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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끼리도 말 못하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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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생님들의 개성대로....


BY 은지~네 2006-11-07

오늘은 학교에 가서 아이들의 선생님과 성적 상담을 하고 왔다.

 

중학교는 학년이 시작되어서 중간 성적이 한번 나오면 하는데,

작년까지는 홈룸티쳐라고 하는 담임교사와 했었다.

그러나 이번에는 좀 바뀌어서

학교에서 교사의 리스트와 시간을 선택할 수 있는

가정 통지서를 보내면 죽 읽어 보고서

성적을 상담 하고 싶어 하는 교사를, 또 상담 하기 좋은 시간을 

순위별로 학부모와 학생이 정하는 것이다.

 

직장생활을 하는 학부모를 위하여 늦은 시간도 가능하다.

일인당  할당 된 시간은 15분이다.

물론 조금의 융통성은 있다.

가정 통신문을 돌려  받은 학교에서는

다시 확정된 시간과 교사의 방 번호를 알리는 통신문을

가정으로 다시 보내면서

상담이 확정이 되는 것이다.

이곳에서는 부부가 아이와 같이 가서

상담을 하는 모습을 많이 본다.

 

물론 상담이 필요하지 않다면 안 하겠다고 하여도 된다.

그러나 학교에서는 왠만하면 하라고 권장을 하는 사항인데

교사들 말에 의하면 안해도 되는 아이들은 와서 하고,

꼭 필요한 아이일수록에 안 한다고 하는데

이것은 어쩌면 이렇게도 한국하고 똑 같은 현상인지 모르겠다.

 

우선 막내의 상담교사를 정하는데

아이의 주장이 수학선생님과 하라고 한다.

솔직히 막내는 성적 상담이 별로 필요 하지는 않지만

그래도 수업태도를 알고 싶어서 아이의 의견을 따랐다.

상담도 나 혼자서 아이만 데리고 갔다.

많이 본 듯한 느낌의 교사가 나를 맞는다.

학부모와 앉아서 이야기 할 자리도 미리 만들어 놓고,

이미 상담을 위한 준비를 많이 한데다가

아이에 대해서 아주 잘 알고 있고

또 전과목의 여태까지 본 모든 시험성적 리스트를

쭉 뽑아 들고 있다.

 

아이가 아주 잘한다면서 아이가 어쩌다가

100점을 받지 못한것에 대해서는

아이에게 왜 틀렸냐고 묻기까지 한다.

아이가 떠들기도 하지만

한번만 주의를 주면 조용히 한다고 하면서

아이에게 대학이야기도 하면서

장래 희망에 대한 이야기등

이런저런 이야기를 많이 하고 왔다.

지난번에 아이가 수업시간에 떠든다고

전화를 한 선생님 이야기까지 다 알고 있다.

선생님과  둘이서 다시는 그 선생님을 화나지 않게 하라고

같이 주의를 주면서 아주 친근한 느낌을 갖고서 돌아 왔다.

 

그런데 우리 둘째는

책을 많이 안 읽는 아이답게

여기서는 국어에 해당하는 영어가 떨어지기에

영어선생님과 상담을 하기로 하였다.

아이의 반대가 있었지만 못 하는 과목일수록

선생님과의 대화가 필요 하다면서

시간도 남편이 같이 갈  수 있는 시간으로 정하였다.

그리고 왠만하면 아이를 위해 에세이를 지도 해 줄 수 있는

tutor (개인지도 교사) 를 구해 달라고 할려고

마음의 준비를 하고서 퇴근한 남편과 같이 갔다.

 

 

이 선생님은 자신의 책상에서 일어 나지도 않는다.

아이더러 학생들의 책상의자를 끌어다가

부모와 앉으라고 한다.

상당히 권위적이다.

막내의 수학선생님과 비슷하거나

조금 더 나이가 드신 것 같은데

손님대접이 시작부터 말이 아니다.ㅎㅎㅎ

 

그제서야 아이의 성적을 컴퓨터로 들여다 보면서

성적이 좋다고 한다.

기준에 따라 좋을 수도 있겠지만

그것은 진도를 따라 가기에 충분할 정도 일 뿐이다.

내 눈에는 이 선생님께서는

성적상담을 위한 준비자세가 안 된  근무태만으로 보이니

내가 까다로운 엄마인가?

 

아이의 작문실력에 대해서도 물어 보니 잘한다네, ~~

우리가 아이에게 물어 보면 숙제가  없다고 하는데

우리 아이의 성적이 걱정이 된다고 하니까 하는 말이

두가지 말을 다 하는데

이정도면 아주 잘하는 것이라 걱정이 없단다.

그리고 자신은 숙제를 잘 안 내준단다.

왜냐하면 숙제가 꼭 필요 한 아이들은 숙제를 안 해오고

중간 이상인 아이들만 잘 해 온단다.

그런데다가 아이들에게는

매일 수학이나 과학등의 숙제가 있기 때문에

자신은 아이들이 쉴 수 있게 숙제를 안 내 준다네. 띠옹~~

 

앞으로 이 아이들이 대학을 갈려면

작문이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할텐데 그것을 아는지...

또 내가 고등학교에 올라 가면 한국의 고문처럼

고전에 대해서 많이 나오기에

아이들이 굉장히 어려워 하기때문에 걱정이라며

튜터가 필요 하지 않겠냐고 하니까

선생님 말씀이 필요 없단다.

결국 튜터를 구해 달라는 부탁은 하지도 못했다.

 

선생님 말씀은 아이가  공부한 것을 정리를 잘 하고

수업시간에 졸지만 않으면 된다고 하네.ㅋㅋㅋ

남편은 정신을 안 차리니까 졸린거라고 아이를 야단을 쳤지만

나는 속으로 생각했다.

수업시간에 졸리게도 생겼구만...

또 하시는 말씀이 아이의 나이에는

밤에 9시간은 자야만 한단다.

아마 운동 때문에 피곤해서

또 점심시간 직후라서 식곤증으로 졸린가 보다고 하면서

자신의 부모님은 자신을 저녁 9시만 되면 자라고 하였단다.

 

다른 과목에 대해서는 한마디도 안 하고

아이의 앨범 특별활동란에 실린

아이의 사진이 참 멋지다면서 스포츠 이야기만 하고 있다.

한국에서 고등학교 입학시험을 치르고

학교를 들어 간 남편이 듣기에는

점점 기가 막힌 소리만 선생님이 하고 있다.

나중에는 남편이 말을 안 하고 있고,

나만 아이에게 음악 듣느라 또 채팅하느라 늦게 자지 말고

일찍 자라고 하면서 상담을 끝냈다.

 

집에 와서 기다리던 막내를 다시 태우고

가까운 식당에서 저녁을 먹으면서

아이들에게 상담하면서 느낀 내용과

이러저러한 이야기를 나누고 집으로 와서 잠자리에 들면서

왠지 웃음이 나오는것을 어쩔수가 없었다.

아마도 이 선생님은 아이들에게

성적 위주의 교육을 시키는 것을 싫어 하시는 분인가 보다.

따라서 이런 성적을 위한 상담을 하는것 자체가

맘에 안들고 단지 성적에 문제가 있는

즉 그분의 기준에 의하면

낙제를 할것 같은 아이만 상담이 필요 하고

다른 아이들은 그저 잘먹고 잘 자고 건강하게 자라면 된다고

생각하시는 분만 같다.

 

그러나 어쩌랴~ 미국도 점점 대학은 가기가 힘들어지고

또 아이들의 성적이 안 좋으면

학교에 대한 정부의 보조금도 삭감 될 뿐만 아니라

학교 자체가 문을 닫을지도 모른다고

위에서 쥐어 짜는 형편인데...

선생님과 서로의 기준이 달라서

서로 다른 소리를 주고 받은 후 오기는 했지만

점점 갈수록 아이들이 경쟁의 사회로 내 몰리는것이

슬프다고 해야 할까? 

아니면 선생님이 너무 아이에게 관심이 없다고 해야 할까?

 

아뭏튼 아이들의 성적 상담을 하는 것에도

각 선생님의 개성이 뚜렷하게 보이는 날이었다.

아이들도 각 선생님의 개성에 따라 맞추기 힘들겠네 하면서도

나중에 사회생활을 하는 준비는 잘 되겠구먼 하면서

또 웃음이 비어져 나오면서...

 

교사는 교사의 개성대로, 부모는 또 부모의 개성대로

아이들을 집에서 학교에서 교육시키겠지 하는 생각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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