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년 전의 일이다
산을 너머 가며는 대구와 만나는 깊은 산골
천년 묵은 절도 있고
폭포수도 있는 곳
심심 산골에 천수답 농사를 짓던
그 곳에서 사과를 재배 하시는 일가가 있어
시어머님은 일을 돌보아 주시고 흠이 난 사과 한 상자를 갖다 놓으셨다
며늘이와 손자들이 추석에 돌아가는 길에 가지고 가서
넷이나 되는 손녀를 먹이시라는 후덕한 마음 이셨다
그러나 그 때는 흠이난 것을 한번도 아이들에게도 먹이지 않았던 터라
얼마니 당황 하고 섭섭 했는지 모른다
차라리 돈을 주고 한상자 사가라고 하시지 하는 마음도 못내
꾸욱 참았던 시절이 있었다
그러고 결국 아무말도 못하고 차 뒷 드링크에 얹어 가지고 왔다
그런 것은 버리는 줄로만 알았던 철 모르던 시절
맛은 그게 아니었다
상처를 파내고 깎아놓으니 얼마나 싱싱하고 달콤한 꿀맛이었는지 모른다
속에는 꿀의 샘이 다 있었다 신기 하게도.....
그것은 사과를 질 좋은 땅에다 처음으로 재배 한데다가
성한것은 대구에서 최고로 비싼 가격에 다 가져 간다고 하였으니
성한 것을 사주시기도 무리셨던게 아닐까 생각 해본다
지금 그 때의 사과 맛은 아직도 느껴 보지 못했다
아이들도 모이면 지금은 시어머님께서 타계하시고 없으시지만
그런 얘기들을 하곤 한다
괞스리 썩은 사과를 주시는 줄 알고 섭섭해 했던 생각을
이제사 못난 며눌이 반성 하고 있습니다
고된 농사일의 댓가로 받으신 값진 선물을 말입니다
사과들이 시장에 주욱 깔려 있는 요즈음
어머님 생각에 문득 그리워 해 봅니다
후덕 하시고 늘 편안히 부족한 며눌에게 탓 한번 하시지 않으시더니
이제는 다시 뵐 수 없는 곳에서 저희들 잘 되게
기도 해 주시고 계시리라 믿습니다
어머님 평안히 영면 하시옵소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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