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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복한 도가니탕


BY 매일 2006-08-10

미국 시골인 이곳에서 일본레스토랑을 한지도 일년이 넘어간다.

처음에는 손님들도 우리가 일본사람인줄 알고 \"도모 아리가또\" \"곰방와\" 그러더니

korean이라고 했더니 \"감사합니다\" 하는 손님들도 있다.

당연 일본인의 위상이 높은지라 처음에는 한국인이라고 하면 얼굴이 좀 그래진다.

그래도 어쩔까나 난 한국인인데...

 

이곳은 미국의 워싱턴주로 캐나다와 가까운 탓에 기후가 아주 덥지도 않고 아주 춥지도 않다. 미국이란 나라가 워낙에 넓어 지역마다 다 다르다.

그래도 여름이 이곳에도 찾아들었다.

딱 일주일 불볕같은 더위가 사람들을 헉헉대게 만든것이다.

우리식당에서 일하는 직원들도 홀에서 일하는 웨이츄레스들은 괜찮은데 부엌에서 일하는 직원들은 더워서 얼굴들이 벌겋다.

갖자지 종류의 가스불이며 그릴이며 튀김기에서 뿜어내는 열기가 바깥의 열기와 함께

지쳐서 밥도 못먹고 집에들 간다.

그래서 한국장에 나간 길에 도가니랑 꼬리랑 사태를 사서는 푹푹 고아냈다.

어쩔것이여.

여름에는 보신을 해야지.

이곳 미국이 뼈값이 좀 싸야지 말이다.

도가니랑 꼬리랑 사태고기를 잔뜩 사도 40불 정도 들어갔나보다.

한국같아서면 어림도 없을 일이다.

도가니도 살이 얼마나 실하게 있던지.

그도가니탕을 일본 직원들이 어찌나 맛나게 먹어대던지.

한 웨이츄레스가 쉬는날 두시간 걸리는 한국마켓에 가서 도가니랑 꼬리랑 사태를 사들고 왔다. 어떻게 해야하는지 묻는다.

어쩔것이여.

물에 담가 핏물빼는 것부터 푹고아서 기름 걷어내는 것부터

도가니 살 발라내도 사태살 저며서 따로 내 놓고

한 들통 해서 주었다.

냉동실에 얼려두고 두고 두고 먹으라고.

 

한번은 또 닭죽을 해서 모두 맛나게 먹었다.

닭죽에 찹쌀넣고 마늘 대추 밤 등을 넣고 끓여주었더니

모두 맛있다고 먹는다.

 

 

일본사람들은 참 한국음식을 좋아한다.

우리가게의 스시맨 아저씨는 한국마켓에서 사온 풋고추를 보더니 군침을 삼킨다.

그래서 몇개 싸서 보내주었더니 쌈장에 찍어먹는다고 하신다.

그분은 완전 한국사람처럼 김치도 담가드신다.

 

이곳에 한국분들은 얼마 안산다.

우리아이 고등학교에도 한국사람은 한두명 있고 거의가 미국인들과 일본사람들

약간의 필리핀인들이다.

그래서 한국에 대해서는 잘 모른다.

그저 일본잘사는 것만 알아서 일본 일본, 하는 곳에서

우리 한국음식을 맛있어 하는 것을 보면 묘한 자부심을 느낀다.

그래서 난 한국음식을 이것 저것 많이 한다.

가끔 일본아줌마들 단체 예약을 받을 때면  김치며, 잡채등을 해서 그냥 서비스로 내놓는다.

계절마다 먹는게 다르고

그 음식마다 어디가 어떻게 좋은지 설명해주면

신기하게 일본인들은 모르고 있다.

우린 다 아는 상식인데도..

 

이번주말엔 안동찜닭을 하려고 인터넷 서핑을 했다.

내가 장사를 하고 있는건지.

그저 직원들하고 다 퍼먹고 있는건지

행복하면 되지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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