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이버작가

이슈토론
이 글에서의 40대 직장 여성과 MZ직원과의 싸움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배너_03
친구끼리도 말 못하는 이야기

조회 : 534

친구...그리고 아쉬움


BY 영영 2006-10-31

 오늘 듣자 하니 그제 일요일 날에 인천에서 동창친구의 결혼식이 있었단다.

일찍 결혼해 자식을 일찍 둔 친구가 그새 며느리를 보게 된 모양이다.

 

친구의 혼사에 집이 이렇다는 핑계로 가보지도 못했으니 진작 연락하여

축하전화와 함께 누구에게 축의금이라도 부탁했어야 되는데.. 하는 떨떠름한

마음이 뒤통수를 조금 무겁게 누른다.


사실은, 그간은 정말로 집이 이래서 몇몇 번의 집안 내나 아는 이의 경조사에

나는 없는척하고 일절 참가하지를 못했었다. 동창친구의 부친상은 물론이고

하다못해 친정오라버니의 딸 결혼식에도 경조금만 보냈을 뿐이다.


헌데 이번에는 조금 다르게 어느 누구에게도 친구에게 결혼식이 있다는

연락을 받지를 못했다. 아니 올바르게 말하자면 내가 소식을 거부 한 꼴이

된 셈이다.


우리가 위층으로 올라 온 후 집 전화는 아이들 모닝콜용으로 아랫집에

그냥 두었기 때문에 사실상 요즘은 핸드폰으로만 사용하고 있다.

 

때문에 집으로 걸려오는 연락은 낮엔 아예 받지를 못하고, 사정이

이렇다보니 어떤 땐 핸드폰마저도 받지를 못하고 놓치고 넘길 때가 있다.


하여 어쩌다 부재중 전화를 보고는 모르는 번호면 그냥 통신사나 보험사 등

영업 전화려니 하고 무시하고 넘기기도 하고 어떤 때는 찍힌 번호를 눌러보면

엉뚱한 전화일 때도 있다.

한번은 부재중 전화로 눌러보니 음악 멜로디 소리가 나오더니 안내원이

무어라고 알듯알듯한 이름을 대서 ‘거기가 어디세요?’ 하니 ‘아줌마닷컴’ 이라고

해서 그러냐고 하고 끊었다. 누가 했는지를 모르니.


그런데, 이번에 며느리를 보았다는 친구의 전화는 언젠가부터 모른 척 하고

피하곤 했다. 그 친구는 내게 어떨 땐 한달에 한번 꼴로 어떤 땐 잊을 만하면

한번씩 전화를 해 온다.

하여 지난달에도 지지난달에도 그리고 며칠 전에도 폰에 번호가 뜨는 걸

모른 체 했는데 아마도 아들아이가 장가간다는 기쁜 소식을 알리려던

참이었던 모양이다.


따지고 보면 다들 착한 친구들인데 몇 년 전 호수공원에서 그 일이 있던

그 날의 후로는 서서히 내가 그 친구와의 연락을 피하게 되었다.


이렇게 하는 것을 나는 스스로 당연하다고 생각하는데 어쩌면 나의

편협하고 융통성 없고 깔끔해 터진 성깔 때문인지도 모르지만 아무래도

계속해서 그 친구의 전화를 피할 것 같다.


하지만 이틀이 지난 지금이라도 축하의 메시지와 축의금은 보내야 된다.

마주한다는 건 불편해서 피하지만 옛 친구를 기억하는 속마음은 여전하기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