했던 혼자라는 시간 ..

때로는 집 가까이 와서 이 소중한 혼자의 길이 아까워

길을 아끼며 걷기 까지 했으니

왕따가 되기보다는 스스로 왕따가 되라는 표현이 더 적합할른지도 모르겠다

 

아줌마가 되어 남는 것이 시간이다

하루를 어떻게 보내야 자알 보냈다고 할 것인가?

그 어느 것에도 구애받지 않고

그 어느 누구에도 혼자된 고통을

비밀스런 왕따를 들키고 싶지 않다

누구와 만나서 신경을 거슬리지않고

적당한 선에서 알맞은 덕담을 나누고

밥을 먹고 차를 마시고 운동을 하고 ....

상대의 감정이 늘 나와 같지는 않을진대

시간을 맞추고 사는 수준을 문화를 맞추어 나간다는 것이

사실 얼마나 어려운 일이런가?

하나의 사물을 보는 관점이나

한 대상에 대한 사랑의 빛깔까지도 너무나 다른 것이 인간일진대

 

어느 날은 밀물처럼 몰려오던 애인같은 친구들도

어느 날은 개미새끼 한마리 보이지 않는다 -(헐 친구를 개미로 표현하다니)

전화를 돌려대는 나의 손가락이 부끄러워 지려고 한다

그나마 요즘엔 그나마 낫다

핸드폰이 있으니 ..바쁘건 바쁘지 아니하건 일단 통화가 가능하다

이 얼마나 신선한 족쇄이런가

 

가을을 느끼기 시작하면서

벌써 여러번 광릉 숲 속엘 다녀왔다

제법 이쁜 색깔을 내던 낙엽들이 모두 오그라지고 말라서 떨어져

스산하고 을씨년스러워졌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 길은 늘 영화를 촬영할 준비를 하는 듯 보인다

봉선사 앞에 너른 논밭에

흰 와이셔츠를 깔끔하게 입었던 허수아비도 그 자취를 감추었고

아침 일찍 내린 서리에 배추잎도 오그라져 버렸다

연못에 있던 연잎들도 모두 서리를 맞았고

길에 뒹구는 늙은 호박도 서리를 맞았다

아침에 내린 서리에 길조차도 살짝 미끄러운 것이

날보러 조심 조심 걷지 않으면 넘어뜨리겠단 자세다

 

< 눈꽃> 이란 드라마에서

김희애는 그의 애인에게 이렇게 표현을 하는데

\'사랑이 식어가는 걸 느끼는 데 행동은 그와 정 반대로 하는 걸 보면 ..

더 서글픈 생각이 든다 ..\'

그 말의 의미가 가슴 속을 파고 들어온다

그 어떤 사랑도

시간 앞에서 무릎을 꿇고 의미를 상실한다

온 우주를 다 받칠 것 같고

죽을 것 같았던 시간도 다 의미는 없다

오직 단 하나 나 만을 사랑하겠다는 수많은 약속도 지켜지지 않았다면 그것은

더욱 의미가 없다

다만 그 순간의 진실이나 사랑을 순간 만끽했다는 것 만으로도 충분히

감사해야만 하는 부분은 아닐까 하는 겸손한 생각을 해야한다는 생각이 든다

사랑을 시작하거나

혹은 사랑을 만들어가는 것은 이미 오래전의 일이지만

새삼스런 사랑이나 사건에 동요되지 못하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나름대로의 우여곡절을 겪으면서

서로를 부양하고 책임져야 한다는 기본원칙을 위배하지 않은 상태의

계약 유지는 상당한 안정감을 준다

언제라도 손을 뻗치기만 하면

본인의 능력이 닿는 한도에서

그는 정신적 물질적 육체적 사랑을 주는데 인색하지는 않았으니까

또한

그렇기때문에 생성되는

이율배반적인 혼자에의 욕구가 끊임없이 분출된 건지도 모른다

아니 보다 솔직히 이야기 하자면

혼자가 훨씬 편하고 좋은 지도 모른다는

화려하고 사치한 생각에 빠져들 때를 즐기기까지 한다

상대방의 얼굴을 보는 것만으로도 행복감을 느끼던

사소하고 가득한 사랑의 느낌으로만 살아갈 수는 없지 않은가

언제고 이별을 준비하고 이별 앞에 유연하고 싶은 준비를 잘하고 싶은 마음이

혼자에의 욕구로 대신하는지도 모른다는 아이러닉한 생각을 해보는 중이다

내가 정작 외로울 때

내가 정작 그 누가 필요하다고 생각될 때

나만을,나를 기다려 줄 사람이 결국에는 없는 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든다

어렵지만 나를 추스려  언제나? 나 혼자 당당히 걸어가고 설 준비를 단단히

하고 있어야 한다는 생각이 나를 더욱 쓸쓸하게 한다

갑자기 이 생각들이 나를 왜이리 우울하게 하던지

그럼에도 불구하고 사실임에 틀림이 없다

손을 놓고 나만을 위해 대기하는 사람은 그 누구도 아니다

이 와중에

신랑은 혼자 출근하기 싫어서

자는 척하는 내 볼을 몇번이고 치면서

\"나 갔다 올게 ...나 갔다 올게 ..\"

하고 반복해서 말을 하는데

맘이 약한 나는 새벽 5시 그를 위해 차에 올랐다

순간 정말로 혼자이고 싶지 않을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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