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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혼 소송을 하고 있는 중 배우자의 동의 없이 시험관 시술로 아이를 임신하는 것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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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끼리도 말 못하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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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향 (악연.1)


BY 영영 2006-09-18


그동안 아침마둑 아무리 푸짐한 똥오줌 잔치가 빈번하게 벌어졌더래도 
일단 나갈 사람들을  내 보내고 난 후에야  혼자서 지지고 볶아가며 처리해왔다. 
왜냐고 굳이 이유를 말하라면 
늙고 바싹 오그라는 드셨어도 결코 가볍지만은 않은 
노인을 혼자서 추슬러가며 이리저리 씻기고 감당 할 일이 
막막하건 사실이지만 ,
결코 남편으로서의 존경스러움이나 어떤 애정이 남아 있는게 아닌, 
어쩌면 애정보다는 야속함과 갈등이 더 많은 이 남자의 손에
처덕처덕 늙은 노모의 똥까지 묻히는 걸 본다면 
연민인지 뭔지 가슴 한켠에 알싸한 맘이 들것 같기도 했고  
왠지 내 자신이 더 초라해 질 것 같아서였다.

애들 또한
그토록 당신의 백그라운드로 극진하고 애잔하게 예우했던  
딸들과 사위 당신의 온갖 정성으로 키워냈던 
장성한 외손자들에도 
정작 죽음을 코앞에 둔 시점에와선 단 한치의 대접을 못 받는 노인인데
장장 26년간을 
오로지 당신의 입담화의 주인공에 불과했던  
며느리, 나 한 사람으로도 부족해서  내 자식들에게까지 
온 식구가 매달려서 똥칠을 감당을 해야 된다는건 
결고 정당한 교육도 될 수 없고 나 또한 원치 않기에  
나는 아무리 괴로워도 
똥이 덕지덕지 묻힌 시어머니의 뻔뻔한 손을 
벅벅 걸래로 닦아내는 일은,
구린내가 없어질 때까지 코 대고 냄새 맡아가면서 
비누로 닦고닥고 하는 일은, 
손톱 새에 진흙처럼 새카맣게 낀 똥 가루를 호호 불어가면서 
요지로 살갑게 긁어내는 일은 
어떻게든 나 혼자 희생하는걸로 끝내야 된다.


이틀전 아침에는 다시 남편에게 미루고 싶어졌다. 
광란의 날 밤에 이어서 두번째이다. 
새벽에 뒤를 갈기위해 들어가 니 이미 어머니의 온 몸과
옷에 똥칠이 되 있었다.
그날따라 꾀도 나고 해서 늦게 나간다던
남편과 함께 치울 맘으로 그대로 놔 둔채 문을 닫고 나왔다. 
냄새가 온 집안에 퍼질까봐..

삼십여분후 새벽같이 아래층에 내려갔던 남편이 올라왔걸래
\"미안한데 바쁘지 않으면 나 좀 도와 주지요..\" 하니 남편이 방문을 떡 열고 들어갔다.
그런데 그때 마침 어머닌 개똥같은 똥 덩어릴 하나  들고선 
막 장농 쪽에다 냅따 던지려는 폼을 한껏 잡고 계신중이었다.
냄따 똥 스트라이크를 날리려던 장면을 아들에게 딱  걸리신거다.
아무리 부모라지만 기막힐 일 아니겠는가..

이미 출근하고 집에 없을 줄 알았던 아들이 느닷 없이 나타나서 눈을 부릅뜨니 
노인양반은 당황해서 머쓱 하시더니.. 금새 치매인 척 너스레를 떠신다.
실상은 며느리가 아까전에 똥 범벅을 보고서도 치우질 않고 딴 일을 하는 바람에
심술이 발동해 일거리를 더 벌려노실 심산이라는걸 아는데,,

남편에게 미루려고 보란듯이 놔두었더니 
삼십분동안에 더 여기저기 많이도 해 노셨다. 
전날에 싹 갈아입힌 칠부내의에 이부자리에 침대 난간까지 
골구로 덕지덕지,, 방바닥까지 똥 잔해들이 엉망으로 흩어져 있다.


어저녁에 
금초한다고 새벽같이 내려갔던 남편은 밤 11시가 다 되도록 연락도 없다.
천안이니 그리 멀지도 않은곳이니 저녁시간엔 올 련 하고
밥 해놓고 기다려도 금초는 끝냈는지 집에는 얼만큼 다와 가는지
아무런 연락이 없다.
허긴 집에 다 와가면 밥상빨리 채려놓으라고
어련 알아서 전화를 할테지만
아무런 연락이 없으니 아직 그곳에 남아 있는거겠지만
그래도 집에 있는 사람에게 전화 한통은 해 줄만 하지 않는가..
나가기만 하면 집과 가족은 까 먹는 당신,,,
언제쯤 도착하나 헨폰을 하고파도 혹시 사촌형님들께
결례가 될까봐 못하겠다.
금초하러 간 신랑  빨리 오라고 재촉하나 할까봐서..

11시가 넘어서 올라오다 무슨 사고라도 난건 아닌가
걱정되서 하는수 없이 전화하니
태연한 목소리의 남편은 금초 끝내고 술한잔 하는 중인데 
자고 내일이나 올라올거란다..
뒤 늦게라도 전화 안해 봤으면 꼬박 날밤을 새울뻔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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