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아버님은 영영 본처에게 돌아오지 못하고,
아들하나를 낳고, 또 다른 여인과 살림을 차리셨다.
서로가 서로를 포기한 상태로 말이다.
아예 발길을 끊고 살기를 40년은 넘었을 것이다.
청상에 홀로되신 시어머니는 온갖 고생으로
자식들을 키우셨다.
남편을 뺀 2남 2녀는,
그런 어머니의 고생을 지켜봐서일까
서로서로에게 각별하다.
홀로 친가에서 자란 남편은
그들 형제들과는 또다른 느낌의 형제일뿐이다.
결혼해서 처음엔 잘 몰랐다.
하지만 시간이 갈수록,
그들 형제와 내남편은 다른 느낌이라는 것,
그들의 아이들과 내 아이들에게서 다른 느낌을
어머니께서 갖고 계시다는걸 알게 되었다.
당신속으로 나신 자식이지만
핏덩이로 떼어놓고, 고등학생이 되도록
몇번 보지 못하였으니,
진한 애정이 없었던 것이다.
내손으로 키우지 못한 핏덩이라,
더 진하고 애끊는 심정이지 않을까 생각하여
어머니가 이해안가고, 섭섭했던 시절도 있었다.
생각해보면
어머니 나이 스물서넛 젊은 나이에
시댁에 떼어놓은 자식한테 무슨 애착이 그리 있었을까?
이해가 되었다.
졸망 졸망 남편보다 더 어린것들이 셋이나 딸렸으니
그것들 먹여살리기가 더 급급했을터이다.
젊은 여자 혼자몸으로,
어린 자식 4명을 책임져야 하니,
차라리 남편이 없으면 원망이나 안할것을
젊은 어머니 가슴은 차가운 얼음처럼, 식어만 갔을것이다
만약
내가 어머니 상황이었다면,
냐약하고, 생활력없는 나는 굶어죽거나
신경쇠약으로 병을 얻어 죽고 말았을 것이다.
그렇게 모두의 비극은 시작되었다.