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꿈)잃어버린 꿈을 찾아서
가만있자 내 꿈이 뭐였더라?
가끔씩 열어보는 메일에서 꿈에 관한 글감의 공모메일은 결혼 후 아이들 키우고 남편 뒷바라지와 살림에 묻혀 지내던 나에게 가던 길을 멈추고 내가 어디로 가고 있는지 무엇을 향해가고 있는지 생각에 잠기게 하는 공원의 벤치가 돼주었다
생각해 보면 학창시절 나는 그리 영악하지도 미래에 도전적이지도 않은 그저 평범함이 제일 좋은 것 이라는 어른들의 말씀을 아무런 거부감 없이 무조건 수용하며 평범을 지향했던 것 같다 미래에 대한 목표도 전략도 전술도 없이 그저 양심적으로 남에게 피해 안 끼치고 살면 족하다는 안이한 생각으로 대학을 가고 직장생활을 하고 결혼을 했다.
아이들이 어렸을 때는 내 시간은 엄두도 낼 수 없었고 누구엄마로 누구아내로 사는 것만으로도 종종 걸음을 치다가 이제 작은아이가 초등학교 고학년이 되고 보니 조금씩 시간도 나고 마흔을 훌쩍 넘어버린 내 나이를 실감하게 되면서 이제야 내 인생을 돌아보니 이젠 너무 늦은 것이 아닌지 조바심도 났다.
그래서 이제부터 나는 어떤 빛깔로 내 인생을 물들일지 인생의 의미에 대해 생각해보는 계기가 되었고 가족의 건강과 아이들 공부가 관심의 모든 것 이었던 내가 주변에서 만나는 노부부와 혹은 홀로 되신 할머니들의 모습이 내일의 나의 모습으로 가깝게 다가오기 시작했고 노년의 내 인생은 어떤 모습이어야 할까에 대한 고민과 함께 나는 지금 새로운 꿈을 꾸고 있다
내 생각을 고집하지 않고 언제나 모든 가능성을 열어두고 언제든 흔쾌히 내가 틀릴 수 있음을 인정하면서 누구와도 대화가 가능한 수용적인 이야기 할머니가 되는 것이다
할머니들은 어린시절 내 할머니께서 그랬던 것처럼 너그럽고 인자하시고 무조건적인 사랑을 주시는 분으로 생각하기 쉽고 대부분 그렇기도 하지만 어떤 부분에 있어서는 살아온 경험에 의한 고정관념으로 인해 당신의 생각만이 절대적으로 옳은 것으로 여겨 쉽게 타협이 되지 않는 고집들을 접할 때가 있다
사소한 일로 다투더라도 체면과 자존심 때문에 끝내 화해하지 못하고 속을 태우시는 귀여운(?) 할머니들을 보면서 사랑의 깊이는 나이와 반드시 비례하지 않음을 깨달으면서 내 중심에서 벗어나지 못하면 함께 살아가는 이들에게 부담스러운 존재가 될 수밖에 없음을 알게 되었다 그래서 누구든 힘들 때 이야기 나누고 싶은 사람으로 기억되고 또 그런 이에게 힘이 되는 말 한마디 건네 줄 수 있는 편안한 할머니가 되고 싶다
그러기 위해 공부도 하고 책도 보고 여기저기 강의도 알아보니 이미 많은 사람들은 스스로의 성장과 수양을 위해 바쁘게 움직이고 있는 터여서 참 놀라웠다
꿈은 젊은이만의 전유물이 아니라 살아 있는 한 우리는 늘 꿈을 꾸며 살아야 함을 절실히 깨달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