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이버작가

이슈토론
중국의 이 회사의 요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배너_03
친구끼리도 말 못하는 이야기

조회 : 576

영암으로 띄우는 편지.


BY 오월 2006-11-17

높은 곳에는 눈이 내리고 낮은 곳에선 비가 내립니다.

긴 겨울을 보내야 하는 착잡함에 창가에 커피 한잔을

들고서 콩크리트 바닥으로 작은 분수를 수 없이 만들어

내며 떨어지는 굵은 빗방울을 바라보다 어느새 마음이

영암을 향해 있습니다.

 

제일먼저 너무나 선명하게 떠오르는것이 대문에 한 발을

들여놓고 보이는 커다란 붉은장미 입니다.

제 철을 잊고핀 색바랜 장미가 아닌 어쩜 그리도 붉고

탐스럽던지요.

주인의 가슴을 닮아 붉게핀 장미 고단하게 일과를 마친

주인을향해  반기는 듯 피어있던 붉은 장미 한 송이.

 

이제 감도 다 따버린 빈 감나무엔 잎도 없이 쓸쓸한 가지끝에

까치밥 하나라도 매달려 있는지 모르겠습니다.

생명력 질긴 작은 나홀로 감은 내 어린날 기억으로 보아

아마도 눈을 맞아가며 꽁꽁 얼어서도 또,스스로 녹고 하면서

긴 겨울을 나던 기억이 납니다.

아마 지금도 시린 햇살아래 몇개의 감이 차겁게 달려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합니다.

 

탐이 났지만 익지 않아 살이 오르지 않아 내 손을 피해간 무화가

는 지금쯤은 익었을텐데 눈길이나 한 번 주셨는지요?

저홀로 익고 얼어터져 훌쩍 땅으로 흘러버린것은 아닌지 모르겠습니다.

 

마당에 바닥을 기며 자라던 비단풀에 대해 이야기 하고 싶습니다.

인터넷에 검색을 해 보시면 알겠지만 비단풀은 사람몸에 거의 모든곳에

소용되는 약초입니다.편두통,변비,잇몸질환,위장장애,암 예방 ,체력보강

당뇨 거의 소용 안 되는 곳이 없을만큼 좋은 약초랍니다.

마당에도 있었지만 골목을 나와 산 쪽으로 오르는 길에도 지천이였습니다.

씨가 열리기전에 뜯어 그늘에 말렸다가 그냥 보리차처럼 한 웅큼 넣고

끓여서 다른물 먹지말고 보리차처럼 드십시요.

독소는 전혀없고 좋은 성분만 있다고합니다.

비슷한 수박풀이란 것이 있는데,비단풀은 뜯으면 뜨물이 나고 수박풀은

뜨물이 나오지 않는답니다.

 

몸이 약해 사실 가고싶은곳도 가지 못하고 살아온 제가 왕복14시간의

강행군을 하고도 내가 언제 영암다녀왔어.!!할정도로 건강해 진 이유가

2년 꾸준히 비단풀을 장복한 덕이라고 믿어 의심치 않는답니다.

 

날씨가 추워지니 내 엄마의 고단한 삶과 어우러져 자꾸만 생각이 납니다.

식당이 너무 넓어 썰렁하고 어설퍼 춥지는 않은지 주방은 따뜻한지...

몇번 메시지를 넣어도 소식이 없으니 혼자 생각을 해 봅니다.

그때 먹어본 음식맛으로 보나 두분 심성으로 보나 그곳 인정으로 보나

손님이 들던 모양새로 보나 분명 다른곳에 신경쓰지 못 할 만큼 바쁠것이고

또,그만큼 몸 또한 고단할 것이라고.....

분명 제 생각이 맞을거란 확신이 듭니다.

 

부드럽고 사근사근 솜털같은 사람과 그 깊이를 전혀 알 수 없는 깊이를

가진 가슴을 가진 사람과 그리고 두 사람이 살아갈 수 있도록 방패막이가

되어주는 주위의 환경과 그 모든 모습들이 우리 만난 그날 늦은저녁

집으로 향하는 우리들의 얼굴로 불어주던 부드러운 바람처럼 그렇게

스쳐갑니다.

 

알록달록 나란히 줄서며 기어오르던 담쟁이 넝쿨에도 안부전해 주세요.

그 푸르고 싱싱했던 동백나무에도 안부전해 주세요.

이제는 노란잎이 모두 졌을 은행나무에게도 안부전해 주세요.

커다란 창밖 휘휘 늘어졌던 이름모를 키 큰 나무들에게도 안부전해주시고

정신없이 바쁜중에도 잔잔히 음악이 흐르는 여유로움으로 때로는 휘휘

털고 한번쯤 나설수 있는 여유도 갖으시고 살아가시기를 .....

이제 겨울이 깊을것입니다.

하지만 마음만은 어느해 보다도 따뜻한 겨울을 맞으시기를 간절한

마음으로 바라옵니다. .....( 오월)

 

|||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