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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등학생의 뇌진탕 책임은 누구에게 있다고 생각하시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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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끼리도 말 못하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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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가 서쪽에서 뜨겠다.


BY 올리비아송 2006-09-22

\"얘, 너 요즘 왜그리 바쁘니 집에 전화해도 없고말야..바람따라
이리 휘청 저리 휘청 거리면서 다니는거 아냐?\"
\"어허...나를 어찌보고 그런 말을....어흠...\"
\"그럼 뭐 좋은일이라도 있는 거니?\"
\"있고 말고...\"
\"얘 뜸들이지 말고 말좀 해봐라..승질급한 나 숨 넘어가면 말 할려고 그러니?\"
\".... 사실 말야..... 내가 운동을 시작했거든..\"
\"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
\"너두 우습지 그치? 내가 운동을 다 하다니 말야..꼼지락 거리는거 누구보다도 싫어하는 아줌만데 말야..\"
\"해가 서쪽에서 떴나보다...\"
 
 
 
 
아주 큼맘을 먹었다.
그런 큰맘을 먹기까지는 무려 사십이년이란 세월이 흘러가고 말았다.
운동을 하고나면 지칠것이 뻔하고 그러면 집안일도 못하고 드러누워 있음 
일거리는 쌓여갈테고..아이들도 엉망으로 꼬질꼬질 해질테고
남편또한 나보고 매일 골골한다고 할테고..
그러느니 그냥 우아하게 쉼쉬기 운동만 하고 내 힘에 부치는 일만 살살해가면서
살지모...
그러면서 나의 게으름은 하늘을 뚫고 뚫어 하느님 수염까지 건드리는 오만방자함에까지 도달을 하고야 말았다.
 
 
 
 
 
골프를 해봐라 헬스를 해보라 수영을 해봐라...
음...다 싫거든..나 맥주병이고 골프는 돈엄떠서 몬하고 헬스는 그 무시무시한 차가운 기구들이 나의 우아함(?)과는 전혀 거리가 멀어보이거든..그러니 그냥 난 숨쉬기 운동만 할꺼야
운동 예찬론자들이 매번 내 앞에서 무릎을 꿇고 사라지는 비운을 감당해야 했다.
봄부터 살살 시작한 등산으로 조금은 운동에 대한 즐거움과 상쾌함을 맞보긴 했지만 본격적으로 건강을 위해서 해야한다는 마음에서는 계속  소극적이었다.
 
 
 
 
아버지가 쓰러지시고 결국은 젊은시절부터 운동을 전혀 안하셨다는 결론이 내려지면서 아버지의 딸도 아버지와 똑같습니다...라고 속으로 외치고는
그 다음날부터 집앞 헬스장에 등록을 해 버렸다.
자~~~이제부터 시작이야
난 날씬해지려고 운동을 하는게 아니고 근력을 키우고 힘을 키우다 보면 아파도 전 보다는 하루 덜 아플 것이고 넘어져도 지난번 보다는 한번 덜 넘어질 것을 기대하면서 운동을 시작하는거야
차갑게만 느껴졌던 저 육중한 기구들.... 이제 서서히 나와 한몸이 되어야 할 운명들이지...
잘 부탁해~~~
 
 
 
 
남편이 갔다주는 한달 생활비에서는 도저히 운동을 할 비용을 빼낼 수 없거든 그래서 운동을 못해..학원비 대느라고도 빠듯하고....여기저기 쓸것이 얼마나 많은데...라고 그동안 얼버무리면서 게으름증을 나름대로 위장해 갔었다.
그런데 가만 생각해보니 그것은 위험 천만한 나만의 생각 오류였던 것이다.
나중에 내가 아프면...이라고 반문을 해봤다.
남편이 생활비 걱정에 운동을 못해서 병이 났으니 정말 당신 기특하고 알뜰한 사람이야..라고 말해주면 천만 다행이지만 백이면 백 그런 사람이 이지구상에 있을까?
엄마는 나를 잘난 아이로 키우시느라 엄마 건강 지키는것에 소홀하셔서 병이 나셨으니 엄마는 천사예요..라고 칭찬을 해줄것인가.
 
 
 
 
아차 싶은 생각이 순간 뇌리를 아프게 때리고 지나친다.
조금이라도 건강하고 조금이라도 어릴때 운동을 시작해야 함이 옳은 생각인거 같다.  지금 시작해도 과히 늦지 않은 나의 삶
그래서 과감히 운동을 시작했다.
그래.... 오늘도 나는 밀려오는 고독과 차가운 기구들과 한몸이 되어 근력키우기 운동에 전념을 하고 왔다.
난 아무리 해도 땀이 안나더라구..했던 내 몸에서도 힘겹게 힙겹게 땀이 송글송글 맺혀 나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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