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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끼리도 말 못하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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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들의 알몸 사건


BY 꼬마주부 2006-07-19

안녕하세요, 몇 년만에 콩트 방을 두드리는 \'꼬마주부\'입니다.

영자님! norway님 보숭님!! 모두 여기 계시나요?

반갑습니다.

 

신혼 때, 여기 콩트 방 참 몸살나게 사랑했었는데요~

5년차가 넘어가다보니 마냥 순수하지만은 않아서, 콩트를 쓰지도 않게 되더이다.

 

오늘 들고 온 글은요, 제가 어찌어찌하다 보니...

예전에 공부방을 운영하며 가르치던 학생의 학부모님께 글쓰기를 가르치게 되었어요.

그 분은 머리에 마음에 글감들을 가득 품고 계신데 풀어내지 못하다가

요즘 \'귀부인\'이란 별칭을 가지시고

하나 하나 엉킨 실을 풀어내고 계시답니다.

 

그 분이 쓰신 글 중에 참 재미있는 글이 있어서,

조금 다듬어 여러분께 소개합니다.

 

혹시, 아직 SBS 한판 승부 작가님, 여기 계신가요?

그러시다면, 이 글 읽어보시고 꼭~ 방송 타게 해주시면

글 공부하시는 \'귀부인\'님이 용기백배 얻어서 좋은 글 더 많이 쓰실 것 같아요~

부탁드려용~

 

 

2006. 6. 6. 현충일


날씨 : 여름 문턱에 도착한 달궈진 햇님이....자꾸 졸립게 하네.


 중학교 2학년이 된 큰 아이, 성룡이의 피부는 늘 까맣다. 잘 씻지 않아서도 그렇겠지만 편식 잘하는 아이라서 영양 결핍 때문이 아닌지, 엄마다운 걱정도 해본다.

 “엄마, 점심 다 먹으면 샤워할게요. 더워서 땀나요.”

 “정말? 그럼 엄마가 마사지 해줄까? 우유랑 흙설탕 섞어~섞어~서. 어때?”

 “그런 마사지도 있어요? 재밌겠다, 해주세요.”

 “쪼아~!!”

 우유와 흙설탕은 미백 작용과 각질 제거 효능이 있어서 이 참에, 아이의 까만 피부를 바꿔 볼까 생각했다. 마사지 재료를 흥겹게 만들고 욕실 문을 두드렸다.

 “샤워 다 끝났니? 마사지 하자~~”

 빼꼼, 열리는 문. 그리고 속옷을 갖춰 입은 아이!!

 “엥? 빤쮸는 왜 입고 있어~ 벗어야 마사지를 하지~”

 “팬티도 벗어요?? 그냥 하면 안돼요?”

 “온 몸에 구석구석 마사지를 해야 피부가 좋아지는거야! 얼른 벗어.”

 “그냥 보이는데만 할래요. 그냥 해주세요.”

 “얘가~얼른 벗어! 무슨, 내가 너를 애기 때부터 다 보고 키웠는데 뭐가 쑥스럽다고 그래?”

 하긴, 초등학교 고학년 때부터 필사적으로 자기 몸을 보여주지 않으려고 했다.

 “지금은 아기가 아니잖아요~”

 “엄마한테는 아직도 갓난 아기니까 걱정말고 벗어. 목욕탕에서는 모르는 사람들 앞에서도 훌떡훌떡 옷도 잘 벗으면서 엄마한테 감출게 뭐가 있다고 그래?”

 “그래도요~~”

 “얼른 벗지 못해! 엄마가 마사지 잘해줄게~ 얼른 벗자, 응?”

 어르고 달래서 겨우겨우 알몸이 되었다. 아직 어린 아이의 피부가 어찌 그리 꺼실꺼실한지...온 몸 구석구석 우유와 흙설탕의 부드러움이 아이의 피부를 매끌하게 만들어주었다.

 “어때, 아들? 피부 좋아졌지?”

 “네, 신기해요.”

 “엄마에게 네 알몸이 보이겠니? 엄마 눈에는, 피부 거칠한 것 밖에 안 보여. 그러니까 엄마한테는 몸을 보여도 괜찮아. 그렇지만, 모르는 다른 사람들 앞에서는 몸을 함부로 보이지 말아. 얼마나 소중한 몸인데. 알았지?”

 충고 아닌 충고까지 들은 성룡이는 삐죽 내밀었던 입을 그제서야 활짝 펴고 웃는다. 언제 이렇게 컸는지, 갓난 아기 때는 한 품 안에도 다 들어와 씻기기도 편했는데.

 곧 고등학생이 되고, 대학생이 될텐데...그때는 더 안 보여 주려고 하겠지?

 어쩌면, 이 번이 아이의 알몸을 보는 마지막이었을지도 모른다.

 ‘품 안의 자식’이라는 말이 실감나는 오늘......엄마표 마사지를 받은 큰 아이의 피부에서 빛이 나는 것 같다.


끝. 


- 글쓴이 : 귀부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