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등학교 다닐때던가..
엄마가 장을 봐온 장바구니에선 무언가 꿈틀대고 있었다.
바스락거리는 소리가 영 거슬리는..
궁금증을 참지못하고 슬쩍 열어보는 순간
\"아~악!~\"
내 비명소리에 뛰어나온 아버지..내 모습이 마냥 우스웠나보다.
질겁한 얼굴을 하고 있는 나에게 아버지께선 말씀해주셨다.
\"펄펄 끓는 물에 미꾸라지를 넣으면 어찌될까?\"
\"....\"
\"미꾸라지는 뜨거워서 막 튀어나오겠지?..그럴때 차가운 두부를 함께
넣어주면 미꾸라지는 두부속을 파고 들어간단다. 함께 익는거지.
그걸 썰어서 먹는건데 그게 바로 추어탕의 진국이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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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문기사에\"비젼상실증후군\"이란 말이 눈에 띄었다.
내용을 보니 아버지께서 말씀해주셨던 \"맛있는 추어탕\"과 내용만 비슷했다.
내용인즉,
프랑스에선 개구리 요리를 할때 절대 뜨거운 물을 쓰지 않는단다.
목욕하기 딱 좋은 온도의 남비에 개구리를 넣으면
개구리는 기분좋게 헤엄을 치다가 서서히 익으면서 죽는다는 거다.
아무 비젼없이 스스로 만족하면서 죽어간다는...
우물안 개구리보다 더 나쁜 의미일까?..비젼상실증후군...은?
나름주어진 환경에 적응하면서 안락하고 평온하게 사는 것이라고
볼 수도 있는데 굳이 \"증후군\"이란 말을 써서 세상 사람들을 모두
병자로 만들어가는지 참 알수가 없다.
세상사야 한치 앞도 볼 수 없는데
개구리 입장에서야 자신이 죽을지 살지 어찌 알겠냐마는
왠지 너무 억측을 유추한건 아닌지..그렇다고 이말에 까칠해져서
성토를 하는 나도 억측을 부리는건 아닌지...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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갑자기 실험시간의 그 용감한 개구리가 생각난다.
중고등학교와는 달리 마취하지 않은 실험용 개구리를 코르크판에 묶는다.
말이 묶는거지 시침핀으로 사지를 좍 벌려선 콕 찔러 움직이지 못하게
한 후,배를 Y자로 절개 해선 내장기관을 다시 해부관찰하는 것이었다.
처음엔 비명을 질러대던 여학생들은
나중에 위까지 절개해선 그 내용물까지 일일히 확인하는 잔혹성(?)도
보인다.
그 순간...
\"꺄아~~~~~악!!!!\"
실험실이 난장판이 되었다. 이미 배가 갈린 개구리 중 한마리가
기어코 탈출을 감행한것이다.마취가 안된터라 느슨해진 사지를 뒤틀어
몸을 일으켰을 것이다.껑충거리며 뛰어가는 개구리...이어지는 비명소리
얼마못가 죽을게 뻔한 개구린데,
비젼상실증후군에 비쳐보면 탈출한 개구리는 분명 영웅인데
결과는 마찬가지 아닌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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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결론이야 내가 내리면 그만인것을
어줍잖은 신조어에 가뜩이나 머리 아픈 세상 쓸데없이 머리 쓰지말고
내 가정에 평안하게 행복하게 만족하며 살면 그만인 것이다.
양념으로 약간의 잔소리와 말다툼은 보너스겠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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