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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의 이 회사의 요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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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끼리도 말 못하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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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들 알까 두렵지만 ~(영영님의 글을 읽고 )


BY 아리 2006-09-02

영영님의 내생애 최고로 배가 고픈 날이란 글을 읽으며

갑자기 생각나는 일이 있어 두서 없이 적어 봅니다

답글이라고 생각하셔도 좋습니다

 

모든 시댁이 다 그렇지는 않지만

이상한 인습이나 문화가

갓 시집온 새댁이나 며느리를 받아들이기 보다는

더많은 요구와 질책으로 벼랑끝으로 몰고가는 부지기수다

글을 읽으며 어쩜 이리도 다른 사람에 대한 배려라고는 눈씻고

찾아볼 수가 없는지 ...고의적인 행위라고까지 규정짓고 싶은 생각이 들지경이다

 

나또한 형님이 내치신 시어머님을 모시는 가운데

나는 그래도 나름대로 직장엘 나가고

굶주린다던가 하는 특수한 상황은 만나지 못했다

하기는 영영님과 흡사하게

시누이 집이나 시댁과 관련된 집을 방문하면

더러 마지막 남은 작은 양의 밥을 주걱으로 긁어 푼다던가

모자라는 밥을 보충하기 위해 찬밥을 먹는 적이 있었지만

그때마다 적어도 내 남편 만은 그 사실을 직시하고

알아주고 내심 미안하여 다른 측면으로 보상하려는 노력도 없지 않았다는 것을 자인한다

 

단 한분인 홀시어머니와의 밥상에서

며느리는 아무리 돈을 많이 벌어와도

깍두기나 간장 같은 기본 찬 이외의 것을 넘보는 것을 못견뎌 하는

과거의 인습 내지는 요구가 늘 눈에 보였다

 

심지어 ....

재운 김을 가져오라고 하시고는

단 세식구가 밥상에서 밥을 먹는데

남편 앞에는 수북히 쌓아놓고

나에게는 자른 김을 달랑 두장이나 석장 간신히 주시는 정도 ~

물론 그때 남편이 내게 김을 더 주거나 하는 일도 있었지만

그런 일이 있으면

바로 수저를 놓으시고 다른 앙탈이 내게 돌아오는 건 기정 사실일 수 밖에 없다

이런 허접한 일을 경험하고

친정에 낱낱히 고하는 어리석은 일은 없었어도

임신한 연후 단 한번 입덧하는 아내를 위해

사온 딸기를

\"딸기 먹다 집안 망한다 ~\"

하는 차디차고 혹독한 소리와 함께 거실에 패댁이치신 연후에

몇가지 사건이 지나가고

 

어느날 ...

 

나 몰래 ...

내가 출근하고 없는 시간에

친정 큰언니가

음식을 바리 바리 싸서 시어머니를 찾아 오셨다

\"우리  아리가 아무 것도 할 줄 모르고 ..한심하고 답답하셔서

어찌 같이 지내시는 지 몸둘 바를 모르겠습니다 .....\"

비록 서두는 이러했지만 ..

 

 

처음 우리 시어른은 당신의 마음을 알아주는 사둔이 마냥 좋아서

입을 헤벌레 하시며

\"집이는 어쩜 ~ 이리도 이해심이 깊어요 ..나는 우리 며느리 보다 집이가 더 좋우 ~\"

하며 얼굴까지 쓰다듬으며 맞짱을 뜨셨다

허나 핏줄인 우리 언니는 동생이 얻어 먹지도 못하고

비틀거리며 출근을 한다는데 억장이 무너져서

아무도 몰래 비밀특사로 움직인 발걸음이었다

결국 ...

 

\"얘가 누굽니까 구남매의 막내입니다 그것도 쉰둥이 ~ 올케가 다섯이고

언니가 셋입니다 물인들 제 손으로 떠먹었겠습니까 ~ 받쳐주어야 마셨죠 ...

얘는 속옷도 아랫목에 파묻었다 입혔고 좋다는 것만 먹여도 비리비리 말라서

 벌벌 떨었던 아입니다 ~ 이 살림 꾸리면서 출근하고 다니는 것만도 신통 방통 합니다

그렇게 먹을 것 못먹고 ~ 하다간 얘 쓰러집니다 그럼 이 집안 살림 누가 할 수 있어요~\"

 맞짱 뜨면 좋아하시던 우리 어머니

\"그렇겄지요 ..그랬겠지요 \"

하며 반 협박에 놀라 아무 말씀도 못하시더랍니다

물론 아주 아주 예의를 갖추었지만 ...

다시는 먹는 것 가지고는 치사하게 구시지 말아달라는 엄포였겠지요

그날 이후 ~

\"너도 먹어라 ~\"

소리가 쩌렁 쩌렁 들렸답니다

 

영영님 ......................................... 아 답답해

대신 무어든 해주고 싶습니다 ~

어떤 계기가 필요했는데

그런 것도 없이 이 시간까지 오신 영영님이 답답하고 어찌보면 존경스럽기까지 ~

 

물론 지금이라면 그리 대수로운 일이 아닐 수도 있지만

제가 결혼 한 햇수가 23년차 이다 보니

예전에 사둔에게 이런 일을 한다는 거 상상이나 했겠어요

요즘은 너무 목소리들이 커서 문제라지만

나름대로 고비는 잘 넘어 갔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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