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등학교 아이가 수련회를 갔다
수학여행도 빠지고 혼자 집을 떠나 본적이 없는 아이가 집을 떠나 잠자리를 한다
모처럼 만에 남편과 둘이 남았다
밥을 차리고 그리고 말이 없다
둘만의 시간에 비밀스런 이야기라도 했으면 하는 바램은 자꾸 지나치는 시간속에 긴장과 침묵과 그리고 변하지 않는 일상이 자리잡고 달아난다
남편도 나도 둘만의 시간이 어색하다
나는 멀리 떨어진 아이가 걱정되어서 남편이 어렵고 남편은 평소의 내가 어렵다
술을 먹으면 아이만 귀찮게 하는 남편
티브 앞에서 사극에 젖어 말을 잃어 가는 남편
아이가 안생겼을때 남편과 나는 이렇게 어렵지는 않았다
그런데도 늘 먹는 밥처럼 없으면 힘들고 필요하다
남편이 좋은 이유는 아이가 없을 때는 내가 선택하고 나의 독립을 도와 주어서 좋았고 아이가 생긴 뒤로는 아이를 낳아 주어서 좋다
나는 자기 아이를 사랑하는 남자가 좋다
남에게 지나칠 정도로 보여도 자기 아이를 사랑하는 남자가 좋다
아이를 낳은 남자는 유부남이란 이름으로 매도 되지만 진정한 남자는 아이를 낳고 전사가 된다
아내들의 반란이란 남편이 자신에게 못해 주어서 혹은 성격이 안맞아서 성적 만족을 주지 않아서가 아니다
이미 아이를 낳은 것만으로도 여자는 성적인 기쁨도 행복도 들어 있다
문제는 자신의 아이를 사랑해 주고 키우는데 일조하는 것인가이다
아이를 사랑하는 남자는 절대 이혼을 꿈꾸지 않는다
아내를 사랑하지 않아도 그리고 밤의 여왕 대접을 해 주지 않아도 믿음과 신뢰가 배여 있다
그래서 나는 여러번 겪은 남편의 늦은 귀가도 그리고 무능력에 대한 나에 대한 홀대도 감수 했다
자신의 아이만 알아 본다면 병들때나 어려울때나 믿고 사랑할 것이라는 성혼 맹세를 잊지 않기 때문이다
여성의 결혼식은 힘들고 어려운 준비 과정이지만 남자의 결혼식은 굳은 맹세와 경건함이 배여 있다
아이가 독립하면 어떻게 할까?
살림만 하고 육아만 한다는거 참 힘들다
그래도 뭇남성 보다 내남편이 좋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