며칠후 ..
결국 친구는 한의원에서도 퇴원을 해 복수 찬 배를 움켜쥐고 119 구급차를 타고
수원으로 올라왔다.
페트병으로 7-8병의 피를 게워내고...
친구는 이제 더이상 말라져버릴것도 없을 정도로 말라있었다.
산소호흡기를 한친구....6개나 달려있는 닝겔병...
불러도 좀처럼 눈을 뜨질못하고 잠만잔다..아니 고통속에서 괴로워하고있다.
간헐적으로 토사물을 토해낸다.
너무괴로워서 약을 달라고 희미하게 입으로 뱃어낸다.
약을 달라고........약을.....
인간이 살아가는 분명 이유가 있을텐데.....어찌 저리도 무참하게 저리도 비참하게 그 이유를
발기발기 찟어내고있는걸까...
절대자의 존재에 잠시나마 반기를 들고싶다
데려가시려면 곱게 데려가시지 어찌 저렇게 고통을 주시면서 데려가시려는지...
밉습니다...정말 미워서 미치겠습니다.
12월18일 친정아버지 생신때문에 수원에서 식사를 한 나는 집으로 올라오는길에
병원엘 들렀다.
그게 마지막이었다니....
\"친구야 저기 저 사진이 어딘지 아니?\"
\"으으으 .....응......\"
\"그래...너 빨리 나아서 저기 같이 놀러가는거야 알았지?..\"
\"으......응 졸려.....\"
그리고 졸립다고 눈을 스스르 감던 친구
2006년은 어김없이 우리네 일상에 달력을 달리해 다가왔고
친구는 또 그럭저럭 삶의 끈을 놓지않고 잘 견디고있다.
잘견뎌라 친구야...
꼭 그래야 해 새해도 왔잖아...
\"전화받기 불편하구나 끊을까?\"
\"아니요...병실에서 나왔어요.......지금 누나가......너무나도 고통스러워서 그렇게 하기로...........가족간에 합의를 하고..............\"
\"........................그래도 옆에 있는게........\"
\"그건 우리 살아있는 사람들의 이기심인거 같아요...이렇게 보내는게 더 누나를 위하는 길인거 같아요....\"
아....친구가 가고있단다...조용히 잠을 자면서 고통없는 나라로 가고있단다.
얼굴이라도 한번 더 보고싶은데...어쩌면 좋아...가고있다니.....
\"내려가서 보고싶은데........\"
\"아니요....누나가 아무도 오지말라했어요........\"
\".........................\"
난 일이 안잡혀 밖으로 나가 밤늦게까지 쏘다녔다.
며칠전 다쳐서 꾀맨 손이 찬바람을 쏘이니 더 아려왔다
이쯤의 아픔이야.
밤늦게 집으로 돌아와 어수선한 집을 정리하는데 친구로부터 전화가 온다.
\".....J가 지금..........................\"
아.....그렇게 가려고 그렇게 가려고 그렇게 악착같이 삶을 산거니....
가기에는 너무 이르단말야...할일이 태산같고 고물고물 저 핏덩이는 어쩌려고 삶을 놓은거니
너두 정말 미워진다.
그치만 니가 그 끈을 놓을까 말까 갈등했다는 말이 이젠 이해가 간다.
저줄을 놓으면 죽는건데 그래도 부여잡고 있었다는 니 말.
얼마나 힘들고 고통스러웠으면...
친구는 혈압이 떨어지고 심장이 머져가면서 얼굴엔 눈물을 흥건히 흘리고 갔단다.
떠나는 자신이 너무나 가여워서
가여워서...............
마지막으로 레몬에이드의 그 시큼텁텁한것을 한잔 마시면 병이 다 나을것 같다고
먹고싶다고 했던 친구
내가 이렇게 까지 죽음의 끈을 놓지않고 사는걸 보면서 우린 뭘 느끼냐고...
어려운 질문이다.
인생은 결국 두가지 길이 있다고
한가지는 무조건적으로 양보하고 무조건적으로 이해하고 무조건적으로 용서하라고....
그리고 두번째는 정말 너무나도 어려워서 그일을 하기 힘들다면 나만을 위해서 살라고.....
.
.
.
.
친구는 그렇게 외롭고 힘든 혼자만의 길을 선택했고
양지바른 산속 꼭대기에 마지막 보금자리를 틀었다.
산새가 친구가 되주고
들꽃이 친구가 되주고
바람이 친구가 되주고.....
아니 그들의 친구가 되주려고.....
***좀 활기있는 글을 올렸어야 했는데 내심 걱정스럽습니다.
2006년 1월에....먼저떠난 친구를 생각하며 써내려간 글인데
먼저 죄송합니다.
사람사는게 다 그런가 봅니다 한치앞도 알수 없다는게 말입니다.
남겨진 사람들은 또 이렇게 남겨져서 기억의 저편에 서게 되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