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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금지한 나의 블로그


BY 정자 2006-09-03

나의 멜에 한통의 초대장이 날아 들었다.

몇 년전일인데.

 

그 때 나에게 제안을 한 분은

어느 유명한 인터넷 카페운영자라고 했다.

 

어디서 나의글을 보았는지 모르지만

나의 글을 모음집으로 해서 따로 방을 만들어주고

많은 분들이 글을 만날 수 있도록

카페를 개설해서, 아니면 블로그를 만들었으면 좋겠다고

나에게 제안을 해왔다.

 

나는 이 메일을 열 번이나 읽었다.

왜냐하면 나의 글이 누구의 눈 빛에 들어서

마음에 들고 그러인한 영향을 어떻게 끼쳤는지

사실 그게 궁금했다.

 

사실 나는 그 동안 수 백권의 책을 읽었고,

앞으로도 계속 읽어야 할 책이 줄줄히 서있다.

그 동안 미뤄왔던 일이 바로 이글을 쓰는 일이었다. 

 

하기 싫고, 조금만 더 놀고, 그러다보니 불혹이 후딱 넘어가고

언제부턴가 글자 활자가 뭉게지고 앞이 흐렸다 밝았다 하니

이러다 늙어 앞이 컴컴한 늙은이가 되어 버리는 구나 했다.

 

진짜 급해진 것이다. 그 동안 돈만 벌다가 정작 하고 싶은 것은 나중에 죄다 밀어 놓았으니

얼마나 급해졌는지 뭐부터 어디서 부터 서둘러해야 할지 분간을 할 수가 없었다.

 

곰곰히 생각해보고 나에게 한 통의 메일을 보낸 운영자에게 답변을 보냈다.

내가 왜 블로그며, 인터넷카페를 개설하지 않는 이유를 보냈다.

 

그 첫번째 이유가 바로 댓글이었다.

쓰던 안쓰던. 작가가 기고, 아니고 간에 누구나 갖는 자유의지의 표현에 가감이 없는 경계선이다. 이 경계선에 누구의 잣대로 악플이며, 시비를 붙여 서로 흑백을 몰고 가는 것을 보고 난 문화적 이기를 본다.

 

 얼마 전엔 한 카페의 운영자를 고소하여 법정에서 다투는 것을 보고 그 이유가 뭔 가 봤더니

바로 댓글때문이었다. 사소하다 하면 사소한 것이고, 그들 말대로 명예훼손까지 시시비비 가리는 것을 보면 또 문제는 달라지게 되는 것이다.

 

두번째 이유는 조횟수이다.

조횟수라는 것은 많이 읽히냐. 못 읽히냐는 인기가 있냐 없냐의 기준이라는 인식이 되버린 것이다. 설사 적게 읽힌 글이라고 해도 엄연히 그 성격과 글은 존중되어 함은 당연한데도

댓글수와 맞비례할 정도의 조횟수를 가진 글은 솔직히 부담을 엄청 갖는 것이다.

물론 작가가 그런 걸 의도적으로 할 수 있게 쓸 수 있는 역량이라면 나무랄 것은 없지만.

의외로 엉뚱한 방향으로 끌고 나오는 댓글들을 보면 아연해지고, 나중엔 그글을 삭제하고 싶을 정도의 공포감에 시달린다.

 

세번째 이유는 지금은 누구나 글을 사이버상에 올리고 내리고 하는시대이다.

불과 몇 년전엔 이런 상상을 해 보았겠는가?

네티즌이라는 또 다른 국민성을 국가가 상상을 해 봤겠는 지 묻고 싶다.

그 만큼 다양한 생각과 논리들이 여기저기에서 터져 나오며,

그 주류를 이루는 활자화 된 매체가 이젠 공중파를 타고 순식간에 몇 천건에 이르는 속도전을 이젠 우리가 누리고 사는 것이다. 행동 반경 뿐 만  아니라. 생각의 반경도 무한대에 이를 수있는 조건이 지금이다. 그 만큼 다른생각과, 또 다른 생각의 다양함을 누구의 제어없이 만날 수있는 공간이다. 이런 공간에 나만의 의지가 담긴 편견적이 의견이나. 고리타분한 나의 고루한 생각들을 나의 블로그라고, 나의 카페라고 고집스럽게 유지할 나의 능력은 얼마 안가서 오늘 회원 몇 명 늘었어? 몇 천명이니, 몇 만명이니의 물량주의처럼 되버릴 것 같았기 때문이다.

 

 

 이런 일이 벌써 삼년전에 있었는데, 최근 내가 블로그를 만들었다.

거부했던 블로그를 왜 이제야 만들었냐고 의아해 할 일인데. 나의 블로그엔 댓글금지를 했다. 읽어보는 것은 얼마든지, 감상문은 일단 노우다. 이것은 책과 같은 역활이다.

책을 읽으면 따로 독후감을 쓰던지, 아니면 작가에게 직접 편지를 쓰는 것은 본인에게 또 다른 감동을 안겨준다. 무슨 책을 읽었는지 본인의 개인의 기록이 되기도 하며. 나중에 또 다른 방식으로 그 책을 만나도 반가운 것.

 

 

 한가지 아줌마 닷컴에 제안을 한다면 글쓰기창에 댓글 허용과 댓글 금지를 하게 되면 글 읽는 독자들도 .

작가도 편 할 것 같다. 나의 블로그를 겪어 경험을 빌린다면, 조횟수도 댓글도 없는 깔끔한 책같은 표지가 아주 맘에 든다.

 

 나의글은 많이 읽어줄까 아닐까에 전혀 신경이 안가니 나도 글 쓸때 별 부담이 없었다.

대신 내용도 편안하게 나의 논지를 펴 나갈 수있고.

독자는 읽다가 재미없으면 그냥 휙 나가도 흔적이 없다.

 

오늘은 나의 블로그에 발만 무지 이쁜 내 각시를 올려 놓았다.

그동안 나는 게을러서 하지 못한 작업을 사막을 건너는 키 큰 낙타처럼

천천히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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