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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꿈)고모집 청포도 향기가 그립다.


BY 새우초밥 2006-08-27

 

 

월요일과 화요일 밤 10시면 사람들이 한참 재미있게 보는 미니시리즈가 있다.

충북 영동의 한 포도농가에서 찍었다는 \"포도밭 그 사나이\"

그 미니시리즈를 보면 포도나무에 주렁주렁 달려있는 청포도를 볼 수 있다.

그런데 청포도 화면을 보니까 생각나는 집이 있는데 그 집은 밀양 큰 고모집이다.

 

 7~8년전 고모집에 들어가면서 우연히 현관 옆에서 청포도나무 덩쿨을 발견,

 신기하기에 잠깐 쳐다보았다.

   \"이거 청포도 아니가?\"
   \"맞다.\"
   \"괜찮겠네 현관 바로 앞에 청포도 덩쿨하고 청포도가 있으면
    참 좋은 향기가 나겠다.\"

나의 눈으로 보이는 고모 큰 아들 방 유리창 밖에서 2평정도의 공간을 차지하는
청포도 덩쿨들이 지탱하는 나무와 어울려서 아름답게 붙어있는
작은 청포도들이 나의 눈에 들어왔다.

도시속에서는 좀 처럼 찾아볼 수 없고 학교에서 배우는 국어 교과서 안에서

등장하는 시의 주인공인 청포도다.
그런 청포도라는 시의 주인공이였던 그 청포도를 만난것이 큰 행운이였는지
그 청포도의 향기를 눈속으로 오랜시간 담고 콧속으로 오랜시간동안 잔상으로
간직하고 싶었기에 나의 눈으로 직접 한참동안 바라보고 있었다.

군 입대전,
고모집이 나의 고향 창녕군 옆 밀양군에서도 공기 좋기로 유명하다는 그 동네로
주소 한장없이 무작정 찾아가면서 고모집에 몇번 가보았지만
그때는 그 청포도 덩쿨과 파란색을 보이는 청포도를 발견할 수 없었다.
그러나 어느날 부터인가 보이지 않는 그 청포도 덩쿨과 청포도들의 무리들이
나의 시선을 잡아 끌기 시작하면서 1년에 1~2번 고모집에 가면
난 오랜동안 나를 기다려 온 연인을 만나듯이 오랜시간 나를 애태웠던
소중한 사람을 만나서 악수를 하면서 반갑다는 인사를 하듯이
현관을 들어서기전에 늘 그쪽으로 먼저 눈길을 돌린다.

그러나 여름철이면 한번씩 먹어보는 검은색 포도의 향기와 맛은 늘 먹어왔기에
알고 있지만 늘 갈때마다 고모집에 있는 청포도를 보면서 한번이라도
검은 포도보다 작은 청포도는 따먹고 싶다는 생각을 하지 않았다.
그저 바라보는 그 자체가 좋았을까
어느 영화에 나오는 소중한 열매를 따버리면 없어지는것은 아닌가 싶은
그런 상상도 하지 않았다 그런데 청포도의 맛은 어쩌면 신맛을 보이는
식초향과 비슷하지 않을까 싶다.

맑은 공기를 이른 새벽부터 맡을 수 있는 큰 고모집안 왼쪽 큰 아들 방에서 보면,
넓은 마당을 지나서 대문을 지나갈려면 오른쪽에는 소 마굿간과
한쪽에서 조용히 휴식을 취하는 경운기가 보인다.
대문을 지나가면 정면으로 보이는 쌀을 찧은 낡은 정미소가 눈에 들어온다.
그리고 그 옆으로 보이는 감나무 한 그루가 조용한 시골의 풍경화를 스케치 하듯
그 자리에서 홀로 서 있고 감이 익어가는 계절이 오면 고모는 감을 따는
용기있는 아낙이 되어 감을 따면 내가 사는 부산으로
그리고 사촌들이 사는 수원으로 감과 갖가지 농산물들을 택배로 부친다.

그러나 최근에는 고모집에 가지 않았기에 그 청포도 덩쿨과 청포도들이
잘 있는지 모르겠지만 여전히 맑은 공기를 맡으면서 가끔씩 내리는
시골비를 흡수하면서 잘 자라고 있을것이다.
그러고 보면 청포도라는 시를 쓴 이육사 그분이 살고 계셨던 집 한 모퉁이에
작은 청포도 덩쿨과 청포도들이 자라고 있지 않았을까

오랜만에 고모집에 가고 싶다.
그래서 예전보다 연세가 더드신 사돈 할머니를 뵙고 싶고
그리고 항상 갈때마다 바뀌는 강아지가 또 어떤 강아지로 바꿔였는지
낡은 정미소 옆에서 한가하게 누워있는 소가 잘 있는지 보고
집안으로 들어설때면 나의 관심을 어느때부터 이끌었던
청포도 덩쿨과 청포도들이 잘 있는지 살펴보면서 살짝 한알을 따보면서

맛보고 싶다 얼마나 청포도가 맛이 있는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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