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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끼리도 말 못하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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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쁜년2.......남편을 만날 수밖에 없는 운명의 시작!


BY 주연 2006-10-26

 식품영양과를 졸업한 내게 전공을 살려 영양사로 취업하기란 하늘에 별따기 였다.

학교에 입학하기 전엔 50인이상 식사를 해야되는 곳엔 반드시 영양사가 있어야 됬지만,

졸업할때쯤엔 법규가 완화되어 200 인이상 종사자가 있는 곳에서 영양사가 있어야 된다는

법규로 인해 잘 다니던 영양사들도 하나둘 짤려 나간 판이니, 취업이 잘될리가 있는가.

졸업은 했지, 집안에 손벌리긴 싫었던지라, 전공과는 무관한 건축사무실에도 나가고,

여기저기 다녔지만, 전공이 아니었던지라, 끈기있게 다니질 못했다.

그러던중 이모부의 소개로 어떤 부페에 소개를 받았다.

부페에 무슨 영양사가 필요하랴 싶었지만, 나는 어깨에 힘을 주고 출근을 했다.

그.러.나

나를 기다리고 있는건 그네들의 밥을 해주고 가정집에서는 상상도 못할 큰 씽크대에 담긴

접시들을 닦는 일이었다.

처음엔 몰랐다.

주방장님의 배려로 처음엔 수월한 일들을 해나갔다.

그러던 어느날 아주머니들이 나를 부르더니, 원래는 밥을 해야 한다는 것이었다.

참으로 기가막혔다.

모르는 사람들은 그렇게들 말한다.

식영과(식품영양과의 줄임말) 나오면 음식도 잘하겠네 라고,

하지만 우리가 배우는 과목은 주로 화학이다.

생화학,미생물학,영양학,생리학,등등.

아, 일주일에 한번 조리시간이 있긴 있었다.

졸업하기전에 조리사자격증까지 따면 취업에 수월할 것이라며, 자격증을 따라고 일주일에

한번 조리시험에 나오는 문제들만 골라서 실습을 했다.

그 조리사시험에 나오는문제가 뭐냐하면

벌써 15년전 일이니까 지금쯤은 많이 바꼈을 거라 여겨지지만, 그때 당시엔

육원전(일명 동그랑땡), 두부젖국찌개, 호박선,미나리강회,......

아, 기억이 가물가물 하다.

아무튼 나와 남편이 만나게 될 운명의 시작이었던 셈이었다.

결국 적응이 안된 나는 그만두게 되었고, 부장님의 소개로 신촌에 있는 레스토랑에

들어가게 되었다.

그 레스토랑의 주인은 이대미술교수로 계시고, 책도 출판한적이 있는 그런분이셨다.

하지만, 그 주인은 레스토랑경영엔 전혀 관심이 없으셨다.

자신의 직원이 누군지도 모르는.

나는 이제 영양사라는 불필요한 이름은 떼냈다.

그저, 한낱 설겆이나 하고, 잡일이나 하는 시다바리(?)였던 것이다.

그러나 그것도 조리부장이 나를 자신의 첫사랑가 닮았느니 어쩌니, 집적대는 바람에

오래가진 못했다.

참으로 나의 의지와는 상관없이 직장을 그만두고, 그만두고 떠돌이 신세가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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