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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년후에 이거리에는...


BY 은지~네 2006-06-23

 

 

 

 

사거리에서 신호등이 떨어지기를 기다리고 있는데,

여자가 왕관을 쓰고서 컨버터블 (운전석 유리만 빼고 윗부분이

열리는 오픈카) 운전하면서 지나가는 것이다.

?

보아하니 고등학생이나 대학생같은데 선발대회에 나가기 위해서 가나?

왕관?

아니야, 그래 맞어 !!

신문에 보니까 여왕이 이미 뽑혔어.

바로 여자아이 구나!

 

지난주에 이곳에서는 라운드 페스티벌 이라는 동네축제가 있었다.

라운드반(Round Barn)

그대로 둥근창고이다.

이곳에 있는 전통적인 창고의 특징은

벽이 둥근모양을 하고 지붕은 가운데 부분이 뾰족하면서

가장자리는 원형을 이루고 있는 것이 전통적인 곡식창고의 모습이다.

오늘날은 거의 없어지고 약간만 남아 있기에

정책적으로 보호해야 한다는 소리가 나오고 있다.(위에 사진이 있지요?)

 

그러다 보니 이곳 축제의 이름도 라운드 반 페스티벌인 것이다.

축제기간중에 미인 선발대회가 있는데 우선 참가자격이 치사하다.

시민권이라는 것이 없으면 참가조차 할수가 없는 것이다.

참가자들은 캐쥬얼 옷과 이브닝 드레스 차림으로 무대에 서고

심사위원들의 질문에도 대답을 하여야 한다.

거기서 뽑히면 대학장학금으로 500(학교로 직접 수표가 간다.) 받고

장미꽃다발, 트로피, 왕관, 주말에 쓸 차 (아까 몰고 가던 오픈카로 빌려주는 것임), 진주귀거리, 또 여러곳의 상점에서 나오는 상품권들을 받는다.

아깝네…(제가 딸이 있는것 아시죠?)

 

그리고 축제의 마지막 날은 퍼레이드를 하는데

가장행렬같은 것으로서 근처의 단체들 또는 사업체들이

저마다 자신들을 알리고 선전하기 위해서 나온다.

이때 가장 선두에는 여왕마마와 시녀들이 행진하고

해마다 기발한 아이디어를 자랑하며 단체들의 행렬이 이어진다.

나도 동네 도서실 홍보차 4년을 참여한 적이 있다.

앞뒤에 팻말로 (?) 입고서

외국인들에게 영어를 가르쳐 준다는 홍보다.

 

축제기간 중에는 중앙도로를 막고서

그곳에 여러가지 놀이기구들이 온다.

그리고 우리가 유원지 가면 있는 상품을 타는

활쏘기 같은 것들이 나열되어 있고 각종 먹거리가 등장한다.

이럴때는 자리값 하느라 시중에서 사먹는 것보다

훨씬 비싸며 맛도 별로 없다. (그런 상행위는 어디나 똑같은것 같아요.)

 

올해는 아이들이 컸다고 저희들끼리 간단다.

참고로 미국에서 아이들끼리 놔 두는 것은 매우 위험하지만

우리가 사는 이곳은 매우 안전한 지역이라서

아이들에게 휴대폰을 하나씩 주고,

나쁜짓은 하면 안된다고 주의를 주면서 데려다 주었다.

온 동네 아이들은 다 나와서 노는데 그야말로 축제이다.

저녁이 되어서 남편하고 아이들도 데릴러 갈겸 나가 보았다.

시골 촌 사람들 다 나와 있다.

아이들은 각자 노느라 정신이 없었다.

 

우리도 구경을 하면서 남편과 코끼리 귀를 사 먹었다.

3 50센트를 줬다. 원가는 50센트도 안될 것 같은데

코끼리귀가 그렇게 싸?

ㅋㅋㅋ..이것이 글쎄

그냥 밀가루를 좀 질게 반죽하여서 넓게 밀은 다음에

기름에 튀겨서 설탕을 뿌려 주는 것이다.

하도 넓적하니까 이름을 그렇게 붙인것이다.

하여간에 뻥은

가끔 내가  뻥치는것은 이사람들한테서 배운 것이다.ㅋㅋㅋ..

 

코끼리귀를 먹으면서 앉아서 거리를 보니 건물들의 역사가 보인다.

모두 100년이 넘은 것으로서 대부분 층으로 되어.

벽돌등을 한번씩 칠하던가 아니면

다른 돌등으로 한번 더 붙인 흔적들이 있다.

100년전에 이거리에서 무슨일이 있었을까 생각하면서

그때 당시 이거리에 이렇게  황인종인 우리가 앉아 있을 것이라고

누가 생각했겠는가 하면서 두런두런 이야기를 하였다.

 

100년후에는 이거리가 어떤 모습이고

어떤사람들이 어떤 모습으로 이런 행사를 할까 하는 이야기와

동시에 백년 전에 이런 거리를 조성한

그들의 선견지명이 놀랍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때는 마차가 다녔을 거리인데 이렇게도 

넓은 (이차선에다가 양쪽으로 주차공간이 허용되는길)을 만들어 논 것은 우리가 본받아야 할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다.

 

100년후에 이거리에는.....

지금의 엘에이처럼 백인들이 소수인종으로 되어 있을지도 모르겠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