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흔이 훌쩍 넘어서야 돌아가신 친정아버지가 그리운건 무엇일까요?
너무 무능력하고.당신 몸에 좋은것은 다 구해서 드셨던 아버지.
하루는 학교에서 집에 오니 부엌에서 후라이펜에 엄마가 무엇인가 볶고계셨다.
그것은 오래된 짚에서 산다는 토실토실한 굼벵이였다. 시골까지 가서 구해오신것이다.
그뒤로 난 그후라이펜에서 만들어진 요리는 먹질않았다.
그런 모습의 아버지가 원망도 스러웠었는데......
시조를 한번 읊으면 반나절이고. 한자옥편을 꺼내들고 늘 공부하셨던 모습.
눈이 어두워서 안보이니까 저더러 한자를 가리키면서 써보래서 그림을 그렸더니
웃으시면서 너 ...한자 잘 쓰는구나 ! ........
그리고 사주팔자도 잘 보셔서 1년에 한번은 동네 사람들께 봐주고 ..근처 공원에가서 조그만
돗자리 하나깔고 사주팔자 봐주면서 용돈은 쓰셨던것 같다.
학교다니면서 아버지께 돈이란걸 받아보지도 않았고 주는걸 보지도 못했다.
늘 엄마가 행상하면서 우리 6남매를 키워오셨다.
그래서 엄마를 생각하면 애틋하고 아버진 마음 한켠에 안계셔도 무방하신 분이였다.
젊었을때 잘생기신 덕분에 엄마 마음고생 무척시키셧던 탓에 푸대접을 받으셨고.그런
두 분의 모습을 보면서 당연하다 생각했다.
생활이 어려운 관계로 큰방 한칸을 아버지가 주무실만큼 만한 공간에 문을달고 살았는데
그날 저녁은 다들 자는데 엄마하고 뭐가 그리 재밌던지 얼굴을 맞대고 속삭이면서 키득키득
웃고 있는데 별안간 문 건너편에서
조용히해라......
어쩌고 저쩌고 키득키득......
조용히 좀 해라......
어쩌고 저쩌고 키득키득
조용히 하라니까....
얘야 저러다 너희 아버지 튀쳐 나오시겠다....
알았어 카득키득....
갑자기 마루로 나가시더니(그시절엔 불을 지펴서 밥을해서 마루밑에 장작을 쌓아놨다)
뭘 들고 들어오셨다..엄마와 난 얼른 이불을 얼굴까지 덮고 자는척하는데
괭과리 같은 것을 치면서 시조를 읊으시면서 누가 이기나 해보자 하실길래 빼꼼히 내다보니 한손에 장작을
앞에 놓여있는건 양철로 만든 세숫대야였다..장단을 맞추시면서 시조를 읊으셖다.
그뒤론 엄마와 난 속삭이면서 웃어대는일은 없었다.
그때 셍각하면 이야기도 못하게하나 생각했는데 그런 아버지의 모습들이 그립습니다.
아버지 ! 지금 살아 계신다면 무릎에 장단을 맞추면서 시조를 읖으실때 춤이라도
추어 드릴텐데 ....그러면 분명 아버진 어설프게 어깨를 실룩했을 뿐인데도
너...참 잘 추는구나 하실텐데......
요번 추석에 산소에 다녀왔습니다. 우리 아버진 꽃을 싫어하셨는데 묘에 할미꽃이 피어있더라구요.
아이고 아버지 집에 꽃피었네 ....얼른 뽑아버렸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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