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이버작가

이슈토론
담배에 대한 규정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또한 우리나라도 생겨야 할까요?
배너_03
친구끼리도 말 못하는 이야기

조회 : 375

(꿈)40대말에 꾸는 꿈


BY 성경자 2006-08-24

얼마전부터 나는 꿈을 꾸기 시작했다. 40하고도 7살이 된 지금,

아이가 셋인 늦동이가 초1인 중년의 여인네가 그동안 사는데 급급해 꿈이 무엇이었는지, 꿈이란게 있기나 했었는지 기억도 나지 않는 어느 날,

거리를 걷다가, 동네 야산을 오르다가, 호수공원주위를 빠르게 걷다가......

아메리카를 횡단한 어느 자전거여행자의 이야기를 읽다가......

걸어서 국토종단하는 어떤 여자의 글을 읽는데 갑자기 눈물이 후두둑 떨어졌다. 그 후로 부터다. 이런 꿈을 꾸기 시작한 것이...

우리나라를 발로 정복하는 꿈을 꾸기 시작했다.

배낭에 침낭과 버너와 간단한 생필품을 꾸려서 하염없이 걷는 꿈을 꾼다.

걷다가 걷다가 지치면 쉬고 밤이되면 들판이나 공원에서 침낭을 펴서 별을 보는 잠자리를 꾸리고 배고프면 버너에 라면을 끓이는 하루 하루.

주머니가 바닥나면 그동안 갈고 닦은 설겆이 실력을 아낌없이 발휘하리라. 며칠 일한 삯을 받아 또 다시 떠나는 삶,

하루 하루 걷다보면 내공이 생기겠지. 발바닥에는 굳은 살이 배기고 얼굴은 검게 타서 인디언을 연상하는 구리빛이 될 것이다. 점점 자연을 닮아가는 나를 만나게 되리라.

살도 빠지겠지. 물렁물렁한 허벅지와 뱃살이 단단해 지지 않을까? 이건 보너스다.

아이들과 남편이 보고 싶겠지. 그리움에 눈물도 나올까?

식구들도 나를 그리워 할 것이다. 특히 늦둥이 현호는 마마보이인데....한달,두달,세달이면 웬만한 곳들은 다 돌아볼 수 있을까?

사실 구경이 목적은 아니었다.

그저 걷는 것, 정처없이 가는 것, 그러다 보면 내가 이 세상에 태어난 이유를 알게 될 지도 모른다.

친구들에게 내 꿈을 이야기 한다.

그런데 내 친구들, 그 여행에 자기네도 끼워 달란다. 어- 그게 아닌데?

떠나고 싶은 사람이 나 뿐만은 아니었나보다.

 

 

|||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