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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형부..언냐 기일이 언제죠?


BY time 2006-06-22

너그러운 형부와

든든한 조카녀석의 믿음앞에

어떤 위로의 말도 전하지못한 채

한숨만 내 쉬었다.

 

그리고 얼마의 시간이 지나서

언냐는 땅에 묻혔다.

다시 일으켜 세우고자 했던 식구들의

바램도 같이 묻혔다.

 

언냐 나이 마흔 넷.

 

여자 나이 마흔 넷.

 

내 나이 마흔 넷.

 

내가 이러구 있으면

남는 가족들을 어쩌나..

 

첨엔 남겨질 가족들 걱정에  자신의 고통을  모르다가.

점점 적응해가는 아니 엄마 없이도 잘 살아가는

가족들을 보면서 진정 슬퍼해야할 것은

이 가족들을 두고 본인만 떠나야한다는것을 알게되는거라네.

 

언냐는 가면서 어떤 생각을 했을까?

 

5월의 흐드러진 장미를 눈에 넣어갔을까?

푸르디 푸른 이 하늘도 눈에 넣어갔을까?

어릴적 더운 여름날 멱감던 그 개울도 몸에 담아갔을까?

겨울날 솜이불 속에서 같이 불렀던 그 노래들도 귀에 담아갔을까?

그렇게 그리웠던 엄마품도 안고 갔을까?

 

언냐..

언냐가고난 후

형부는 새로운 사람을 맞았고

조카는 지금 군대에  가 있대.

 

언냐가 더 잘 알테지.

 

언냐 기일을 모르고 있는 이 동생이 야속하지?

누가 언냐 제사나 지내주는지 모르겠다.

언냐가 지독하게 그리운걸 보니

이맘때 인것같은데..

장미 한송이 들고 언냐에게 가고픈데..

 

 

그렇게 훌쩍 가버리는 게 인생이라면

그렇게 산자락 운무처럼 바람에 날리듯 허무한게 삶이라면

다르게 살고픈데 나의 하루 하루도 다르지 않다.

 

엄마를 두고 엄마품에서 자라지 못한

그 가슴저림을

아들에게 물려주고 싶지 않았을텐데.

결국 오랫동안 곁에 있어주지 못하고 떠났구나.

 

그래도 남겨진 사람들은

또 살아낸단다.

언냐를 가슴에 묻고 말이다.

가끔 꺼내서 언냐를 그리워하면서 말이다.

 

그제처럼 나 여기 있다고

내 곁에 와줘

 

천둥처럼

번개처럼

여름 소낙비처럼

 

비온 후 무지개처럼

휙 지나가는 바람처럼

 

그렇게 와줘.

 

잘 지내....언냐

언냐 보고프면 또 올게..

빠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