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과 도끼가 난무하고 피가 튀기는 살육장면만이 그득한 공포 괴기영화보다는
심리적으로 접근해가는 영화,일명 스릴러물을 좋아하는 편이다.
무서운거는 두 눈을 꼭 가려 절대 보지못하면서도
유독 추리물이나 심리물에 빠지는걸 보면...나두 참...
중학교 1학년때던가...막 컬러 TV가 나왔을때 안방에 있던 흑백TV는 내 차지가 되어
내방 한쪽에 떡 버티고 있었던 때
TV에서 공포영화를 하는데 정말 \'악\'소리 조차 나오지 않을정도로 무서웠다.
지금 생각하면 제목도 내용도 생각나지 않지만
불과 2미터 남짓 떨어져있는 TV를 끄지못해 이불을 뒤집어쓰고 영화가 끝날때까지만
기다렸던 그때가 생각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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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는 아이의 발작적인 증세와 몽유병증세로 시작한다.
\'싸일런트 힐\'을 중얼거리는 아이를 보다못한 엄마는 아이를 데리고
싸일런트 힐을 가게된다.
커다란 화재가 발생해 거의 폐허가 되어버린 마을...
우연히 만난 여자경찰..처음엔 뜬금없이 왠 경찰했지만..나중에 알고보니
이곳에서 납치유괴사건이 있었는데 3일만에 이 여자경찰이 유괴된 소녀를
구해냈다는..그래서 싸일런트 힐에 자주 나타난다는 개연성을 설명해주었다.
갑자기 나타난 사람형상을 피하려다 엄마는 사고를 당하고
정신을 차려보니 아이는 이미 사라진 뒤...
여자경찰은 또다른 유괴사건이라 생각하고 엄마를 미행하다가
기이한 사건에 함께 휘말리게 된다.
어둠이 서서히 밀려오고 싸이렌이 울리기 시작하면
마을사람들은 모두 교회로 몰려든다.
광신도들에 의해 마녀재판은 시작되고,
교회안은 오직 신만을 위한 그리고 신임을 자처하며 맹신을 강요하는
전직 여교사의 광란의 살육장으로 변한다.
아내와 딸을 찾아온 남편은 다른 경찰의 도움으로 싸일런트 힐로 오지만
같은 공간에서 아내와 남편은 서로 찾질 못한다.
서서히 밝혀지는 비밀...
광신도들에 의해 마녀로 몰린 한 소녀..학교에선 집단 따돌림을 당하고
하루하루의 생활이 힘들어갈때 이 소녀의 엄마는 딸을 화형시키자는
제안을 받는다. 엄마는 마지못해 광신도 집단에게 딸을 내어주고,
화형이 시작되는 날..쏟아지는 빗줄기..
소녀는 겨우 목숨만 건진다. 온 몸이 새카맣게 그을린 채..
이때부터 소녀의 핏빛 저주가 시작된 것이다.
신을 사랑하지만 마지막엔 자신이 신임을 자처하는 한 여자의 종말극으로
끝나버린다.
여기엔 두 가지의 모정이 나타난다.
몽유병을 보이며 발작을 하는 딸을 가진 엄마는
아이의 병을 치유하고자 싸일런트 힐을 방문하고
그 안에서 딸을 찾고 딸을 지키고자 온 몸을 던져
무리에 맞선다. 더구나 이 딸은 피한방울 섞이지 않은 입양한 딸이다.
다른 엄마는 제 목숨 부지하기 위해 광신도들에게
자기가 낳은 친딸을 넘겨준다. 그리곤 후회를 하며 서서히 미쳐간다.
영화 초반부 사람형체를 피하려다 사고나는 장면에서 두 엄마가 만나게되는데
그때 \"내 딸을 잃어버렸다\"라는 말로 두 엄마의 아픈 동질감을
함께 표현했다.
아이를 찾은 엄마는 남편에게 전화를 한다.
이제 집으로 간다고 만면에 미소를 띤 엄마는 차를 출발시키고...
그때 요란스럽게 울리는 전화를 받아든 아빠는 받자마자 뚝 끊긴전화를 들곤
망연히 서있기만 한다.
소파에 모로 누운 아빠...그 뒤로 엄마와 딸이 평온한 미소를 지으며
반대편 소파에 앉는다. 기척이 나자 고개를 돌린 아빠눈엔 아무것도
보이지 않는다. 다시 카메라는 앵글을 돌려 모녀의 시선으로 아빠를
바라보는데 모녀에겐 아빠가 보인다.
같은 공간인데도 서로 알아보지도 느끼지도 못하는 가족.
엄마는 딸을 구하기 위해 그만 죽고 만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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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 잔혹하고 문제를 스스로 풀어나가야하는 게임이 원작이라는데
원작에 많이 충실했다고는 한다.
낙태된 태아를 연상시키는 괴물,
남자어른의 발만한 벌레,
머리가 삼각형인 사람형상의 괴물...
공포영화라면 공포영화라 할 수 있지만
모정...의 관점에서 보면 나름 뭔가를 느낄 수 있는 영화는 아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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