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에 일어나 주방 한쪽에 모퉁이에서 차가운 겨울 바람을 온 몸으로 맞이하고 있던 유자차가 30%만 남아있는 유자차 병을 보면서 아침에 잠깐 유자차 한잔이나 마셔보고 싶은 마음에 작은 주전자에 물을 조금 붓고는 끊인다. 꽃바구니가 그려져 있는 컵에 유자를 넣고 따뜻한 물을 붓고 숟가락으로 몇번 원을 그린후 내 책상으로 가져와서는 몇 모금 마셔본다.
내가 유자차를 처음 접하게 된것이 언제인지 정확한 기억은 없지만 20대 중반이 아닌가 싶다.
어느 누가 유자차가 좋다는 말을 했는지 아니면 방송에서 어느 여성 리포터가 유자가 많이 난다는 남해쪽을 보여주면서 방송을 했는지 몰라도 이것 또한 정확한 기억이 없지만 tv 방송에서 보여지는 여성 리포터가 보여준 남해유자에 대한 방송을 보고 그때 처음 유자차를 한번 마셔볼까 싶은 생각을 하지 않았나 싶다.
살면서 마셔보았던 차 종류라면 커피 몇번 율무차 몇번 밖에 없다. 커피는 입안에서 전해오는 향긋한 맛에 율무차는 알갱이를 같이 먹어가면서 전해오는 달콤한 맛에 마셔본것 같다. 그런데 유자차는 커피숍에서 마셔보았는데 전혀 다른 맛을 느낄 수 있었다. 그리고 몇년후 유자차가 나오면 컵 밑에 가라앉아있는 유자를 3~4년전 한 겨울쯤 서울에서 많은 사람들과 커피숍에 갔을때 유자차를 마시면서 컵 밑에서 잠수함처럼 숨어있던 유자도 간식으로 먹듯이 씹어먹었던것 같다.
감기에도 좋다는 유자차, 난 PC통신하던 시절 성탄절이 들어가 있는 겨울이 되면, 내가 아는 사람들에게 이멜로 연하장을 보낼때 혹 감기에 걸리면 약도 좋지만 유자차를 한번 마셔보라고 권한다. 비타민 C가 많이 함유되어 있다는 유자차이지만 물론 감기에게 어떤 반응을 어떤식으로 하는지 몰라도 나의 마음은 따뜻하게 몸을 보호하시라는 그런 숨겨진 마음이 들어가 있었다.
유자차를 보면서 문득 하나의 상상을 해본다.
좋아하는 사람과 커피숍에 갔을때 커피가 아닌 유자차를 주문한다. 그리고 유자차가 나오면 이렇게 말한다면,
\"유자차를 마시면 사랑이 더욱 달콤해진데...\"
유자는 향기를 뿜어내는 물건이라서 차안에 놔두면 그 향기 때문에 운전에도 늘 즐겁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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