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도
요며칠사이 이가 아퍼서 잠도 못자는 남편에게
제발 치과에 좀 가라고 애원하다시피 했다.
인상만 찡그렸다 폈다를 반복하다가
기어이는 화를 내며 혀까지 끌끌 찬다.
자기몸 아픈데 화풀이는 괜히 나한테 하는것 같아서 기분이 영 별로다.
병원가기를 동창회 모임가는것 보다 더 싫어하는 사람인지라
나도 웬만해서는 병원에 가라는 말을 잘 하지 않지만
옆에서 끙끙 앓는것을 보니 괜히 나까지 머리가 아픈것 같아서 견딜수가 없다.
\"이유가 뭔데... 왜 치과 안가는데....\"
화가난 목소리라 내가 들어도 쇠소리가 난다.
이 아프니 머리도 아플거고 귀도 아플거고
더불어 눈두덩이도 실룩실룩 경련이 일어난다고 했다.
더구나 내가 옆에서 쇳소리까지 내니
말안해도 보통때보다 몇배는 더 아팠겠지.
하지만 이런 잔소리를 하지 않으면 도통 병을 낫게할 방법이 없으니
어쩔수 없는 일이긴 하다.
어젯밤에도 한 잠도 못잤는지
얼굴이 푸석푸석하고 한쪽볼은 도톰하게 부어올라있다.
안됐다는 생각이 들다가도
화가 치밀어 오른다.
그제가 내생일이었음에도 불구하고
이 아프다는 핑계로 1년을 기다려온 외식도 못하고
참았는데.....
지금 며칠째 병원도 가지않고 이 아프다고 투덜투덜.....
중얼중얼...... 짜증만 한가득이다.
안그래도 더워 죽겠는데.....더 더워서 미칠지경이다.
제발좀 병원가서 이 뽑아라......
아니면 치료를 받던지... 출근하기전에 족히 열번은 같은 말을 반복중이다.
잔뜩 찡그린 얼굴로
그래도 아침이 되니까 밤보다는 안아프다며
또 말을 돌린다.
병원에 가든지 말든지 그냥 놔둬버릴까
자기 이 아프지 내 이가 아픈가?
하다가도
오늘밤에 또 끙끙거리며
사람잡을걸 생각하니 자연히 잔소리가 터진다.
도대체 치과 안갈라는 이유가 뭔데......
그러자 그렇게 물어도 대답 안하더니 하는말이
돈이 많이 든다며 한숨을 내쉰다.
아니, 돈 드는거 누가 모르나
그렇다고 계속 그러고 있을건가?
그래서 또 물었다.
\"아니, 자기가 의사도 아닌데.... 병원도 안가보고 돈이 많이 드는지 아니면 그냥 이만 뽑아도 되는지 어떻게 아는데.....\"
그러자 척하면 척이란다.
그러면서 나보고 치과도 한번 안가봤냐고 되레 큰소리다.
어이없음.......
이럴때 하는 말이겠지.
일단 가보라고 부추겼다.
그러자 또 입을 닫는다.
내가 더 짜증내며 출근하면서 그 옆 치과에 꼭 가라고
의료보험증까지 주머니에 넣어줬다.
분명 안갈테지...... 뻔해!!!
혼자 중얼거렸다.
저녁에 와서 아프다 하기만 해봐라.
벼르기로 했다.
근데 점심때가 지나서 전화가 왔다.
\"금방 치과갔다왔다.\"
목소리가 많이 밝았다.
의사가 뭐라더냐고 물었다.
충치라 그냥 뽑으면 된다고 해서 안아플때 뽑았단다.
30분만에.........며칠을 괴롭히던 그 충치가 뽑혀져 나갔단다.
진작 병원에 갔으면 좋쟎아 도대체 치과 안간다고 버팅긴 이유가 뭐냐고
웃으며 물었더니 하는말이 기관이다.
돈 많이 들지 걱정이 앞섰고,
사실은 치과에 가기가 너무 무서웠다고 했다.
어른인지 애인지 도무지 알 수 없는 남편의 행동
그렇게 아프면서
치과에 가기 무서워 참고 있었다니 황당하지 않을수가 없다.
그리고 그렇게 안간다고 퉁해 있더니만 이 뽑고 신나서 전화로 보고하기까지....
암튼 오늘 저녁에는 짜증안내고
남편도 끙끙거리지 않고
편안하게 잘 수 있을것 같아 기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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