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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끼리도 말 못하는 이야기

조회 : 565

설레임을 배우게 될 아들


BY 아리 2006-06-22

나는 왜 이런 가슴을 가지고 있나

무엇이든 다 해주고 싶으면서 아무 것도 해주지 못하는 ...

이것이 단적으로 표현된 적나라한 표정이다

-사소한 자존심이 아직두 마르지 못한 .미성숙한 애정과 이기

그리고 감정의 사치..--

아픔은 또 다시 나의 무능함을 입증 시켜 주었다

사흘의 행복을 위해서 닷새의 고통이 필요 하다는 것을 ..

아름다운 아침 바다

새벽 네시부터 그 바다를 보기 위해

반쯤 공포와 불안을 안고 철길을 돌아 다녔다

빠지지 않고 죽지 않겠다는 의지는 무의식적으로 출렁거린다

짙은 구름은 일출을 Puplet color로 만들어 주었어도

나는 그 묽고 검은 자주빛이 더 마음에 들었다

좌측은 잿빛 중앙은 엷고 어두운 자주빛 우측은 청재색.

수평선 ~~~~~~~

졸음 .

갈대 늪 탄광촌의 여인네들 -시꺼먼 탄칠을 한

바싹 야윈얼굴 검은 장화 탄광색 의복..-그 잿빛눈동자

무의식적인 삶을 사는 듯한

사사로운 정을 나누거나

화를 나눌 여유가 없어도 그네들은 쉽게 나랑 친해 주었다

나를 손님으로 맞아 주었기 때문인지

나의 게으름에 대해서두 관대 했고

내 마음대로 행동 하는 선천적 충동이나 이기심에두

전혀 아랑곳 하지 않았다

보고 싶다는 그 절실한 감정

그것이 날 무지 아프게 한다 지금 ..

눈을 감아야지

잠을 자야지 ..

 

나의 25년전 정동진에서 해 놓은 낙서다

그때는 정동진이 아직 그 누구에게도 알려지지 않은 탄광도시에 불과했다

잡으려 해도

수정하려해도

도무지가 내맘대로 되는 것은 없었다 

생각해보니 별것 아닌 자존심에 목인 메인 그의 열등감에서 나온 소행들이다

정말 그는 자신감이 없었다

그걸 무지 무지 은폐하려고 갖은 애를 썼다

마음이 아플대로 아프고 ...

기다리기 어려울 만큼 기다리고 ..........................

 

그러면서도 늘 어딜가나 누굴 만나던지 ..그를 보고 싶어했다

나만이 그를 잘 만들수 있다는 얼토당토 않은 오만이 날 그렇게 했고

그를 그렇게 했다

 

그 보고 싶음때문에 죽으면 어떻게 하나 하는 걱정이 늘 나를 따라다녔다

누구를 만나도 무슨 이야기를 해도

오직 그애 생각밖에는 다른 생각을 할 수 없었다  

폭우가 쏟아졌다

그때 외친다

쏟아지는 비만큼

바로 그 만큼 보고 싶다 ...

 

우여곡절을 겪으면서

헤어졌다

 

그리고 지금도 나는 그를 택하지 않았다는 것에 늘 감사한다

서로를 너무도 힘들게 하는 요소를 다 갖추었었다는 느낌

집안이 좋고 학벌이 좋고 대내외적인 명분이 높다고 해서

열등감이 없다고 생각하진 않는다

열등감이 사람을 좀먹고 가장 유치하게 한다

진정 다른 사람을 인정하고 받아들이는 법

이걸 덜 배운 친구였다 

 

그리고 나는 지금의 남편을 만나면서

정말 놀라웁게도 그를 보고 싶어하는 마음을 같이 버렸다

진심으로 남편에게 고맙게 생각하는 점이다

 

~~~~~~~~~~~~~~~~~~~~~~~~~~^^~~~~~~~~~~~~~~~~~~~~~~~~~~ 

 

지금 이 저녁

큰 아들에게 문자가 왔다

<엄마 지금 운전하느라 바쁜 거 같아서 얘기 안 했는데 -- 저 여자 친구 생겼어요 -->

잠시 차를 세우고 아들에게 전화를 했다

사귄지 한 달 정도된 것 같은데

아이가 흥분을 감추는 기색이 역력하다

좋은 때다

학교 가까이 산다는데

엄마에게 바로 네 기쁨을 전해주니 오직 고맙다고 했다

정말 고맙다

고3때 인가

녀석에게 여자친구가 있었는데

나만 감쪽 같이 모르고 있었다

어느날 그여자친구의 엄마가 내게 전화를 했다

나는 아무 것도 모르는데

그 여자친구의 엄마는 우리 아이의 일거수 일투족을

죄다 꿰고 있었다

갑자기 전활 걸어

우리 아이가 자기 딸을 잘 지키게 해달라고

협박에 가까운 부탁을 내어 놓아서

너무도 곤혹스러웠다 

하다못해

아이들끼리 주고 받은 문자까지 줄 줄 외우면서 ....

정말로 황당하고 당혹해서 아들아이가 오자 마자

너무도 섭섭하다고 화를 냈다

엄마가 너에게 이정도 밖에 되질 못하느냐고

그날 바로 내게 엄마 비밀은 그 누구에게도 말하지 않는 거여여

엄마에게도 그 누구에게도

라는 말을 했다

그리고 그날 ..

아들아이는 자기의 프라이버시가 상당히 침해되었다고 느껴졌는지

그여자 친구와 헤어졌다고 말했다

아무 것도 아닌 둘만의 비밀스런 모든 것들이

펼쳐져 버렸을때

많이 부끄럽고 화가 난 모양이었다

아들아이는 새삼 그날의 엄마 모습이 각인 되어

제일 먼저 엄마에게 알리는 거라고 얘기한다 

 아들녀석이 해준 말 중 가장 기억에 남는 말이 있다 

실은 아주 오래되었지만

글로 인한 약간의 시비가 있었다

정말로 속이 상했고

다시는 글을 쓰고 싶지 않았다

돌아보니 나의 책임도 없진 않았던 것도 같다

글을 막 시작했을때니

감추고 싶은 것과 자랑하고 싶은 것을 구별할 줄 모르고 내어놓는

어리석은 보따리들이 뒹굴뒹굴 제멋대로

돌아다니도록 내버려두었으니

반감을 살 수도 있을 법한 일이다

아무리 조심해도 그녀의 잣대에서는

인정하고 받아들이기 싫을 수도 있는 일이다

어제 어떤 분이 쓰신 글 중에 변했다는 표현처럼

그네들의 잣대나 마음에 들지 않는다는 말인지도 모른다

 소심하게 아파하는  나에게 아들이 이렇게 말했다

\"엄마 ..잘 생각해보셔요 엄마가 그 아줌마보다 못한 것이 있으셔요

그럼 그걸 인정하셔요 ..그리고 글 쓰는 것도 당분간 중단하셔요

밖에서 힘들게 일하는 사람들은 엄마처럼 집에서 이렇게 여유부리면서

글 쓰는 일 자체를 사치라고 생각할 지도 몰라요

그 글 엄마가 조용히 저장해 두어도 그렇게 잘못될 건 아니잖아요 .

그리고..... 충분히 져주셔요 ..아주 아주 충분히 상대가 그걸 느낄 때까지 ...\"

정말 꼭 필요한 충고였다

그리고 지금까지도 고맙게 여긴다

물론 상한 마음은 쉽게 낫기가 어려웠지만

 

지난 번 학교 기숙사로 들어갈 때

뜬금 없이 인류학을 운운 하더니

인류학 공부를 하는 여자친구란다

맨처음 본인이 하고 싶었던 공부가 인류학이고

다음이 신문방송학이나 법학을 공부하면서

실은 피디나 기자가 되고 싶었는데

장학금에 팔려서?

의대에 갔지만 나름대로 적응은 잘하고 있는 편이다 

아닌 게 아니라 학문적으로 땡긴 건 아닐까 하는 추측이 선다

본인이 공부하고 싶었던 공부를 하는 친구라  

아님 이쁘거나?

이쁘냐고 물으니 아주 이쁜 건 아니라는데

왠지 이쁠 거라는 확신이 생긴다

 

\"그래 잘 사귀어 보아라<<<\"


가슴 설레이는 게 무언지 차츰 차츰 알아가기를 희망하는 맘으로

이 글을 쓴다 

 

엄마에게 말해준다는 거 하나만으로

이렇게 고마운데 ...

자식이 뭐라고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