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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끼리도 말 못하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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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에 진물나게 하는 사람들...


BY 올리비아송 2006-07-09

 

 

\"아니..도대체 지금이 몇시인데 잠도못자게 그러는거야?\"

\"2시........\"

\"언넝 주무시라고요...난 술취한 사람하고는 상대를 안하는 사람이니깐...\"

 

 

 

\'도둑고양이 같이 살금살금 들어와서는 그 정신에 골프용품은 제대로 챙겨놓으셨군...\'

남편은 새벽녘에 또 슬금슬금 일어나더니 도둑고양이 모냥 골프를 하러 떠났다.

남편이 없는 주말...덩달아 큰아이도 놀토이니 늦잠을 늘어지게 잤다.

 

 

 

오후 3-4가 되니 영락없이 여기저기서 들썩거리는 조짐이 보인다.

오늘은 어느집이냐며...

그간 아이들 기말고사도 있고해서 만나기를 자제했던 시간들인데 오죽들 보고싶었을까

아마도 만나보고나면 눈에 진물이라도 나와 있을 지경일께다.

 

 

 

 

남편과 난 대학 선후배임과 동시에 같은 써클 동문이기도 하다.

남편과 난 결혼과 동시에 시댁이 있는 상계동에서 신접살림을 차렸고

이미 3쌍의 선배부부가 자리를 잡고 있었다.

우린 주말마다 만났고 매일 만날적마다 뭐가 그리도 즐겁고 신이나던지

4명의 여자들이 다들 배가 남산만해서는 봐도봐도 즐겁기만 했다.

 

 

 

 

세월이 흘러 지금은 모두 각자의 생활터전으로 이동을 하여 자리를 잡고 살지만

만나는 것만큼은 예전과 다름없이 변함없이 주저하지 않는다.

4명모두 동시에 배가 남산만해 있었으니 아이들 또한 4명이 동갑이어서 만나면 어찌나 잘들 노는지 형제도 저런 형제가 없을 정도로 우애도 깊다.

 

 

 

 

 

우리집이 모든집의 중간지점에 위치해 있는 관계로 오늘은 우리집에서 모이기로 했다.

아침잠을 늘어지게 자고 나니 이미 집은 난리가 아니였다.

아무리 부담없는 사람들이지만 화장실만큼은 청결하고 윤이 반짝반짝하게 닦아놓아야 겠기에 땀을 뻘뻘 흘리면서 청소를 했다.

남편은 그제서야 털레털레 들어온다.

\"조금있음 사람들 몰려올텐데 주전부리감좀 사다줘...내가 도저히 나갈 수가 있어야지..\"

 

 

 

 

아이둘을 데리고 나간 남편은 라면박스 두개를 낑낑거리면서 들고들어온다.

맥주를 좋아하는 와이프가 있는 관계로 남편은 시키지 않아도 맥주는 꼭 쇼핑 목록에 넣어서 사가지고 온다.

 

 

 

 

모임식구들이 모두 도착하고...우린 저녁 메뉴를 정했다.

주로 모이면 외식이나 시켜먹는것을 규칙으로 삼았다.

특별한 날을 제외하고는...그래야 여자들도 함께 정담을 나눌수 있다는 지론하에...

아이들은 집에서 시켜주고 우리는 매운 낙지볶음을 먹으러 나가자고 의견을 통일 시켰다.

우리집 막둥이도 언니들과 친해져서인지 오늘은 왠일로 따라나서지도 않겠다고 하니 이젠 다 컸나보다.

 

 

 

 

먼저 들어온 여자들이 벽에 죽 기대서 앉았다.

\"역시 벽에 기대 앉는게 젤루 편해..\"

\"아니 여사님들 이거 보아하니 미팅 대열인데 우리 미팅 한번 할까요? ㅎㅎㅎㅎ\"

\"조오치요~~~\"

우연찮게 여자끼리 쭉 앉고 남자끼이 쭉 앉는 상황이 벌어진거다.

백세주 두병을 시키니 이쁜 미니어쳐 한병을 준다.

 

 

 

 

 

\"어휴~~형...나 어제 술너무 많이 먹어서 오늘은 좀 자제해야해....7명이서 20병을 마셨으니...\"

\"아니 어제는 조금 마셨다고 하더니 그럼 평균 3병?\"

\"너 강철이구나....난 그럼 벌써 쓰러졌다...ㅎㅎ\"

\"어쩐지 그렇게 술냄새가 독한게 풍겨나오던데 조금먹은게 아니였어...좀 적당히 마셔야지..

뭐 술을 오기로 먹는 사람 같아..\"

 

 

 

 

우리부부는 15년동안 아무런 이해관계도 없고 나쁜일도 없고 서로 못보면 눈에 진물이 날정도로 좋은 사람들을 곁에 두고 살아가고있다.

때론 형제모냥...아니 형제보다 더 진한 우애를 나누면서 살아가고있다.

이보다 더 즐거울 수는 없을 것 같다.

서로 만난다는 자체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