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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끼리도 말 못하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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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쁜년4.......첫 만남!


BY 주연 2006-10-27

 요식업쪽 일이란게 사람을 잃는 직업이다.

보통 직장생활하는 사람들은 토,일 공휴일에 쉬지만, 우린 그런날이 더 바쁘기 때문에

언감생심 꿈도 못꾼다.

그래서 괜히 심술도 낸다.

화창한 봄이라든지, 가을에 예식이 잡혀있으면, 왜 비도 안오냐고.

그래도 지금 그 벌로 이리 사는가!

^^

나는 당장 눈앞에 보이는 금전적인 유혹에서 벗어나지 못해, 사무직에 종사하지 못하고

다시금 뷔페식당을 알아봤다.

그때 당시 페이는 사무직에 종사하는 경력없는 사람에 비교해서 거의 두배쯤 되었다.

이 뷔페란게 보통 9시30분 출근에 9시30분쯤에 퇴근을 한다.

물론 각각의 뷔페마다 틀리긴 하지만

꼬박 12시간 이상씩은 일을 한다.

평일에.

주말엔 더 일한다.

특히 예식이나, 잔치등이 많이 잡혀있는 주말엔 그야말로 집에선 잠만자는 식이니

시간외수당이나, 주말에 근무해야 하는 요건, 상여금이 없다는 걸로 치자면, 즉 다시말해

연봉으로 따진다면  비슷비슷 했겠지만, 암튼 한달한달 받는 월급으로선 차이가

난다고 본다.

지인의 소개로 오픈할 웨딩홀에 가서 조리부장의 면접을 보고, 다음주부터 출근하기로

되어 있었으나, 아직 공사도 덜 끝났는데 무슨일을 할까 싶어 나는 출근시간보다 한 10 여분

쯤 늦었던것 같다.

귀에는 이어폰을 꽂고, 막 횡당보도를 건너가려고 하는데, 맞은편에 홀 책임자란 남자가

서있었다.

면접 볼때 한번 본적이 있어 고개만 끄떡 이고 파란불을 건너려는데, 그가 부른다.

\" 네?\"

\" 좀 늦었네요, 부장님 먼저 와 계시는데....\"

\" 네, 그럼.\"

늦던 말던 웬 상관이람.

이리 생각하고 근무처로 갔다.

나의 생각대로 별 할일도 없이 얼굴도장만 찍고 다시 집에 왔다.

그때 조리실에서 근무할 사람들은 전부다 50대가 넘은 사람들이었다.

그러니, 내가 그들과 어떻게 융합을 했을 수 있었겠는가.

지금와서 내 감히 장담하건데, 내 24살의 그땐 35살을 산 삶중에서 가장 활짝핀 시기였다.

젊음에 대해서 자신 있고, 당당한.

그렇게 혼자 겉돌고 있는 날 조금쯤은 측은하게 생각했던지

홀 책임자인 그는 가끔 자신이 수하로 부리고 있는 (그때 당시 그애들은 고등학교를 졸업한

20 대를 바라보는 아이들이었으니, 나하고 코드가 비슷하지 않았을까?) 그 아이들과

놀때 날 끼워주려고 하였으나,

그때 난 남자에게 별로 관심이 없었다.

아니, 사실은 내 자존심에 큰 상처가 나있었기 때문이었다.

그 직장에 다니기전 공백기에 나는 사촌언니가 소개시켜준 사람과 소개팅을 했다.

나보단 4살이 많고, 공장을 갖고 있는 그는 그당시 내 눈엔 안정된 사람같이 보였고

인물도 그냥그냥 봐줄만 하니 해서 교제라도 해볼까 생각했는데, 에프터가 없다.

먼저 연락하자니 그렇고, 그렇다고 사촌언니한테 물어볼수도 없고해서 기다리고 있는데도

연락이 없다.

정말로 자존심이 얼마나 상하던지!!!!!

그러던 차에 엄마의 외삼촌의 이웃이라는데, 직업은 회계 공무원이었고, 집안엔 상가건물도

가지고 있는 지금으로선 최고로 쳐주는 신랑감의 조건이었는데, 그럼 뭐하겠는가

그 남자에겐 전혀 관심이 안가는걸.

그 남자 집안에선 마음에 든다고 계속 만나고 싶다 그러는데, 난 한마디로 거절했다.

난 가끔 생각해본다.

만약 그때 그냥 그 사람과 결혼했더라면, 지금쯤 떵떵 거리면서 살고 있을까?

에이, 그렇지만 싫은 사람과 어떻게 살을 맞대고 살 수 있을까?

지금도 도리질을 한다.

이렇게 해서 난 그당시엔 남자에게 관심이 없었다.

 

그렇게 한달쯤 되어 가던 날.

마침 우리는 출근할땐 틀려도 퇴근할땐 차가 막히지 않으므로 같은 버스를 타고 간다.

나는 앞줄에 여전히 이어폰을 꽂고,

뒤에는 그와 그의 수하들이 히히덕거리면서.

뒷줄에 나란히 앉은 그들이 날더러 오라한다.

그렇게 한두마디 나누다 그들과 친해졌고,

그들의 밤의로의 파티에 나를 초대했다.

ㅋㅋㅋ

거창하게 들리는것 같지만, 그당시 순진했던 나로선 정말이지 그런 유흥에  발을 들인건

처음이다.

월급은 월급대로 받고, 손님들에게 기분좋게 비위를 맞춰주고 난 다음 받은 팁이 월급만큼

된다더라.

그렇게 팁을 받는 주말이면, 홍대의 분위기 좋은데 가서 한잔씩들 하는데,

그때 처음 레몬소주라는걸 마셔봤다.

술을 잘 못했던 나로선 달달하니 쉽게 목을 넘길 수 있는 레몬소주는 딱이었다.

희한하게 그냥 소주는 못마시는 내가 레몬소주로는 그네들의 주량과 엇비슷하게 나갔다.

그러다 흥이 나면 나이트에도 가고.

그러다 보니 자연히 집으로의 귀가시간은 늦어지고.

한번도 그런적이 없던 딸의 귀가 시간이 늦어지니, 집에선 걱정이고.

나는 유혹을 이기지 못해 또 늦고.

이 때도 난 그를 남자로 보지 않았다.

그저 돈잘쓰는 물주였다.

그러던 그에게 언제 마음을 주게 된것일까?

지금도 그게 언제였는지 기억이 안난다.

그냥 그냥 그렇게 정이 들었던 것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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