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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의 이 회사의 요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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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끼리도 말 못하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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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전화 유감


BY 정자 2006-09-01

저기 여기 몽당골인디? 상추 가져가? 두 박스 해놨어?

난데없이 여름 새벽 다섯시쯤 걸려온 전화에 난 이게 뭔 소리인가

비몽사몽에 어디냐고 묻지도 않고 대답만 네네 한다.

 

날이면 날마다 고추가져가라구 , 애호박 다 따놨으니께 얼른 후딱 달려오라고 하지 않나.

하도 이상해서 난 우리집 전화번호를 확인시켜줘도 거기 농협 아녀~~ 이러시니 .

 

어르신들 잠 아껴가며 일찍 드는 했빛이 선선하니 모두가 자는 새벽은

한낮과 다름이 없다. 시골에선.

 

나중에 알고 보니 우리집 전화와 시골농협전화와 한 끝차이로 번호가 같으니

어르신들 그 차이는 다른집인지, 아닌지 확인은 고사하고 무조건 가져가라고 소리를 질러대시니 난 도통 잠을 잘 수가 없었다. 특히 여름의 새벽잠은 나에겐 달고도 깊은 잠인데.

 

그래서 난 농협에 전화를 했다.

저기요? 거기 전화번호를 바꾸세요? 이거 도통 잠을 잘 수가 없어요?

그렇게 항의를 했더니

농협 직원 왈.

어이구 ..워쩐대유... 노인들은 이 전화번호 하나만 있는 줄 아는디...

 

그러고 보니 차라리 내가 바꾸는 게 훨 낫겠다 싶어 그날로 전화국에 가서 신청했다.

그렇게 한 동안 조용했는데.

벨이 울려 전화받았더니

여기 자장면 둘, 짬뽕 셌..그러면서 주문할 게 많으니께  메뉴 적으란다.

엉겁결에 받은 전화라 난 잘못 걸었습니다.하고 말할렸더니

그 쪽에서 적었냐고 다그친다. 얼결에 주문을 적고 끓었다.

그런데 전화 벨이  또 울린다.

여기가 어디냐면유..신곡리 대추밭이예유~~~ 얼른 싸게 갖고 오세유?

이러고 끊으니 나도 어리버리한 머리로 도대체 대추밭이 어디여...

 

그 후로 또 한통의 전화는 나를 또 기겁하게 만들었다.

아! 김마담? 왜 여직 안 오는 겨?

여기 106호라니께, 지금 맥주도 시야시 해놓았으니께 싸게 싸게 오드라구 잉?

저기요... 그게 아닌디...

아!  뭐혀? 우리사이에 뭐가 부끄럽다고...

 

 이거 전화번호 잘 못 바꿔 중국집에, 다방인 줄 알고  걸린 전화를 받으니 전화통 울리기만 하면 이번엔 또 어디서 주문을 적으라고 할 까 봐, 아니면 어느 여관에 오라고 하면 뭐라고 대답해야 하는지 대답 몰라 전화 안 받았더니, 나중에 친구들이나, 회사에서 길길히 난리다. 왜 전화를 안받나고.

 

그래서 난 과감히 전화를 정리 해버렸다.코드도 빼놓을 것 없이 해지를 해버리고 보증금 이십만원으로 그 당시 피씨에스를 샀는데. 이게 또 나를 헷갈리게 하는거다.

 

처음 이동전화 발신번호표시가 없었다. 전화와 마찬가지로 누구에게 걸려오는 줄 모르고 벨만 울리면 무조건 받아야 하는 것인데, 내 손전화에 장난전화가 이만 저만이 아니었다.

그 당시 보험영업 때문에 명함에 내 전화를 새긴것은 어쩔 수 없으나. 시도 때도 없이 걸려오는 전화는 차라리 농협인 줄 알고 잘 못 걸려 온 전화는 뭐준다고 빨리오라고 하니까 기분이나 좋다고 하지, 이건 기분나쁜 음란성 전화가 전부 태반이었다.

 

더구나 누군인 줄 모르는 정체불명에 그 익명성에 시달리다 보니 그 때 안 것이 이게 다 내이름이 이뻐서 그런 것 같았다. 얼굴보면 폭탄이라고 도망갈 것인데. 전화는 그런 거 모를 거고. 그래서 난 명함도 어떤 홍보물도 만들지 못했다.

 

 그런데 시대가 바뀌니, 이젠 발신번호표시가 너무 친절하다.

이 발신표시가 나를 우울하게 한다.

이젠 문자도 공중파로 날아다니는 시대인데.

그 친구 잘있을까 오랜만에 전화하면 안 받는다.

부재중이라고 멘트가 나올 때 그 쪽 전화에 내 번호가  표시되어 있을텐데.

그 이후로 전화도 오지 않고, 내가 또 전화해도 안 받을 때 그 느낌은 더 서글퍼진다.

 

분명히 내 이름과 전화번호를 보았을 텐데.

받고 안받고는 전화주인의 마음일테고.

별로 중요하지 않거나 , 안 받고 싶은 전화가 될 수도 있겠다 싶어

늘 나에게 부재중이라는 멘트가 들려오는 여자의 친절한 목소리도 웬지 슬프게 들리기도 하는 것이다.

 

 나 또한 상대방에게 그 보다 더한 착신금지를 한적이 있다.

나에게 전화를 한  모든 사람에게 고객의  요구로 전면착신이 정지되었습니다. 하고 안내멘트를 들렸을 텐데. 아마 디게 기분이 나빳을 것이다. 지금은 미안하다. 그들에게.

 

 이랫거나 저랫거나 싫든 좋든 전화는 공기처럼 늘 내옆에  남편보다도 더욱 가깝게 붙어있다. 이 참에 그 옛날 농협전화 비스므레하게 새로 신청을 하면 또 어른신들이 잘못 전화를 하면 그땐 친절하게 안내를 할 것 같다.

 

 농사짓느라 수고하셨습니다아! 제가 농협에 후다닥 전해드리죠!!!!!. 헤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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