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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끼리도 말 못하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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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꿈 ) 나의 꿈은 어디에


BY 진주담치 2006-08-18

언제부터 가슴 한켠에서 사막같은 무생명이 커가고 있었다.

열정도 사라지고  환희도 없는,  

물같은 축축함이나  풀잎같은 싱싱함 또한 없는   그런 황무지.

 

퇴색되어버린 생명체.

짙은 회색의 하늘가에 헐벗은 나무들이 떨고 있었다.

 

광란의 계절이 가고있다. 

오늘 불어오는 바람은 제법 선선하다.

 

 계절이 가고    오고,   일년이 가고  십년이 가고,  또 이십년이 가고

 그렇게 시간이 흘러가도

가슴 벅찬 감회를 느낄수없음에 번민을 한다.

 

시계추같이,  일출 일몰과 같이  되풀이 되고만 습성으로 인해

의식은 단조로운 피아노 음같이 거세되어버리고

일상은 작은 걱정들로 점철된 나날이었다.

 

그리고 난 도리없이 한낱 평범한 여자로 전락해버리고 말았다.

 

커피 한잔도 습관으로 마시고  음악도 멜로디만  귀에 담아두고

식사준비도 손에 익숙한채로 열정이나  기쁨없이

동작만 한다.  그저 움직임.

깨어남도 습관이고 잠을 자는것도 습관이다.

신문을 세가지씩이나 읽으면서도  사회의식은 자라지 않는다.

이 의식 또한 황무지에 묻혀 퇴색해가고 있구나.

 

그리고

소비해야할 에너지를 위해  난  산에 오른다.

 

나는  매너리즘에 빠진것이다.

 

미래에 대한 두려움이라도 있었으면  가슴이 콩닥거리기라도 할것인데

이제 그저 받아들이겠다는 넓은 아량 아닌 아량으로

늙은 노파의 밋밋한  젖가슴마냥   난 한없이 쪼그라들었다.

 

아득한 예전에   항상 반짝반짝 빛나던  내 눈과 얼굴색은

태풍이 지나간후의 마을의 모습처럼 빛을 잃었다.

이를 악물고 참아내며 견디던 날들도

화려한 미래의 달콤함을 위해선  아무것도 아니었다.

 

그러나

만족한 돼지보다 불만족한 소크라테스가  되겠노라던  이상(理想)은

그저 이상으로만 그쳐버렸다.

 

다만 한가지 황무지에서 작은 싹이 하나 자랄뿐이다.

나의 꿈이 아닌 우리의 꿈인 싹이.

 

나는 없고 우리만 있다.       

 

그 \"우리\"를 위해  난  나를 곧추세우려 애쓰고 있다.

왜냐면 내가 가장 중요한 지렛대이므로.

지렛대가 없으면 그 \"우리\"라는 나무는 쓰러지므로.

 

지렛대는 자라지 않는다. 그저 받쳐줄 뿐이다. 옆의 나무들이 잘 자라도록.

땅에 묵묵히 처박고 있을뿐이다.   

가슴으로만 고통스럽고 가슴으로만 울 뿐이다.

 

훗날

옆의 나무들이 굵은 열매를 맺었을때

그날 비로소 텅빈 속을 드러내며 스러져가리라.

 

그 열매가 보라색이든지, 아님 빨간색이든지

만족스런 미소를 머금은채 스러져가야 할텐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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