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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끼리도 말 못하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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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


BY 큰돌 2006-07-25

유난히도 지독히 비가 내립니다

앞을 내다볼수 없이 퍼 붓습니다

언론에서는 \"물폭탄\" 이란 말을 하며 연실 비에 허물어지는 삶의 고통을 방송 하고 있습니다

옥이가 친정을 걱정 합니다

(갠찮나 전화 해 볼까 아냐 무슨 일 있으면 오겠지 )연신 거실을 오가며 옥이가 손을 부빕니다

창 밖을 내다 보며 지대가 낮은 옥이집도 연신 걱정입니다

혹시나 땅이 물을너무 먹어서 이대로 가다간 옥이네 거실이 무너질까 옥이는 쌀 포대 부터 문갑 위에 올려놓고 맘을 놓습니다

옥이는 가난하게 자라 언제나 머리속엔 쌀과 밥이 제일 먼저 떠오릅니다

언제나 옥이는 어디 하루 일을 가서 품값을 받아도 쌀 살 생각뿐이 없습니다

다른 같이 간 사람들은 구경을 가니 옷을 사니 놀러를 가니 멀 사먹느니 하지만 옥이는 쌀 살 생각에 기분이 들떠 있습니다

(이걸로 한 포 사면 한달은 먹을거야) 그 생각에 옥이는 하루 눈치 보며 일한 보람을 가슴에 품습니다

이러니 거실이 무너지면 쌀부터 걱정인게 당연하지요

쌀이 놓인 벽쪽에 쇼파와 식탁 그리고 냉장고가 있지만 그건 나중 일입니다

쌀을 놓인 옥이 맘이 편해 집니다

\"언니 집에 전화좀 해 이렇게 비가 오는데 걱정도 안되냐? 엄마는 나와서 울고 아버지는 웃통을 벗어던지고 비 맞으면서 밖에 하수구 에 막힌 쓰래기를 줍고 계셨어 난 여기저기 전화하고 시청에다 동 사무소에다 하고 이 비 다 맞고 그러는데 걱정도 안되 엄마 아버지 서운하기 않게 전화좀 해\"

\"그래 알았어 그러찮아도 걱정이 되서 가볼까 아니면 전화를 할까 그러던 중이다 니가 고생 했다 미안하다 \"

\"딸깍\"

전화 끊는 소리가 유난히 옥이 가슴에 퍼진다

\"ㅇㅇ 야 할머니 집에 갈래 비가 와서 사랑채 방 하나가 물에 잠겼다는구나\"

\"네 엄마 \"

옥이가 차를 끌고 고속도로 를 올랐습니다

우르릉 찌끈 쾅~~ 번쩍 쾅~~

\"어머 차가 흔들린다 ㅇㅇ 야 어쩌냐 클 났다 이러다 우리 죽는거 아냐 아무리 많이 와도 이런건 첨이다 \"

\"엄마 무서워 하지마 천둥 번개 그 까짓거 차 안에서는 안전해요그리고 차를 갓길에 세우고 비 상등 키고 좀 쉬었다 가요 앞이 안 보이네요

엄마 이건 비가 아냐 비 라고 볼수가 없어 \"

아들이 옥이를 안정 시키고 말을 건다

옥이가 겁에 질려 자꾸 뒤에 있는 아들을 보니 아들이 뒤에서 침착하게 옥이를 진정 시킨다

\'엄마 무섭지 / ㅎㅎ 엄마 어디서 나쁜짓 햇어?그러니 그렇게 무서워 하지 ㅎㅎㅎㅎ\"

아들 놀림에 옥이가 웃는다

\'야 엄마 이렇게 살아도 이런 비는 난생 첨이다\"

옥이가 잔뜩 겁에 질려 있다

지나는 차도 얼마나 비가 심하게 퍼부어서 앞이 안보이는지 차량속도가 길게 늘어지고 20키로로 서서히 빗 속을 헤쳐 나간다

옥이도 그 대열에 끼어 미등과 라이트를 키고 천천히 상기된채 서서히 굴러 간다

\"어!!저기 할머니 집 못들어 가게 끈을 묶어 놨네\"

\'그러게요 돌아서 할머니 한테 가야 겠어여\"

옥이가 차를 빙글빙글 다른 길로 돌아 친정에 세웠다

엄마가 우산을 쓰고 발목까지 물이 휘~휘 돌아 내려가는 하수도를 보고 계신다

\"엄마 갠찮아요? ㅇㅇ 전화 받고 오는거야 어때 ?\"

\" 아니 머 하러 왔어 이 빗속에 아범도 없이 아구~~우리 손주도 왔구나 \"

쩔뚝이 옥이 엄마가 쓰는 손으로 우산을 받쳤기에 구부러진 한 손으로 옥이 아들을 반긴다

ㅇㅇ가 얼른 할머니를 안아 준다

\"아구 할머니 혼났겠네 아구 우리 할머니 고생 했어요 방에 물은 다 빠졌어요? 아구 우리 할머니 떠내려 가는줄 알았네 ㅎㅎㅎ\"

엉구렁에 옥이 엄마가 웃는다

옥이는 초라하고 누추한 친정 집을 여기저기 둘러본다

깨진 그릇에 파리는 날고 씽크대에는 뒹굴어진 그릇들이 널려 있고 후라이 팬과 냄비엔 음식이 조금씩 담겨 있다

안방엔 TV가 혼자 떠들고 침대에는 아버지 옷가지가 널려 있다

벽엔 몇년전 엄마 생일때 찍은 가족 사진속에서 웃음이 있다

\'어떻게 왔어 머 하러 와 이제 잘 내려 가는데 아까는 혼 났다 야 물이 방에 차 들어 오는데 어떻게 해야 하는지 속상하고 무서워서 눈물만 나오더라 니 아버지는 여기저기 사람들 불러 모으고 ㅇㅇ 이도 오고 아휴~~얼마나 속이 상하던지 ............\"

엄마 얼굴에 수심이 가득하다

내리는 비 보다 더 축축하게 일그러 져 있다

옥이 가슴에 한숨이 차 온다

물도 잘 내려가고 방에 물도 다빠진 상태라 딱히 멀 도와드릴게 없다

\"엄마 나두 갈게요 우리집도 겁나 지대가 낮은데다가 윗집이 마당에 하수구를 마련하지 않았는지 우리 담에 물이 고여서 그냥 스며들으니 걱정이야 얼른 가바야지\"
\"그래? 걱정 이겠다 얼른 가바라 이 놈의 비때문에 여기저기 니집 내집 가릴거 없이 난리구나 어여 가라 그러면서 머 하러 왔어 갈래면 또 힘들겠다 비가 이렇게 내리니 원 으구 지겨워라 우라질놈의 비 .............\"

옥이 엄마가 걱정에 갠히 비를 욕을 한다

\"엄마 갈게\"
\"할머니 저도 갈게요 담에 또 물이 차면 그때는 내가 보트 타고 올게요 ㅎㅎㅎㅎ\"
\"저런 놈 봤나 ㅎㅎㅎ 그래라 이 놈아 할미 떠내려 가거든 와서 배 타고 놀아라 ㅎㅎㅎ\"

붕~~

차가 시동을 걸자 엄마가 가까이 온다

\"조심해라 비가 오는 데 머 하러 왔다 가느라고 고생이야 \"

뒤에서 엄마가 옥이 차 뒤를 한참이나 본다

옥이 차가 골목을 벗어나자 그제야 엄마가 돌아선다

불쌍한 엄마 평생 고생한것도 모자라 이젠 비까지도 엄마를 ...........

옥이가 많이도 속이 상해 입을 다문채 운전을 한다

컴컴하게 흐린 하늘은 아직도 성이 안 풀렸는지 세차게도 내리 붓는다

\"하늘이 미쳤어 미쳤어 \"

옥이가 중얼 거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